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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14. 2023

영화: 어 피유 굿 맨(A Few Good Men)

부당한 명령으로 살인 누명을 쓴 병사의 구조를 위해 활약하는 군변호사

군대는 일반사회와는 달리 상명하복의 사회이다. 상관의 명령에 대해 그 부하들은 그 명령에 따라야 하는 것이 의무이다. 그런데 상관의 명령이 부당한 것일 때에는 문제가 생긴다. 상관의 명령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명령에 따라야 하는가, 아니면 부당한 명령에는 거부하여야 하는가? 상식적으로는 부당한 명령에 대해서는 이를 거부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를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사의 부당한 명령에 의해 자행한 부하의 행동이 범죄적 행동일 때는 그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 


그런데 이러한 사건에서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은 대개의 경우 부당한 명령을 내린 상관이 그 사실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멀리 갈 곳도 없다. 1980년 5월에서 광주의 비극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공수부대의 총에 희생되었건만 자신의 입으로 발포명령을 내렸다고 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설사 발포명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명령에 따라 시민을 향해 총을 쏜 군인들은 아무런 죄가 없는가?


영화 <어 파유 굿 맨>(A Few Good Men)은 상관의 부당한 명령예 따라 왕따 사병에게 심한 체벌을 가하여 그를 죽게 만든 두 병사에 대한 재판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기서도 왕따 사병에게 체벌을 가하도록 명령을 내린 최고 상관은 자신은 그런 명령을 한 적이 없다고 부정한다. 이에 대해 세 명의 젊은 군 범무관이 범죄의 진상을 파고들어 군법회의에서 진실을 위해 싸운다. 나로서도 아주 감명 깊게 감상한 영화였다. 영화 <어 파유 굿 맨>(A Few Good Men) 1992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군 법무관인 조안 갤로웨이 소령(데미 무어 분)은 상관에게 불려 가 관타나모 기지에서 벌어진 병사 살해사건의 피의자에 대한 변호를 맡으라는 임무를 명령받는다. 그녀의 상관은 그녀가 실무경험이 적으므로 두 명의 젊은 법무관과 함께 이 일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준다. 


쿠바에 위치한 관타나모 미군기지에서 해병대원인 윌리엄 산티아고 일병이 살해되었다. 피의자는 같은 부대의 해롤드 더슨 상병과 로덴 다우니 일병이었다. 그들이 산티아고 일병에게 심한 체벌을 가하여 그로 인해 산티아고 일병이 사망했다는 혐의였다. 그러나 더슨과 다우니는 자신들은 산티아고 일병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없었으며, 모두 상사의 명령에 의한 행동이라면서 자신들의 범죄를 부정한다. 


다니엘 캐피 중위(톰 크루즈 분)는 하버드 대학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재기 발랄한 청년이다. 그의 아버지는 하버드 대학 법대 명교수 출신으로 미국 법무장관까지 역임한 법학자이다. 가히 명문 법조 집안이라 할 것이다. 야구에 열성인 캐피는 사건의 개요에 대해 듣고는 단순한 사건이라면서 재판을 쉽게 끝내자고 한다. 즉 유죄를 주장하는 검사 측과 타협하여 유죄를 인정하되 1년 정도의 짧은 형기로 합의하자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 끝까지 재판으로 갈 경우 20년 정도의 징역이 예상되는데, 이 재판이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갤러웨이 소령은 법무장관이었던 개피의 아버지의 정신을 상기시키면서 진실을 찾아가자고 캐피 중위를 질타한다. 이리하여 갤러웨이, 캐피와 여기에 샘 윈버그 중위를 더하여 3명이 이 재판에 변호사로서 임한다. 

더슨 상병과 다우니 일병 두 피고인은 자신들의 행동이 군대 내에서 고문관인 병사들에 대해 가하는 통칭 “코드 R”, 즉 레드 코드를 어긴 병사에 대해 가하는 폭력적 제재 수행을 명령받아 산티아고 일병에게 체벌을 가했다고 주장하였다. 산티아고는 가혹한 훈련을 견디지 못하여 전속을 신청하였는데, 만약 자신의 신청이 허락되지 않으면 더슨에 의한 불법발포 사건(더슨 상병이 부대 경비 중 매뉴얼을 무시하고 발포한 사건)을 외부에 알리겠다고 위협하였다.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멤버이기도 한 기지 사령관 네서선 제셉 대령이 이에 격로하여 코드 R을 발령하였고, 두 피고인은 이 지시를 받은 켄드릭 중위의 명령에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은 전혀 살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변호사는 이 법정 싸움이 어렵기 그지없다. 두 병사가 무죄라는 것을 확신하면서도 그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 이미 사령관인 제섭 대령과 그의 부하들에 의해 증거들이 철저히 삭제되고 조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 변호사들은 하나씩 하나씩 증거를 찾아가며, 그 과정에서 이 사건의 최종 책임은 제섭 대령에게 있다고 확신한다. 

변호팀에게 특별한 우군이 생겼다. 부사령권인 머슈 마킨슨 중령으로부터 진상에 대해 법정에서 진술하겠다는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마킨슨 중령은 제셉 대령과 동기였는데, 진급에서 그에게 뒤처졌고, 성질이 난폭한 제셉 대령은 동기인 부사령관인인 마킨슨 중령에게 함부로 대한 것이 큰 이유였다. 그런데 변호팀에서는 결정적 증인이라고 생각했던 마킨슨 중령이 법정 출정 몇 시간을 앞두고 자살해 버렸다. 이제 변호팀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와 증인은 거의 없다. 재판은 패배가 확실히 보였다. 


그러나 변호사로서 재판에 임한 카피는 재치를 발휘한다. 그는 제셉 대령을 증언대에 세우고는 그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제셉 대령은 자신의 권력을 맹신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부대에서 제셉의 명령 없이 돌아가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면서 그가 믿고 있는 권력을 건드리기 시작하자 제섭 대령은 화를 참지 못한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관타나모 부대는 모두 자신의 철저한 통제아래 있으며, 코드 R도 자신의 명령에 의한 것이라고 말해버린다. 그것으로 이 재판을 피고 측의 승리로 끝나고, 제셉 대령은 그가 내린 불법명령으로 인해 체포될 위기를 맞게 되었다. 


피고들인 더슨 상병과 다우니 일병은 살인죄는 면하였으나 불명예제대를 하게 된다. 다우니 일병은 더슨 상병에게 우리는 명령을 따라 했기 때문에 무죄인데, 왜 불명예제대를 당하여야 하느냐고 불평을 한다. 이에 대해 더슨은 잘못된 명령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부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다른 병사를 죽게 했으니 우리도 책임이 있다며 이 결정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우리들이 지켜야만 했던 것은 군의 규율이 아니라 약자인 산티아고였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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