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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19. 2023

영화: 눈물의 박달재

모진 시집생활에서 쫓겨나 아들의 성공을 숨어서 지켜보는 모정

박달재는 충북 충주와 제천 사이에 있는 고개로서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하다. 옛날에는 험한 길이었지만, 지금은 국도가 건설되어 있어 쉽게 넘을 수가 있다. 영화 <눈물의 박달재>는 1970년 제작된 영화인데,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 


때는 일제 강점기 시대 선녀(김지미 분)는 남편 상현(남궁원 분)과 어린 아들 용훈과 함께 시어머니(도금봉 분)를 모시고 살고 있다. 선녀는 시집오기 전 서울의 술집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는 선녀를 학대하고 모진 시집살이를 시킨다. 


어느 날 남편은 징용으로 일본으로 끌려간다. 이때 선녀의 몸에는 또 다른 새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그나마 자신을 아껴주던 남편마저 징용으로 떠나자 이제 선녀를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어머니의 학대는 도를 넘을 정도로 심해진다. 그런 시어머니의 학대에도 불구하고 선녀는 아들 용훈을 키우며 꿋꿋이 살아간다. 이때 동네건달 춘삼이 선녀를 겁탈하려고 한다. 위기의 순간 남편의 친구이자 선녀를 아껴주는 허달이 나타나 춘삼이를 내쫓고 선녀를 구해준다. 이 소동을 알게 된 시어머니는 선녀가 춘삼이를 꼬여 불륜을 저질렀다고 덮어 씌우고는 집에서 쫓아낸다. 

집에서 쫓겨난 선녀는 서울로 올라간다. 그곳에서 선녀는 딸을 낳지만 건강이 악화된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딸을 키울 수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평소 자신을 아껴주던 김사장 부부에게 딸을 맡기고 요양원으로 떠난다. 한편 선녀의 집에서는 아들 용훈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집을 나갔다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자신의 어머니가 아주 몹쓸 여자라고 생각한다. 


건강을 회복한 선녀는 갖은 궂은일을 마다 하지 않으며 한 푼 두 푼 돈을 모은다. 그리고 모은 돈을 허달을 통해 익명의 기부자로 하여 용훈의 학비로 보내준다. 이렇게 선녀의 도움을 받은 용훈은 무사히 대학을 마친다. 한편 김 사장의 집에 맡겨진 딸 소라는 김 사장 부부를 친부모로 알고 예쁘게 성장한다. 선녀는 이제 다방을 차려 생활도 한결 윤택해졌다. 그렇지만 두고 온 아들과 딸이 너무 그립다. 


대학을 졸업한 영훈은 취직을 한다. 스토리 상으로는 검사쯤 되어야 하는데 검사가 된 건지 경찰이 된 건지 잘 알 수는 없다. 소라도 아름답게 성장하여 연예계로 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여러 차례 선녀에게 음흉한 손길을 뻗던 백 사장이 소라의 미모를 탐내 그녀를 겁탈하려 한다. 백 사장은 선녀가 경영하는 다방에서 소라를 만나 연예계에 데뷔시켜 주겠다고 꼬이면서 수면제를 탄 차를 소라에게 권한다. 수면제가 든 차를 마시고 정신을 잃은 소라를 백사장이 호텔로 데려간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선녀는 서둘러 백사장이 소라를 데리고 간 호텔로 쫓아간다. 그리고 소라를 덮치려는 백 사장을 말리던 중 백사장이 휘두른 칼을 빼앗아 백사장을 찌른다. 선녀는 살인자가 되었다. 

징용에 가서 죽은 줄 알았던 남편 상현이 살아 돌아왔다. 상현은 자신의 어머니 말만 듣고 선녀가 불륜을 저지르고 다른 남자와 도망간 줄 알고 그녀를 미워하고 있다. 선녀는 감옥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편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옛날 시골집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차가운 남편의 냉대이다. 상현은 부정한 여자라고 소리치면서 그녀를 내쫓는다. 


이때 경찰인지 아니면 검찰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이 선녀를 체포하러 왔다. 그 사람은 바로 선녀의 아들 영훈이다. 영훈은 선녀에게 수갑을 채우고 서울로 데려가려 한다. 이때 허달이 나타나 영훈이 수갑을 채운 여자가 영훈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자 영훈은 자신의 어머니는 부정한 사람으로서 자신들을 버렸다고 화를 낸다. 이 말을 들은 허달은 영훈과 상현, 그리고 시어머니에게 그동안 숨겼던 모든 사실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으며, 그동안 음지에서 자식들의 성장을 지켜본 일, 영훈의 학비를 대준 일, 그리고 딸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게 된 일 등 자초지종을 모두 이야기해 주자 진실을 알게 된 남편과 아들은 자신들의 오해를 후회하며 선녀에게 용서를 구한다. 그리고 그동안 그렇게 선녀를 구박하고 선녀를 모함하였던 시어머니도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며 선녀에게 사과한다. 


영훈은 선녀의 수갑을 풀고 함께 서울로 가자고 하지만 선녀는 자신은 죄를 지었으므로 수갑을 채운 채로 자신을 데려가라고 하면서 함께 박달재를 넘어간다. 


이 영화를 보면 시어머니의 선녀에 대한 시집살이는 단순한 시집살이를 넘어 학대도 그런 학대가 없다. 불론 현실에서야 이렇게 심한 학대는 없겠지만, 여하튼 옛날 시집살이가 가혹했던 것은 틀림없다. 며느리는 자신의 가족이자 가장 가까운데 왜 그렇게 학대를 하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학대는 대를 이어서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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