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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25. 2023

영화: 풀잎처럼 눕다

산업화 사회 속 도시의 그늘에서 스러져 가는 청춘들

영화 <풀잎처럼 눕다>는 작가 박범신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는 이 소설이 신문에 연재될 당시 읽었는데, 당시 꽤 인기 있는 소설이었다. 그렇지만 매일매일을 빠짐없이 계속 읽은 것이 아니라 듬성듬성 읽었기 때문에 스토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영화를 보니, 스토리가 기억나기보다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였던가 하는 느낌이 든다. 이 영화는 1983년에 제작되었다.   


문도엽(안성기 분)은 뒷골목을 전전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약간의 지적인 분위기도 풍긴다. 학교도 제대로 못 나오고 돈도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그로서는 인생에 희망이 없다. 그는 집의 돈을 훔쳐 동생뻘인 정동호와 함께 서울로 올라온다. 도엽과 동호는 서울의 뒷골목에서 깡패들이나 악덕 업자들의 일을 봐주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서 그들은 이 상태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큰 것을 한탕하려고 한다. 


도협과 동호는 그들의 뒷배인 도엽의 이복형의 돈을 탈취한다. 이 사실을 안 도엽의 이복형은 이 둘을 추격하며, 둘은 낡은 트럭을 훔쳐 타고 도망간다. 이들이 트럭을 몰고 눈 내리는 고갯길을 넘어갈 때 눈보라 속에서 혼자 걸어서 고개를 넘는 젊은 여자를 보고 트럭에 태워준다. 그녀는 유은지로서, 여대생이다. 이렇게 우연히 만난 세 사람은 함께 여행한다.  

서울에 도착하기 전 동호는 도엽과 은지를 두고 혼자 도망간다. 도엽과 은지도 헤어지지만, 우연히 둘은 다시 만난고 둘의 사랑이 시작된다. 은지는 비교적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이다. 은지의 아버지는 애지중지하는 딸이 근본도 모르는 부랑자와 사귀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도엽을 만난 은지의 아버지는 도엽에게 두 번 다시 은지를 말라고 꾸짖으며 쫓아낸다. 


도협과 동호는 다시 만나고 은지도 합류한다. 셋은 평화스러운 삶을 위해 함께 노력하지만 세상은 쉽지 않다. 이들을 찾아다니는 도협의 이복형의 부하들도 이들에게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어느 날 동호는 도협의 이복형에게 잡히게 되며, 그에게 충성하기로 하고 도협을 배신한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속으로 사랑하였던 은지도 자신이 차지하려 한다. 이들에게 다시 쫓기는 생활이 시작되며, 결국 도엽은 배신한 동호의 칼에 죽어간다. 


이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은 신문연재소설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긴 소설이었다. 이것을 100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압축시키려다 보니 중간중간에 비약이 많이 눈에 뜨인다. 영화가 소설이 가진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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