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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04. 2023

영화: 머스커래드 호텔

초호화 호텔을 배경으로 연쇄살인마 체포 작전을 벌이는 로맨스 추리물

일본 영화를 보면 가끔 기발한 아이디어로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영화를 종종 발견한다. 오늘 소개하는 <머스케레드 호텔>(Masquerade Hotel)도 아주 재미있는 발상의 수사물인데, 이 영화는 2019년에 제작되었다. 


동경 시내에서 3건의 예고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현장에 남겨진 이상한 암호로부터 3건의 사건은 연쇄살인 사건으로 추측되었다. 경찰청이 그 암호를 해독한 결과, 그것은 다음의 범행장소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3번째 살인현장에서 찾은 암호에서는 다음 범행은 동경 시내에 위치한 초특급 호텔인 <호텔 코르테시아 동경>일 것으로 추측되었다. 


경찰은 살인사건을 막고 범인을 체포하기 위하여 잠복근무를 하기로 한다. 형사들이 호텔 직원으로 분장하여 사건을 감시한다는 것이다. 여러 명의 형사들이 어떤 사람은 벨보이로 어떤 사람은 프런트 직원으로 다양하게 변신하여 호텔 전체를 물 샐 틈 없이 감시하는 것이다. 수사 1과의 형사 닛타 코스케(新田浩介)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 영어가 유창하다는 이유로 프런트 스태프로 분장한다. 

그런데 거친 수사관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코스케에 있어서는 예의와 친절을 모토로 하는 호텔리어라는 것이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는다. 무례한 손님이 있으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턱도 없는 요구를 해오는 고객들을 보면 기가 차다. 이런 코스케를 보좌하면서 한편으로는 호텔리어로서의 교육을 시키기 위하여 호텔 측은 그에게 우수한 프런트 스탭인 야마기시 나오미(山岸尚美)를 배치시킨다. 이렇게 하여 코스케와 나오미의 어울리지 않는 콤비의 활약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모든 면에서 전혀 맞지 않는 두 사람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가 가진 전문성이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해 준다. 나오미는 호텔 투숙객의 속성과 행동 패턴을 잘 알고 있어 코스케가 수사관으로서 놓치는 부분을 보완해 준다. 다른 한편 코스케는 예리한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나오미가 캐치하지 못한 고객의 이상 행동을 잘 설명해 준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호텔 내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트러블과 희비에 맞닥트려 나가면서 서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두 사람은 서로가 협조하고 보완하면서도 충돌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이렇게 서로 다투고 또 서로 도우는 사이에 두 사람은 나아가서는 이성에 대한 호감으로까지 발전한다. 살인 현장이 될 호텔에는 몇 명의 수상한 투숙객들이 등장한다. 코스케와 나오미의 치밀한 관찰과 함께 코스케의 상사인 노세의 추리와 활약으로 사건의 윤곽은 점점 잡혀 간다. 그 결과 앞의 3건의 사건은 연쇄살인 사건이 아닌 각각 독립적인 사건으로서, 이번 제4의 살인을 위하여 범인이 일부러 연쇄살인 사건으로 위장한 것이라는 사실도 밝혀진다. 


지금까지 경찰은 범행 대상이 호텔 투숙객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호텔 직원일 수도 있다는 점에 생각이 미친다. 결국 살인 대상은 나오미이며, 범인은 이전에 나오미로부터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던 호텔 손님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범인을 체포한다. 


사건이 모두 해결된 뒤 며칠 후 코스케와 나오미는 어느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만나 형사와 호텔리어라는 신분에서 벗어나 친구로서 환담을 나누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2시간이 넘는 상당히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계속 영화에 몰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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