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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13. 2023

영화: 무한의 주인(無限の住人)

온갖 고통을 업고 싸워나가는 불사(不死)의 검객

영화 <무한의 주인>(無限の住人)은 같은 제목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사무라이 판타지 영화로서 2017년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일본 검객영화에서 주인공이 여러 가지 무기를 사용하는 악의 집단의 무술 고수들과 차례로 대결하여 이겨나간다는 설정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영화 역시 그러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무한의 주인> 만화 

주인공인 검객 만지(卍 혹은 万次)는 귀여워하던 어린 여동생을 악당들에게 잃는다. 이 싸움에서 만지도 큰 부상을 입었으나 야오비구니(八百比丘尼)로부터 혈선충(血仙蟲)을 이식받아 불로불사(不老不死)의 몸이 된다. 혈선충은 몸에 상처가 나더라도 그것을 원상대로 회복시켜 주는 기능을 하는 벌레로서, 이 때문에 만지는 칼을 맞아도 상처가 바로 회복되는 것은 물론 팔다리가 잘려 나가도 다시 붙게 된다. 


그로부터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일도류(逸刀流)라는 새로운 검술 문파가 등장하여 에도(江戸)에 피바람을 몰고 온다. 이들은 자신의 검술이 천하제일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술도장들을 찾아가 도장 깨기를 시작한다. 이들의 도전을 받은 검술도장은 모든 제자들은 물론, 문파의 지도자 및 가족들까지 몰살당한다. 일도류를 이끌고 있는 자는 아노쯔 카게히사(天津影久)라는 젊은 검객이다. 일도류는 잔혹하기 이를 데 없어 이들과 맞서려는 사람은 모두 다 비참하게 죽는다. 

어느 날 무천일류(無天一流)의 도장에 일도류 일파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무천일류 문파의 수장인 아사노에게 도전하여 그와 그의 제자들을 모두 죽이고, 그의 가족들까지 모두 살육한다. 이때 아사노의 어린 딸 아사노 린(浅野凜)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린은 상당한 정도의 검술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일도류 일파들과는 상대가 안된다. 혼자 살아남은 린은 일도류에 대해 복수를 다짐하며 그들을 찾아가 싸워보지만 택도 없다. 결국 린은 자신의 힘으로는 일도류 일당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뛰어난 검객을 고용하려고 한다. 


만지는 악당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어린 소녀를 구해준다. 그 소녀는 죽은 그의 여동생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녀는 바로 린이었다. 린은 가공할만한 만지의 실력을 보고 복수를 위해 그를 고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만지를 고용하기 위해 줄 것이 없다. 만지도 자신을 고용하려는 린을 향해 코웃음을 치지만, 죽은 여동생과 똑 같이 생긴 린을 보고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 만지는 린을 위해 싸우게 된다. 만지는 린의 원수인 일도류 고수들과 싸우게 된다. 일도류의 우두머리인 아노쯔 카게히사는 초고수이지만, 그가 거느리고 있는 일도류의 간부들도 그에 못지않은 고수들이다. 만지는 이들과 한 명씩 싸워나간다. 일도류는 잔혹무비한 무리들이며, 그 간부들 역시 잔인하기 짝이 없는 자들이다. 그러나 만지가 이들과 한 명씩 싸워가면서 이들 일도류 간부들은 잔인한 자들이지만 그들 역시 모두들 가슴속에 각각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만지는 불로불사인 자신의 몸이 원망스럽다. 그는 이제 사는 것에는 지쳐 빨리 죽고 싶다. 그러나 아무리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 아무리 큰 공격을 받더라도 혈선충이 몸을 바로 회복시켜 주기 때문이다. 만지는 동생을 닮은 린을 위해 싸우기도 하지만,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도 싸운다. 이렇게 만지는 싸우면서 일도류 간부들의 마음의 상처를 하나씩 이해하면서도 그들을 처단해 나가고, 마침내 두목인 아노쯔 카게히사와 만나게 된다. 


아노쯔 카게히사는 일도류를 통해 일본의 검술을 석권하여 막부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데 막부도 처음에는 일도류를 인정했으나, 그들이 가진 압도적인 무술실력과 잔인함에 기가 질려 이들을 내치고 만다. 이에 아노쯔도 어느 정도 권력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들로부터 내쳐지게 된 것이다. 막부는 아노쯔 뿐만 아니라 만지와 린까지를 모두 죽이려고 군사를 보냈다. 수백 명의 군사들에게 포위된 채 만지와 아케치는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군사들을 닥치는 대로 베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전개된다. 시체가 산을 이루고 피가 강물처럼 흐른다.


만지와 아노쯔는 대결을 벌이게 된다. 아노쯔는 만지에 비해 월등한 검술실력을 갖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만지를 위기에 몰라 넣지만, 아무리 베어도 원상회복되는 만지에게 이길 수 없다. 끝내 만지는 아노쯔를 처단함으로써 린의 원수를 갚아준다. 그렇지만 만지의 괴로운 인생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오락물로서는 아주 재미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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