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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16. 2023

영화: 요염독부전 반야의 오햐쿠(妖艶毒婦伝 般若のお百)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는 여인

1968년에서 1969년에 걸쳐 영화 <요염독부전> 시리즈 3부작이 제작되었다. 제1편은 오늘 소개하는 <요염독부전 반야의 오햐쿠>(妖艶毒婦伝 般若のお百)이며, 제2편은 <요염독부전 살인자 오카츠>(妖艶毒婦伝 人斬りお勝), 제3편은 <요염독부전 도망자 오카츠>(妖艶毒婦伝 お勝兇状旅)이다. 이 세 편의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미야소노 쥰코(宮園純子)가 맡았다. 세 영화는 스토리 상으로 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오햐쿠(お百)는 방랑 극단에서 줄타기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얼굴도 예쁜 데다가 마음 씀씀이도 좋아 사람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극단 우두머리로부터 자신의 비참한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되어 큰 충격을 받고 실의에 빠진다. 거의 자포자기하다시피 매일을 보내는 그녀에게 이전부터 그녀를 눈독 들여온 낭인 신구로(新九郎)가 접근한다. 오햐쿠는 신구로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신구로는 오햐쿠에게 함께 금괴 강도질을 하자고 제안한다. 


오햐쿠는 신구로와 함께 금괴를 강탈한다. 그런데 금괴를 강탈하는데 까지는 성공하였으나, 극단 우두무리에게 금괴를 빼앗기고 신구로는 죽고 오햐쿠는 관헌에게 체포된다. 그리고 오햐쿠는 사도(佐渡) 섬으로 유배된다. 사도는 일본 니이가타(新潟)의 위쪽 우리나라 동해에 있는 섬으로 옛날부터 이곳에는 은이 많이 생산되어 은 광산이 있었다. 오햐쿠는 은 광산으로 보내진다. 은 광산에는 남자들밖에 없다. 은광산에서 일하는 사내들은 오햐쿠라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그들에게로 보내지자 모두들 그녀를 탐한다. 그러나 오햐쿠는 남자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또 그들의 아내를 이용하여 자신을 겁탈하려는 남자들을 용케 피한다. 

오햐쿠는 자신이 사랑했던 신지로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 섬에 오면서 오햐쿠의 등에는 반야(般若)의 문신이 새겨졌다. ‘반야’란 불교에서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를 의미하는데, 반야 상은 무서운 악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오햐쿠는 매일매일 신구로를 죽인 자들에게 복수를 되뇐다. 오햐쿠는 지옥과 같은 이 섬을 탈출하려고 계획한다. 그녀는 미인계를 써서 탈출하기 위한 조각배를 마련하여 겨우 섬을 빠져나온다. 


등에 반야 문신을 하고 섬을 빠져나와 에도(江戸, 지금의 동경)로 돌아온 오햐쿠는 이제 복수귀가 되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신구로를 죽이고 자신을 사도로 보낸 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처절한 복수를 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오햐쿠는 금괴 강도라는 범죄를 저지르고, 또 유배로부터 도망쳐 나와서는 자신의 원수들에게 피의 복수를 한다. 그런 그녀는 과연 ‘독부’(毒婦)라 하여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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