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건설 음모에 희생된 남편의 원수에 대한 해녀의 처절한 복수극
제주 해녀가 유명하지만, 해녀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동남쪽 바닷가에서 오랜 해녀의 역사가 있으며, 일본에도 해녀가 있다. 이렇게 중국, 한반도, 일본에서 해녀가 발견되는 것을 두고, 옛날 이러한 루트를 따라 인류가 이동하지 않았는가 하는 학설도 있다. 몇 년 전에는 일본 NHK에서 해녀를 소재로 한 드라마 <아마짱>이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2125890990
일본에서는 해녀를 한자로 海女로 쓰고 ‘아마’로 읽는다. 영화 인어전설(人魚伝説)은 바닷가에서 부부 해녀로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부부가 어느 날 이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이들의 음모에 말려들어 남편은 살해당하고, 아내는 남편 살해범의 누명을 쓴 끝에 원수를 갚는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1984년에 제작되었다.
사에키 케이스케(佐伯啓介)와 미기와는 부부 해녀이다. 아내인 미기와는 바닷속으로 들어가 작업을 하며, 남편은 배 위에서 아내를 지원한다. 부부가 해녀 작업을 하던 중 배 위에 있던 남편 케이스케가 살인 장면을 목격한다. 바로 근처를 지나가던 배에서 한 사람이 살해당하여 바다로 떨어지는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그날 저녁 케이스케는 두려움에 떨면서 이 이야기를 아내에게 해준다.
며칠 후 늘 하던 대로 미기와는 바닷속에서 작업을 하며 남편은 배 위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 배를 습격하여 남편을 살해하여 바닷속에 던져버린다. 미기와의 몸에 묶인 로프를 조종하던 케이스케가 바다로 떨어지자 미기와 역시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겨우 로프를 풀어 목숨을 건진다. 육지로 올라온 미기화는 남편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그녀는 마을 사람의 도움을 받아 먼 섬으로 도망을 친다. 그 섬은 환락 업소만 즐비한 곳으로 경찰도 오지 않는 작은 섬이다.
미기와는 이 사건이 마을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자들의 음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을 죽여 바다에 빠트리다가 그 광경을 케이스케에게 목격당하자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케이스케를 죽이고 미기와에게 그 누명을 씌운 것이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미기와는 복수에 나선다. 미기와가 살아있다는 것을 안 원전 업자들은 미기와 마저 죽이려고 사람을 보낸다. 그러나 미기와는 자신을 죽이려 온 자를 거꾸로 죽여 바다에 던져 넣은 후 스스로 바다에 뛰어든다. 그리고 이 음모에 가담한 자를 하나씩 죽여나간다.
드디어 원자력 발전소 착공식이 있는 날이다. 원자력발전소 관계자는 물론 마을의 유력자들이 모두 참석하여 성대한 착공식을 개최하기 시작한다. 이곳에 미기와가 나타난다. 미기와는 착공식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서 기다리면서 식장에서 나오는 사람을 작살과 칼로 닥치는 대로 찌른다. 착공식장은 완전히 피바다가 되었다. 미기와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찌른다. 관계자들이 미기와를 말리려 달려들지만 모두 미기와에게 찔려죽는다. 출동한 경찰 기동대에 맞서 미기와는 “도대체 몇 명을 죽여야 이 일이 끝날까”라고 중얼거린다. 이때 세찬 폭풍이 불어온다. 미기와는 바다에 뛰어들어 모습을 감춘다.
“인어전설”이라는 낭만적인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살인과 복수가 점철되고 피가 흘러내리는 잔혹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