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Jul 04. 2023

영화: 스웨디시 러브 스토리

어른들은 모르는 어린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

<스웨디시 러브 스토리>(Swedish Love Story, En kärlekshistoria)은 1970년에 제작되었는데, 내가 처음으로 감상하는 스웨덴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제2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저널리스트 특별상을 포함하여 4개의 상을 받았다. 스웨덴에서는 약 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히트를 쳤다. 


이 영화는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가 출연한 미국영화 <러브 스토리>를 모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두 영화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러브 스토리>란 같은 제목은 우연의 일치라 생각된다. 가정적으로는 불우한 환경에 처해 있는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스톡홀름 교회에 있는 요양소에 할아버지 면회를 온 15세 소년 페르는 정원에서 검은 큰 개를 데리고 있는 소녀를 발견하고는 한눈에 반한다. 아름다운 눈동자, 천진난만한 행동, 산양과 같은 날씬한 다리. 페르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담백한 마음이기도 하였다. 


페르는 자동차 정비공의 아들로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정비소 가게 위층에서 살고 있다. 페르의 부모는 페르에게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페르는 모페드(작은 오토바이 엔진을 단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다. 가죽점퍼를 입고 아이들과 함께 모페드를 타며 담배를 피우며, 밤낮으로 여자 아이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니고 있다. 그리고 나이 많은 불량소년들로부터 쫓기고 있기도 하다. 

소녀의 이름은 아니카로서 이제 14세이다. 아름다운 금발머리를 가진 그녀는 집에서도 외롭다. 아니카의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은 이제 끝이라며 매일 화를 내기가 일쑤이고, 아내에게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른다. 아니카의 엄마는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피하면서 자신의 삶을 한탄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어 아니카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다. 아니카를 보살펴주는 것은 그녀의 이모인데, 이모는 덤벙대기 일쑤여서 실수 연발이다. 


집으로 돌아온 페르는 낮에 만난 소녀를 잊을 수 없다. 매일 마음속으로 그녀를 찾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작은 식당에서 소녀와 만난다. 페르는 소녀와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는데, 소녀의 이름이 아니카란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져 매일매일 즐거운 데이트 시간을 갖는다. 아니카의 아버지 욘이나 어머니 엘사, 그리고 페르를 유혹하려는 에바 등의 어른들의 세계를 경멸하며 그들에게 반발감을 느끼는 두 사람 사이에는 어느 사이엔가 엷고 담백한 운명과 같은 애정이 싹튼다. 그리고 한 여름이 되자 둘은 서로 사랑을 확인하려는 듯이 함께 침대에 들어간다. 


어느 날 페르는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아니카의 남자 친구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지만, 오히려 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더 견고해진다. 여름이 끝날 무렵 아니카는 페르의 별장을 찾는다. 아름답게 물든 석양의 풍경 아래 어리고 순수한 소년 소녀의 모습이 있었다. “이젠 절대로 헤어지지 않아...”라며 둘은 속삭인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서편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