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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29. 2023

영화: 알라모(The Alamo)

텍사스 일대가 미국령으로 귀속된 계기가 된 전투

지금의 미국 남서부 지방인 텍사스 일대는 이전에는 멕시코의 영토였다. 그렇지만 이 지역에는 많은 미국인 이주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렇게 텍사스 일대에 미국 주민들이 늘어나자 미국 정부도 이 땅을 사들이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멕시코는 멕시코대로 더 이상 밀려드는 미국인들을 방치하였다가는 자칫하면 땅을 빼앗길 염려가 있다고 생각하여 미국인들의 이민을 금지하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군인과 민간인이 혼합된 일군의 무리가 텍사스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알라모 요새와 전투를 그린 그림

멕시코의 산타 아나 장군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병력을 출동시키자 전력 상으로 열세인 미국 반란군은 작은 성채인 알라모에서 농성을 시작하였다. 1836년 멕시코군 3천여 명은 2백여 명에 불과한 반란군을 공격하여 불과 2시간 만에 이들을 전멸시켰다. 그러나 얼마 후 산타 안나 장군의 부대는 지원병으로 출동한 미군의 급습을 받아 대패하고, 알라모 전투에서 반란군을 전멸시킨 대가와 또 자신들이 풀려나는 조건으로 텍사스 일대의 광활한 땅을 미국에 양도하였다. 이때 미국으로 새로이 편입된 땅의 넓이는 한반도의 몇 배가 된다. 


영화 <<알라모>(The Alamo)는 알라모 전투와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사건을 그리고 있다. 당시 독립을 지향하는 텍사스 군을 지휘하고 있던 미국의 샘 휴스턴 장군은 충분치 못한 군의 재편을 행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였다. 그렇지만 산타 안나 장군이 이뜨는 멕시코 군은 병력, 장비, 훈련 어느 면을 보더라도 텍사스 군에 비해서는 우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텍사스 군은 사기 하나만은 무척 높았다. 

그즈음 샌 안토니오 교외에서 임무를 마친 윌리엄 트래비스 중령은 알라모 수비대장으로 파견된다. 그곳에 짐 보우이(리처드 위드마크 분)가 이끄는 민명대가 원군으로 도착하고, 또 테네시 주의 의용병 중대를 이끄는 데이비드 크로켓 대령(존 웨인 분)도 합류한다. 이들은 기존에 있던 몇 명 되지 않은 반란군과 협력하여 알라모 요새를 사수할 것을 결의한다. 그러나 이들의 병력을 모두 합해도 200명 남짓, 7천 명이 넘는 멕시코 군을 상대로 싸우기는 역부족이다.(기록에는 멕시코 군이 3천 명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7천 명이라고 나온다.)


멕시코 군은 수비대에게 안전한 후퇴를 보장한다며 항복을 권유하지만, 수비대는 이를 단연코 거절한다. 대신 멕시코 군에게 요새 안에 있는 여자와 아이들을 피난시키는데 길을 터달라고 협조를 부탁한다. 멕시코 군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여자와 아이들은 모두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다. 다만 수비대의 대장인 트래비스 중령의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요새에 남는다.  


수비대는 멕시코 군을 맞아 휴스턴 장군에게 원병을 요청하는 연락병을 보내는 한편, 적의 예봉을 꺾기 위해 한밤중에 특공대를 보내 산발적인 공격도 하지만, 멕시코 군의 전력을 흩트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드디어 멕시코 군의 공격이 시작되고, 수비대는 필사적으로 맞서지만 중과부족인 데다가 화력의 열세로 수비대는 급격히 무너진다. 요새 안으로 쳐들어온 멕시코 군과 백병전이 벌어지고 끝내는 수비대 전원이 전사한다. 

요새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디킨슨 부인과 그녀의 어린 남매뿐이다. 산타 아나 장군은 끝까지 용감하게 싸워 전원 전사한 수비대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살아남은 디킨슨 부인에게 최고의 예를 취하여 그녀가 요새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디킨슨 부인은 어린 남매의 손을 잡고 양쪽에 도열하여 세워총으로 예를 표하는 멕시코 군 사이를 걸어 나온다.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이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이 영화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이 바로 도열한 멕시코 군 사이를 걸어 나오는 디킨슨 부인의 모습이었다. 다시 보아도 이 장면은 감동적이다. 이 영화가 제작된 이후 알라모 요새 전투를 주제로 한 영화는 2편이 더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멕시코 군 및 이를 이끄는 산타 아나 장군을 매우 신사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나중에 나온 영화에서는 아주 잔인하고 비열한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는 서부영화의 영원한 거인 존 웨인이 감독과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에는 당시로서는 막대한 돈이 투자되었다. 영화는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비를 건지는 데는 실패하였다고 한다. 이 영화로 인해 존 웨인은 상당히 많은 빚을 져 자신의 개인 자산을 매각하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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