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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22. 2023

영화감상문 쓰기 취미

얼마전 "나와 아내의 1778개의 이야기"란 제목의 일본 영화를 감상했다. 암으로 1년 시한부 생명을 진단받은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소설가인 주인공(쿠사나기 쯔요시)이 아내에게 매일 1개씩의 소설을 써 바치는 내용의 영화이다. 그 덕택인지 소설가의 아내는 의사의 예상을 휠씬 뛰어 넘어 1777일을 살다가 숨을 거둔다. 소설가는 마지막 1778번째 이야기를 허공에 써서 아내에게 바친다.


이 영화를 감상하고 소설 속의 주인공과 어떤 동질감을 느꼈다. 그렇다고 해서 집사람이 시한부 생명을 산다거나, 내가 소설을 쓴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은퇴를 하고 난 후 블러그를 만들어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특별히 한정된 주제는 없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내키는대로 쓴다. 시사문제에 대한 평론을 쓰기도 하고 여행기도쓴다. 취미활동에 대한 글도 많이 써, 바둑에 대해 거의 50편, 당구에 대해 20편, 마작에 대해 60편 정도의 글도 썼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쓴 글이 영화나 드라마 감상문이다. 처음에는 그때그때 수시로 감상문을 썼으나 2년반 전부터는 하루에 한 개씩 영화 감상문을 올렸다. 그동안은 하루도 빠짐없이 올린 것 같다. 다른 일도 있을텐데 어떻게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릴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매일 한 편씩의 감상문을 쓰는 것은 아니다. 몇 편을 미리 써두고 예약 기능을 이용해 하루에 한 편씩 올리는 거다. 작년에 1달간 해외여행을 할 때는 미리 40일치 정도의 글을 예약해두고 떠났기 때문에 하루 1편이라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블로그와 함께 <브런치 스토리>에도 글을 올린다.


나는 영화에 대해 그다지 지식이 없다. 그래서 감독과 배우가 누구냐, 영화 기법이 어떠냐 등 영화론적인 글은 쓰지 않는다. 그런데 대해 잘 모르고 그래서 그런 글을 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영화를 감상한 후의 느낌, 간략한 스토리, 또 그 영화와 관련된 사건, 사고 등을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쓴다. 그러면 편당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환산 짧은 것은 6~7 페이지, 긴 것은 30페이지 정도 된다.


나는 이 영화 감상문을 5,000개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며칠전 1,000번째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목표의 20%를 달성한 거다. 그 사이에 몇개 글을 더 올렸으니 이제 남은 것은 3,990개쯤 된다. 매일 1편씩 하루도 빠짐없이 올리려면 앞으로 약 11년이 더 걸린다. 그러면 내 나이 80대 초반이 된다. 욕심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고 난 후, 6,000개, 7,000개까지 계속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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