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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05. 2023

영화: 더 다크(The Dark, 어두움)

식인 살인귀 소녀와 눈먼 소년의 도피생활

나는 공포 영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 어떻게 우연히 <더 다크>(The Dark)란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공포영화라고는 하지만 그다지 공포스럽지는 않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살인마인 주인공 소녀에게 점점 더 동정을 느끼게 되었다. 이 영하는 2018년 오스트리아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로서 뛰어난 작품이라고 절찬을 받았다고 한다. 


어느 외딴 시골, 가게에 중년의 남자 손님이 들어온다. 그 남자 손님은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으면서 물건을 고른다. 이 길을 따라가면 쉴 곳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가게 주인은 조금 더 가면 ‘데빌즈 덴’, 즉 ‘악마의 우리’라는 집이 있는데, 그곳에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어 위험하니 절대 가지 말라고 대답한다. 주인 남자 머리 뒤에서는 TV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년을 유괴한 유괴범 추격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서 TV 화면에는 유괴범의 얼굴 사진이 나온다. 주인이 놀라 TV를 보니 그 사진은 바로 눈앞에 있는 중년 남자이다. 중년 남자는 가게 주인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채자 총을 꺼내 그를 살해하고, 타고 온 차에 올라 다시 길을 떠난다. 

그 중년 사내가 한참 차를 달리자 숲 속에 외딴집이 보인다. 바로 ‘데빌즈 덴’이다.  이미 날이 어두워 쉴 곳을 찾는 남자는 데빌즈 덴 앞마당에 차를 세우고 집으로 들어간다. 총을 꺼내 들고 집안을 살피던 남자는 작은 체구의 사람이 쪼그려 앉아 무엇인가를 뜯어먹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가까이 가보니 그 사람이 먹고 있는 것은 사람의 시체였다. 혼비백산한 남자는 집에서 뛰쳐나오지만, 그 작은 체구의 사람은 마치 맹수처럼 빨라 남자를 덮치더니 손도끼로 순식간에 남자의 목을 쳐버린다. 그리고는 금방 죽은 그 남자를 뜯어먹기 시작한다. 


그 작은 체구의 사람은 소녀였다. 그런데 얼굴이 엉망으로 망가져 있었다. 얼굴 전체가 찢어진 상처 투성이의 흉측한 얼굴이었다. 소녀의 이름은 미나였다. 미나는 남자가 타고 온 차를 조사한다. 뒷자리에 모포가 있는데, 그것을 들치니 자기 또래의 가냘프게 생신 소년이 나온다. 소년은 인두 같은 것으로 눈이 지져져 있어 앞을 볼 수 없다. 미나는 소년을 꺼내려 하지만, 소년은 그동안 남자에게 얼마나 협박을 받았는지 남자의 허락 없이는 모포를 벗지 않겠다고 한다. 미나는 그런 소년을 겨우 끌어낸다. 소년의 이름은 알렉스였다.        


미나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었는데, 엄마는 어떤 남자를 사귀고 있었다. 그 남자는 미나의 엄마를 학대했을 뿐만 아니라 미나에게까지 손을 뻗쳤다. 미나 엄마는 오히려 그런 남자를 커버하기까지 한다. 엄마의 애인은 미나를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미나가 반항하자 칼로 미나의 얼굴을 짓이겨버린다. 미나는 자신을 폭행한 엄마의 애인을 손도끼로 죽여버린 후 자기의 엄마마저 죽였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사람을 죽여 먹으며 살아왔던 것이다. 

유괴당한 알렉스를 찾으러 몇 명의 수색대가 이곳까지 찾아왔다. 그러나 미나는 손도끼로 그들을 모두 죽여버린다. 수색대가 누구엔 가에 당한 사실을 경찰이 알았다. 범인을 찾기 위해 대규모 경찰인력이 동원되었다. 미나는 알렉스의 손을 잡고 산속으로 도망을 친다. 도망을 치면서 미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알렉스를 힘을 다해 보호해 준다. 둘은 몇 번이나 수색대에 발각당할 위험에 처하면서도 겨우 수색대의 추격을 벗어난다. 미나는 안전한 곳에 도착하자 알렉스를 보내준다.


미나는 새로운 곳을 찾아 길을 떠난다. 혼자 도로가를 걷고 있던 미나 곁으로 한 대의 자동차가 와서 선다. 자동차에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중년 여성이 타고 있다. 미나에게 어디에 가느냐고 물으면서 태워줄 테니 타라 한다. 미나는 몇 번 사양하지만, 여상이 계속 타라고 권하자 차에 오른다. 그런데 차에 오른 미나의 얼굴이 달라졌다. 흉측했던 지금까지의 모습이 사라지고 예전의 예쁜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나가 어디로 가서 어떤 삶을 살지는 모른다. 그러나 달라진 미나의 얼굴은 그녀의 달라진 인생을 의미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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