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May 28. 2023

영화: 나비효과

하나의 조그만 우연이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모른다

일상생활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조그만 일이 나중에 큰 일을 초래하는 경험을 우리는 수없이 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다 아이가 달려와 가슴에 안긴다. 아이를 안아 들고 한두 번 얼려주다가 차를 타고 출근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고장 난 트럭이 달려와 바로 앞차를 들이받아 앞차에 탄 사람들이 모두 사망하였다. 만약 집을 나올 때 아이가 자고 있어 안아주지 않았더라면  20-30초 정도 먼저 차를 출발하였을 것이고, 그랬으면 앞차 대신에 자신의 차가 트럭에 부딪여 자신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자지 않고 달려 나와 자신에게 안기는 바람에 자신은 목숨을 건진 것이다. 


중국 북경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여 아주 약한 바람이 생겨났다. 이 작은 바람이 우연히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고, 또 그 다른 현상은 또 다른 현상을 초래하여 결국은 그것이 미국 뉴욕에서는 폭풍을 불러오게 될 수 있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하나의 일이 여러 우연과 겹치면서 나중에는 생각지도 못한 큰 일을 불러오는 것을 “나비효과”라 한다. 나비효과는 “복잡계(複雜界) 이론”이라고도 하는데, 1990년대 무렵 한 때 이 이론이 여러 학문 분야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점점 관심에서 멀어져 갔는데, 그 이유는 복잡계 이론이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영화 <나비효과>는 이러한 나비효과를 소재로 만든 영화로서, 2004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초등학생인 에반은 간혹 엉뚱한 짓을 한다. 이를 본 엄마는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도록 한다. 에반의 아버지는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 그는 순간적으로 발작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공격하곤 하는 증상을 보여 정신병원에 감금된 것이다. 에반은 자신이 아버지와 많은 닮은 점이 있다고 하여 엄마를 설득하여 아버지 면화를 가지만, 그 자리에서 아버지는 에반을 죽이겠다며 발작을 일으킨다. 

에반에 대한 치료로써 엄마는 에반에게 매일매일 일기를 쓰도록 시킨다. 엄마의 말에 따라 에반은 그날에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일기에 적는다. 에반에게는 가까이 지내는 3명의 친구가 있다. 에반이 좋아하는 여자아이 켈리와 그녀의 오빠 토미, 그리고 악동 레니이다. 이 네 명의 친구는 항상 어울려 다니지만, 레니는 천성적으로 사악한 아이이다. 레니는 체구는 작지만 잔인하고 싸움을 잘해 토미와 에반에게 나쁜 일을 시키지만, 토미와 에반은 어쩔 수 없이 레니의 말을 따른다. 레니는 토미의 집에 있는 다이너마이트를 가져 나온 후 에반에게 시켜 그것을 근처에 있는 가정집의 우편함에 넣도록 한다. 이로 인해 그 집의 주부가 큰 사고를 당한다. 


토미와 켈리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데, 그들의 아빠는 이상성격 소유자이다. 그는 곧잘 아이들에게 성적인 학대를 가한다. 그로 인해 켈리와 토미, 그리고 에반은 깊은 마음의 상처를 안게 된다. 


에반은 대학생이 되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어릴 때 쓴 일기장을 꺼내 읽었다. 그러자 그는 그 일기장에 나타난 시점으로 타임 슬립을 하게 된다. 과거로 돌아간 그는 옛날 자신이 했던 잘못을 수정한다. 그러자 현대로 다시 돌아온 그는 현실이 완전히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옛날의 조그만 사건 하나를 변형시킴으로써 미래가 달라져 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이 사실을 몰랐지만 에반은 차츰차츰 이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에반은 달라진 현대에 돌아온 이후에도 달라지기 이전의 현대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원래의 상태에서 자신이 과거의 사건을 변화시킴으로써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게 된다. 

켈리는 이상성격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불행하게 살고 있다. 이것을 바꾸기 위해 에반은 과거로 돌아가 그 원인이 된 사건을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다시 현대로 돌아오면 켈리의 미래는 달라져 있다. 그렇지만 달라지기 전의 미래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제가 또 나타나있다. 에반은 그것을 바꾸기 위해 또 과거로 달려간다. 이렇게 에반이 과거로 돌아가 사건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미래가 새로이 만들어지게 된다. 


에반은 불행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달려가 그 원인을 제거하지만, 그 불행한 미래가 없어지는 대신 또 다른 불행이 만들어진다. 결국 에반은 자신이 불행을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불행을 제거한다는 사실이 덧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케리의 불행은 자신이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하여 결국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다. 


이 영화의 결말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고 한다. 내가 감상한 영화에서는 에반이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하지만, 다른 버전에서는 에반과 켈 리가 서로 모르는 사이로 되는 것으로 불행이 없어진다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고 한다. 


이 영화는 에반과 그의 친구들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있는 처음에는 상당히 지루하다. 그렇지만 에반이 본격적으로 타임 슬립을 하여 과거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들어가면서 긴박감이 계속된다. 아주 재미있게 감상한 영화였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고질라 대 비오란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