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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29. 2023

영화: 7월 4일생

베트남 전쟁을 통해 진실에 눈을 떠가는 국가주의자 청년

톰 크루즈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는 대부분 재미있는데, 영화 <7월 4일생>(Born On The Fourth Of July)은 좀 지루하였다. 그렇지만 강한 사회성을 지난 영화로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강하다. 이 영화는 미국이라는 자신의 조국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애국심에 불타던 청년이 베트남 전쟁을 통해 진실을 직시하고 미국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영화로서 1989년에 제작되었다. 아시다시피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이날 태어난 청년 론이 열렬한 국가주의자에서 어떻게 미국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미국의 팽창주의에 대한 고발적인 성격을 갖는 영화로서, 1989년에 제작되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태어난 론(톰 크루즈 분)은 국가관이 투철한 청년이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공부도 잘하면서 레슬링 선수로서 몸도 건강하게 단련하고 있다. 그는 미국 시민으로서 무한한 자부감을 느끼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세계평화와 베트남 국민들을 위한 미국의 당연한 의무라 생각하고 있다. TV에서 반전데모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그들은 국가에 반역하는 악한 무리라 생각한다. 다른 식구들이 반전 데모에 대해 동정하는 말이라도 하면 론은 당장 국가관이 잘못되었다고 식구들에게 대든다. 


어느 날 학교에 해병 신병모집 하사관이 왔다. 그들은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해병이야 말로 자유수호와 미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선봉에 섰다고 연설한다. 그에 감명을 받은 론은 당장 해병에 자원입대하며, 곧 그의 소원대로 베트남에 파병된다. 어느 날 전투에 투입된 론은 적으로 오인하여 식사를 하고 있던 단란한 베트남 민간인 가족에게 총을 쏴 그들을 몰살시키고 만다. 거기엔 젖먹이 아기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후 곧바로 반격을 해오는 적에게 쫓기다고 잘못하여 전우까지 쏘아 죽인다. 상관은 전쟁 중이라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우는 적에 의해 죽은 것으로 하자고 하지만 론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론 역시 이 전투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부상을 당한 론은 병원에 입원하지만 이미 그는 척추에 치명적인 충격을 받아 하반신은 불구가 되었다. 론이 입원한 군 병원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손이 부족하여 의사나 간호원들이 입원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으며,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환자들은 대소변과 온갖 오물 속에 방치되어 있다시피 하고 있다. 여기서 론은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론은 휠체어 신세를 지는 형편이지만 마을사람과 정부로부터 전쟁영웅으로 환영받는다. 환영식에서는 그는 멋진 연설을 하고, 또 마을 행사에 초대되어 그는 연단 위에서 국가를 위한 연설을 하고 사람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는다. 그러던 중 같이 부상을 당하였던 옛 전우이자 친구인 도니가 찾아와 베트남 전쟁은 잘못된 것이며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준다. 론은 처음에는 이 말을 믿지 않지만 점차 그의 말에 끌리게 된다. TV를 통해 반전 데모를 벌이는 사람들을 경찰이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광경을 보고 차츰 자신의 생각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환영 일색으로 자신을 대했던 가족과 이웃도 점차 자신을 불편해하며 멀어져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국가와 사회는 겉으로는 론을 환영하고 치켜세우면서도 속으로는 불편해하고 멀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론은 이제 반전 대열에 앞장섰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반전 행사에 참여한다. 그가 반전 행사에서 자신은 참전용사인 전쟁영웅이라고 강변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자비한 경찰의 방망이다. 경찰의 방망이에 머리가 깨지면서도 론은 반전 운동에 열심이다. 가족과 사회가 자신을 점점 멀리하면서 론의 행동도 점차 포악해진다. 

론은 하반신 마비로 성불구이다. 미국에서는 그와 가까이하려는 여자가 없다. 멕시코에는 그런 미국의 참전 군인들을 상대하는 사창가가 있다. 론과 대니는 그곳을 찾아갔다가 처음에는 그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창가의 여성들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결국에는 그들도 자신들을 혐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더욱 비참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론은 이제 미국의 실체와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끄는 정치가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알았다. 닉슨이 물러나고 민주당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유력하다. 론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에 연사로 초청되어 연단에 오른다. 그러나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이 영화는 사회성이 아주 강한 작품이다.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겉과 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로 평가되고 있다. 이 영화는 1990년도 아카데미상, 골든 글로브상 및 미국 감독조합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사회성이 강한 작품이지만 별 재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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