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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12. 2023

영화: 고질라(Godzilla)

미국으로 건너간 고질라

고질라는 일본의 동보(東宝) 영화사가 창조한 괴수로서, 괴수 영화의 왕국인 일본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괴수이다. 고질라 영화는 1954년에 처음 제작된 이래, 이후 1-2년의 간격을 두고 꾸준히 제작되어 왔다. 고질라는 어떤 때에는 인류를 위협하는 가공할 적으로, 그리고 어떤 때는 인간의 편에 서서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다른 괴수와 싸우기도 하였다. 일본을 대표하는 괴수 고질라가 마침내 세계 영화의 메카라 할 수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으니, 바로 1998년 미국에서 제작된 <고질라>(Godzilla)이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제작된 고질라 영화는 대개 고질라 모습의 고무 인형을 만들어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 촬영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첨단 영화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으로 건너갔으니 고질라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조금 실망이다. 할리우드의 그 화려한 영화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듯하다. 미국 영화로서는 평균 이하의 수준이다. 그런데 일본의 고질라와 비교한다면 확실히 수준차를 느낄 수 있다. 일본의 그 어설픈 고질라 연기에 비한다면 이번 영화는 확실히 다르다. 즉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미국 영화로서는 평균 수준 이하이지만, 일본 영화와 비교한다면 월등한 수준이다. 제작비 자체가 일본의 10배가 넘었으니 이러한 수준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남태평양에서 일본 어선이 수수께끼의 생물의 습격을 받아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다음날 체르노빌에서 방사선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던 생물학자 닉 타트플러스는 미 국무부의 요청을 받아 파나마로 향한다. 거의 반강제로 조사팀에 편입된 닉은 그곳에서 거대한 생물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놀란다. 계속하여 자메이카와 대서양에서도 화물선과 어선들이 차례차례 습격을 받는다. 


닉은 각지에 남은 거대한 발자국 흔적과 좌초한 유조선의 구멍과 거기에 붙어있는 고깃덩어리 등으로부터 “프랑스가 폴리네시아 근해에서 오랫동안 행해왔던 핵실험의 결과로 신종의 생물이 탄생하였다”는 가설을 세운다. 프랑스인인 필립도 잔이라는 부하들을 이끌고 현장에 남겨진 발톱 흔적을 확인하고, 그 신종 생물이야 말로 최근 일련의 사건을 일으킨 “고질라”라고 확신한다. 


서로 알지 못하는 닉과 필립이 고질라의 추적을 개시할 즈음, 뉴욕에 미지의 거대 생물이 상륙하여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피해 다닌다. 닉은 미군에 협조하여 미군의 고질라 퇴치 작전에 힘을 보태지만, 미군은 단위생식으로 번식한다는 닉의 주장을 코웃음을 치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극비 정보인 일본 선원의 목격 비디오가 닉의 옛 연인인 오드리에 의해 공개되기까지 하자 미군은 닉을 쫓아낸다. 갈 곳을 잃은 닉은 필립에 이끌려 프랑스가 행하는 고질라 퇴치 작전에 협력한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고질라의 둥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닉 일행은 200개가 넘는 알을 폭파하려고 하지만, 화약이 부족한 데다 이미 알이 차례차례 부화되기 시작했다. 닉을 비롯한 인간들은 새끼 고질라들의 포식 대상이 되어 쫓기게 된다. 외부로의 출구가 봉쇄된 가운데 오드리의 제안으로 그녀가 일하는 텔레비전 방송국의 정규 프로그램 중에 끼어들어 스타디움으로부터 생중계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수많은 어린 고질라들이 거리로 뛰쳐나가기 직전의 위기 상황을 미군에게 알려준다. 


한편 어미 고릴라는 둥지를 찾고 있던 닉 일행의 눈앞에 모습을 나타낸 후, 지상으로 나온다. 미군은 고질라를 센트럴 파크로 유인하여 일시에 공격할 계획이었으나, 고질라는 작전대로 되지 않고 허드슨 강에 뛰어들어 자취를 감춘다. 그곳에 기다리고 있던 잠수함대가 어뢰로 공격하여 이제 고질라의 숨통을 끊어놓았다고 생각한다. 또 미군은 전투기를 동원하여 어린 고질라들에게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고, 닉 일행은 그 속에서 겨우 빠져나온다. 

죽은 줄 알았던 고질라는 살아있었다. 어린 고질라가 죽은데 대한 분노로 닉 일행이 탄 택시를 쫓아온다. 닉은 고질라의 숨통을 끊어놓기 위해서는 브루클린 다리까지 고질라를 유인하여야 한다는 미군의 통보를 받고, 그쪽으로 향한다. 고질라는 그곳에서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죽는다. 이로서 고질라는 많은 희생을 남겼지만 결국 퇴치되었다. 


할리우드의 고질라는 일본의 고질라보다 훨씬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위력으로 보자면 일본 고질라에 비교되지 않는다. 할리우드 고질라는 10여 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죽었다. 그러나 일본의 고질라는 미사일 같은 것은 아무리 맞아도 끄덕도 하지 않는다. 아마 원자탄을 쏜들 일본 고질라를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번식력에 있어서는 할리우드 고질라가 압도적이다. 일본 고질라는 그만큼 오랫동안 활약하였지만, 새끼라고는 ‘미닐라’ 하나밖에 없다. 이에 비해 할리우드 고질라는 한꺼번에 알을 200개씩이나 낳는다. 


그런데 고질라의 몸무게가 어느 정도일까? 보통 키 170센티 정도 남자라면 몸무게가 70킬로그램 정도 된다. 고질라도 키와 몸무게의 비율이 사람 남자와 같다고 가정하면 고질라의 키가 110미터 정도이므로 사람에 비해 약 65배가 이며, 몸무게는 약 27만 배가 되어 약 2만 톤 정도가 된다. 이는 한우 4만 마리와 맞먹는 무게이다. 브루클린 다리 앞에서 고질라를 죽인 것까지는 좋은데, 그 고깃덩이를 다 어떻게 처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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