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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r 27. 2021

충청도여행:계룡산갑사

(2020-03-21) 이른 봄의 사찰 산책

이제 완전히 봄날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차가 덜 다녀서 그런지, 아니면 중국에서 쉬는 공장들이 많아서 그런지 매년 이맘때면 항상 우리를 괴롭히던 미세 먼지도 거의 없다. 푸른 하늘, 따뜻한 햇살. 이런 날 그냥 방구석에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밖으로 가자!


근처의 <금강수목원>으로 가기로 했다.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이다. <금강수목원>은 휴양림도 있고, 통나무 집도 있어 꽤 괜찮은 곳이다.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1년에도 몇 번씩은 이곳에 온다. 나무 향기를 맡으며 산책을 하기에 아주 좋은 것이다. 

수목원 앞에 왔다. 이런! 휴장이다. 

코로아 19로 임시 휴장 한단다. 수목원까지 휴장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든다.


집사람이 계룡산 갑사로 가잔다. 차를 돌려 갑사로 향했다. 언제나 빽빽하던 갑사 주차장이 텅 비었다. 평일인 데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이 크게 줄어든 탓이리라. 갑사로 가는 길은 매표소를 통하는 길과 주차장에서 뒷길로 갑사로 연결되는 길이 있다. 이 길로 가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나는 경로우대 대상이므로 어차피 입장료를 내지 않고, 집사람은 불공드리며 시줏돈을 낼 터이니 절대로 공짜로 입장하는 건 아니다.


계룡산에는 여러 개의 절이 있는데, 그 가운데 <동학사>와 <갑사>, 그리고 <신원사>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갑사는 5세기에 처음 지어진 절로 무척 오래된 절이다. 그동안 몇 번의 소실과 재건축이 있었는데, 현재의 절집은 17세기에 지은 것이라 한다. 역사가 오래된 절인만큼 국보인 <갑사 삼신불 괘불탱>과 함께 <공주 갑사 철당간>, <공주 갑사 승탑> 등 여러 점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동학사>에 많이 몰리는데, 나는 고즈넉한 <갑사>를 좋아한다. 

갑사에 도착하니 주위 나무들은 아직도 마른 가지로 앙상하다. 터가 높아 봄이 늦게 오는 모양이다. 그래도 홍매화와 산수유 꽃은 만발하였고, 백목련은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갑사에서 30분쯤 산으로 걸어 올라갔다. 숨이 찬다. 적당히 걷다가 하산하였다. 늘 붐비던 등산객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산에 오는 것은 코로나 위험이 없을 텐데... 사람들이 많이 위축되어 있는 듯하다. 갑사 입구 식당가에는 손님들이 전혀 없다.


오랜만에 좋은 공기도 마시고 산길도 걸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돌아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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