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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14. 2023

영화: 남정임 여군에 가다

여성의 사회활동을 주제로 한 로맨스 코미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녀 차별이 많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사회 각계에 여성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 그리고 여성들이 남자들에 비해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분야도 적지 않다. 그러나 1960년대는 달랐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여성들의 가장 훌륭한 삶의 규범은 “현모양처”란 인식이 사회를 지배하였다. 그래서 사회운동을 하는 여자들은 “별난” 여자 취급을 받기가 일쑤였다. 


영화 <남정임 여군에 가다>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여성의 사회활동을 강조하는 로맨스 코디미 물로서, 1968년에 제작되었다. 남정임이 대표로 있는 젊은 여성들의 모임인 라일락 클럽은 사회 봉사 활동에 열심이다. 그녀들은 불우 아동을 돕기 위한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구두닦이를 하고 있다. 


잡지사 기자인 고태식(구봉서 분)은 친구 서건달(서영춘 분)과 함께 자취를 하고 있다. 고태식은 잡지사에서 성실히 일하며 돈을 벌지만, 서건달은 매일매일을 빈둥거리며 지낸다. 어느 날 고태식은 우연히 라일락 회원들이 구두닦이를 하는 곳에 가서 남정임에게 구두를 닦는다. 유복해 보이는 젊은 여성이 구두를 닦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여 사정을 묻자, 남정임은 불우 아동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구두를 닦는다고 대답하여 자신들의 사업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를 계기로 고태식과 남정임은 서로 가까워진다. 

알고 보니 남정임의 친구이자 같은 클럽 회원인 조강희는 서영춘과 사귀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고태식과 남정임, 서건달과 조강희 커플은 함께 데이트하면서 티격태격 사랑을 키워나간다. 매일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서건달도 남정임과 조강희의 알찬 생활을 보고 마음을 돌려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게 된다. 두 커플은 합동결혼식을 올리고 아들 딸을 낳고 매일매일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무장공비가 내려온 1.21 사태가 발생하였다. 라일락회 대표인 남정임은 이렇게 국방이 위험한 상황에서 여성들이라고 해서 집에만 있을 수는 없겠다고 하면서 라일락회 회원 전원이 군사훈련을 받자고 제안한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찬성으로 라일락 회원들은 모두 여군에 입대한다. 고태식과 서건달은 아내들의 여군 훈련소 입대에 적극 찬성하면서 집에 남아 살림을 하고 아이들을 돌본다. 

여군에 입대하여 훈련을 받는 라일락 회 회원들에게 군사훈련은 매우 힘든 일이다. 몇 번이나 탈락의 위기가 다가 오지만 그럴수록 회원들은 서로 격려해 가며 고된 군사훈련을 무사히 마친다. 훈련소 출소를 앞두고 이들은 마지막으로 산악훈련으로서 모의 간첩작전을 하게 된다. 약간의 사고로 다른 회원들과 헤어지게 된 남정임은 산에서 내려오는 간첩을 만나게 되고, 친구 강희와 힘을 합쳐 간첩을 체포한다. 


훈련을 무사히 마친 데다 진짜 간첩까지 잡은 남정임에게 군에서는 표창장을 수여한다. 훈련을 마쳐 집에 돌아온 후 얼마되지 않아 남정임의 아들의 백일잔치가 열리게 되고, 이 자리에 일가친척과 라일락회 회원, 여군 훈련소 교관들이 모두 참석하여 백일 축하를 해주며, 이들의 행복한 웃음은 크게 퍼져나간다. 


1960년대 영화를 보면 걸핏하면 간첩이 등장한다. 액션 영화에서는 간첩을 악당으로 설정한 경우도 많고, 다른 장르의 영화에서도 이와 같이 간첩이 등장하는 예가 적지 않다. “반공 방첩”이란 사회 슬로건에 의해 지배되던 그 시대의 사회상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그때 영화들을 보면 참 유치하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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