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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17. 2023

영화: 극동의 무적자

한국판 스파이 액션 영화

1960년대 초부터 007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스파이 액션물이 크게 유행하였다. 거의 1, 2년 간격으로 007 시리즈가 선을 뵈었으며, 이 외에도 <0011 나폴레옹 솔로> 시리즈, 딘 마틴이 주인공을 맡은 <사일런스> 등 많은 스파이 액션 영화가 제작되었다. 이러한 세계 영화계의 조류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도 몇 편의 스파이 액션 영화가 제작되었다. 이 당시의 인기 있는 스파이 액션 영화의 주인공은 007의 영향을 받아 대개 뛰어난 스파이 요원이면서 여자를 아주 좋아하는 호색한인 캐릭터였다. 영화 <극동의 무적자>도 이러한 주인공 캐릭터를 내세운 스파이 액션 영화로서 1970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의 무대는 일본 동경이다. 이 당시만 해도 외국에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동경으로 해외 로케를 한다는 것은 영화제작자로서는 대단한 모험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외국의 스파이 액션 영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시대에 제작된 우리나라 다른 스파이 액션물에 비교한다면 꽤 수준급의 영화였다.    


재미교포 2세인 김동원은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원자력 연구의 권위자이다. 그는 동경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동경에 온다. 그는 자신의 평생의 연구가 담긴 핵무기에 관한 중요한 서류를 가지고 왔는데, 동경에서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당하고 만다. 납치범들은 중공(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을 중공이라 지칭하였다.)에서 파견한 스파이들이었다. 그들은 김 박사로부터 핵무기에 관한 정보를 캐내는 한편 그를 중공으로 데려가려 한다. 

얼마 후 동경의 암흑가에 한 사람의 도박사가 나타난다. 그가 뛰어난 도박 실력으로 판돈을 쓸어가자 이곳을 관할하는 야쿠자 조직의 보스 이케다(이대엽 분)가 그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그 도박사는 한국 정보기관에서 파견한 스파이 HS-7호(남궁원 분)였다. 그는 ‘강’이란 이름으로 도박사 행세를 하면서 김동원 박사의 납치와 야쿠자 조직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야쿠자 조직에 침투하기 위해 도박사 행세를 한 것이다. 강의 짐작대로 야쿠자 조직은 김동원 박사를 납치한 중공의 조직과 줄이 닿아 있었다. 


납치 조직에서도 강의 정체를 수상히 여겨 미모의 여인 기미코(남정임 분)에게 그를 감시하도록 한다. 기미코는 007 영화에 비유하자면 본드 걸인 셈이다. 강도 단순한 스파이가 아니다. 007 제임스 본드처럼 호색한이며, 미녀 앞에서는 능글맞은 행동으로 그녀들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역공작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김동원 박사를 납치한 중공의 비밀조직, 그리고 이들과 선이 닿은 일본 야쿠자조직에 대항하며 한국 스파이 HS-7호인 강은 미인들과 로맨스를 벌이면서 이들과 싸운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는 당연히 중공의 조직을 분쇄하고 납치된 김동원 박사과 중요 핵무기를 되찾는다. 뻔한 스파이 영화이지만 액션과 머리싸움도 볼만하다. 당시 우리나라 스파이 액션 영화로서는 수준작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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