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Aug 02. 2023

영화: 괴물들

학폭을 소재로 한 어처구니없는 영화

● 개요


나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너무나도 잔인한 가해자 아이들이 싫고, 또 그런 폭력에 휘둘리면서 순응해버리고 마는 피해자도 보기에 딱하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 영화라서 그렇지 설마 현실에 그렇게 심한 학교폭력이 있으려고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렇지만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정순신 아들 학교폭력 사태나 이동관 아들 학교폭력 사태를 보면 어떤 면에서는 현실이 영화보다 더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화 <괴물들>은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2016년에 제작되었다. 보통 학교폭력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보면 가해자들은 너무나 잔인하고 악랄한 반면, 피해자는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폭력에 순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분통이 터져 영화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 줄거리


고교생인 재영과 그의 친구 성우는 학교의 최고 주먹인 용구의 음료수에 제초제롤 넣었고, 그것을 마신 용구는 병원에 입원을 하고 많다. 학교 최고의 주먹이 사라지자 그 밑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두 번째 주먹 양훈이 제세상을 만난 듯 설치기 시작한다. 양훈은 성우를 자신의 노예처럼 부려먹었는데, 성우가 제초제 사건으로 소년원에 가게 되자 이번에는 타깃을 바꾸어 재영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양훈은 집에서는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얻어맞기 일쑤인데, 그 분풀이를 재영에게 한다. 

재영은 매일 양훈에게 괴롭힘을 당해 너무나 고통스럽다. 고통을 참지 못하여 엄마에게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내달라고 하지만, 엄마는 그런 재영의 말을 흘려듣는다. 재영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보경을 짝사랑하고 있다. 양훈은 보경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어느 날 양훈은 재영에게 보경의 집을 알아내라고 위협한다. 양훈의 위협에 재영은 할 수 없이 보경을 미행하여 보경의 집을 알아낸 후 양훈에게 알려준다. 그러나 양훈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경의 집에 들어가 보경의 물건을 훔쳐 자기에게 가져오라고 협박한다. 재영은 또 양훈의 위협에 굴복하여 그의 말을 따른다. 


재영은 꽃집에서 일하는 예리라는 소녀를 좋아하고 예리도 재영을 무척 좋아한다. 예리는 재영보다는 몇 살 위인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지적 장애인 것 같다. 예리는 보경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재영과 함께 있는 예리를 보고 양훈은 그녀를 보경이라고 착각하여 자신에게도 소개해 달라고 한다. 예리의 생일날 재영은 예리의 집에서 간단한 생일파티를 하려고 한다. 그것을 안 양훈은 자신도 그 생일파티에 데려가 달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재영은 양훈과 그의 졸개 상철까지 데리고 예리의 집으고 간다.  


생일파티가 시작되고 얼마 후 양훈은 재영에게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 오라고 시킨다. 재영은 자신이 나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짐작하지만, 양훈이 무서워 그의 말대로 집을 나온다. 그 사이에 양훈은 예리를 강간하고는 동영상까지도 찍는다. 재영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지만 상철의 방해로 신고도 못한다. 

병원에 입원해 있던 용구가 퇴원하여 학교에 나왔다. 양훈은 용구에게 자신이 보경을 강간하였다고 자랑하면서 동영상을 보여준다. 그런데 용구도 보경을 좋아했던 듯하다. 그날 밤 용구는 양훈을 불러내어 심하게 두들겨 팬다. 양훈이 맞고 나면 다음은 용구가 공범자로 의심하고 있는 재영이 맞을 차례이다. 겁에 질린 재영은 가지고 간 가위로 용구를 찌른다. 이 틈을 타 양훈이 도망을 치는데, 재영은 양훈을 따라간다. 그리고 넘어져서 겁에 질려있는 양훈을 가위로 찌르려다가 그만두고 자신의 목을 찔러버리고 만다. 


● 약간의 평


이 영화를 보고 좀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폭력이 무섭더라도 재영에게는 어차피 상대방은 자신과 동급생이다. 그런 폭력이 무서워 자신이 짝사랑하는 보경을 미행하여 그녀의 집을 양훈에게 가르쳐주고, 심지어는 그의 명령대로 보경의 집에까지 들어가 물건을 훔쳐 주기까지 한다. 좋아하는 예리를 양훈과 단 둘이 두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뻔히 알면서도 양훈이 무서워서 자리를 비켜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가위로 양훈을 찌를 듯하다가 자신의 목을 찔러버린다. 왜 그런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시다시피 강간은 중범죄이다. 재영은 결국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친구가 강간하도록 도와주는 공범자이다. 


나로서는 재영에게 일말의 동정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가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관객을 숨통 터지게 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