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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29. 2023

영화: 김두한 2-협객 김두한

김두한을 주제로 한 영화는 그동안 여러 편이 제작되었다. 그가 민족의 영웅이라 할 수 있는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젊은 시절에는 종로 일대를 주먹으로 휘어잡으면서 일본 깡패로부터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불쌍한 우리 국민들을 도와주었다는 사실로서 좋은 영화 소재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사실 나는 김두한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믿지 않는다. 대부분이 지어낸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두한의 실물 사진

협객(俠客)이란 말도 듣기 좋아 협객이지 실은 이 말은 일본 야쿠자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이다. 자신들은 주먹을 휘두르지만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하여 의협의 주먹을 휘두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세계를 보더라도 조직폭력배들에게 괴로움을 받는 사람들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다. 조직폭력배들은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꼼짝도 못 하고 빌붙어 지낸다. 만약 김두한이 정말 조선사람들을 위하여 일본 깡패들과 순사들에 대항하여 싸웠다면 그 시대의 일본 경찰이 그와 그의 일파를 그냥 두었을 리가 있는가? 자신들의 강점 정책에 김두한이 걸림돌이 된다면 왜 그가 패거리를 만들어 종로에서 활개를 치도록 그냥 두었을까?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도록 하자. 영화 <김두한 2: 협객 김두한>은 이대근이 김두한으로 출연한 김두한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편에서 김두한은 미화 형사에게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가서 그날로 수감이 된다. 그가 경찰에 끌려가 종로 바닥 주먹세계에 공백이 생긴다. 이 자리를 일본인 낭인인 고노에가 부하들을 이끌고 들어오며, 또 상하이 박이라는 조선 주먹이 나타나 횡포를 부린다. 또 일본 경찰도 김두한의 조직을 모두 깨부숴 버린다. 이렇게 되자 종로의 상인들은 새로이 등장한 이들 주먹들의 등쌀에 매일매일을 불안하게 보낸다. 고노에나 상하이 박은 매일같이 상인들의 등을 치고 나닌다. 


이렇게 종로 바닥이 어수선할 때 김두한이 출감한다. 김두한은 출감하자마자 남은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그는 먼저 상하이 박과 일대일 대결을 벌여 그를 보기 좋게 쓰러트린다. 이제 남은 것은 일본 경찰을 등에 업은 고노에 일파이다. 김두한은 고노에에게 도전장을 보낸다. 그리고 약속한 날 김두한은 영태와 무옥 둘 만을 데리고 장충단 공원으로 나간다. 여기서 그는 30명이 넘는 고노에와 그 부하들을 상대로 일대 격투를 벌인다. 30대 3의 싸움이다. 게다가 김두한과 그의 친구들은 맨손이지만, 고노에 일당은 일본도로 무장하고 나왔다. 이 불리한 싸움에서 김두한과 그의 친구들은 고노에 일당을 모두 물리치고 다시 종로를 장악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김두한과 고노에 일당의 싸움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아무리 싸움의 귀신이라 해도 3명이 맨손으로 어떻게 일본도로 무장한 30명의 깡패들을 이길 수 있나. 일대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두한의 이러한 싸움 이야기는 꾸민 이야기이거나 아니면 아주 과장된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 등에서 더욱 부풀리다 보니까 이런 터무니없는 전설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김두한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믿지 않는다. 김좌진 장군이 일본 경찰로부터 쫓기다가 어느 가정집으로 숨어들었는데, 마침 그 집이 궁녀 출신의 여주인이 사는 집이었고, 그 집에 피신해 있는 동안 여주인의 딸과 정이 들어 김두한을 낳게 되었다는 것인데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도 김두한이 그의 어머니나 할머니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고, 나중에 자라서 김두한의 부하가 된 김영태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김영태가 어떻게 그런 남의 집의 속사정까지 알 수가 있나. 


그냥 영화니까 그러려니 한다마는 현실에서도 김좌진 장군의 손녀니 하면서 떠들며 다니니까 그것도 보기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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