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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05. 2023

영화: 내 심장을 운디드 니에 묻어다오

참혹한 최악의 인디언 학살 사건


● 역사적 사실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이 독립한 이후 미 정부군에 의한 인디언 학살사건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한 학살사건 가운데서도 최악이라고 평가되는 것이 바로 “운디드 니”(Wounded Knee) 학살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학살 사건들은 그래도 전투에서였거나 전투의 연장선 상에서 일어난 것이었지만, 운디드 니 학살사건은 인디언 보호구역에 수용된 인디언들을 미 정부군이 자극하여 인디언들이 격렬히 항의하였고, 그것을 핑계로 남자들은 물론 여자와 어린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학살한 사건이었다. 미국인들로서는 가장 부끄러워해야 할 사건이 바로 이 운디드 니 사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운디드 니 학살사건은 1890년 12월 29일 미국 사우스 다코다 주에 있는 운디드 니에서 미네콘주 족 및 수 속 인디언들에 대해 미 제7기병대가 저지른 인종청소라 할만한 처참한 학살극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미 연방정부 측에서는 “운디드 니 전투”라 부르며, 학살을 행한 제7기병대에 명예훈장을 수여했으나, 인디언 측에서는 이를 “빅 풋 일행에 대한 학살”이라 부르고 있으며, 인디언 전쟁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이 사건은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백인들에게 생활터전을 빼앗기고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어려운 생활을 보내고 있던 인디언들 사이에 일종의 종교의식이라 할 수 있는 고스트 댄스(Ghost Dance), 즉 유령춤이 대유행을 했다. 인디언들은 유령춤을 추면 버펄로가 돌아오고, 그러면 자신들은 옛날의 평화로운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러나 백인들은 고스트 댄스가 백인들에게 반항심을 부추긴다 하여 이를 추지 못하도록 탄압하였다. 그리고 인디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추장 “앉은 소”(Sitting Bull)를 암살해 버린 것이었다. 

수 족 인디언의 "유령춤" 
운디드니 학살사건

그러자 인디언들은 격렬히 항의하고, 제7기병대는 비무장 상태에서 항의하는 인디언들에게 발포하여 닥치는 대로 죽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디언들도 무기를 들고 나와 맞섰는데, 그들의 무기라는 것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이때부터 제7기병대는 인디언 전사건 여자건 아이건 보이는 대로 무차별 학살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도망가는 여자와 아이를 말을 타고 쫓아가 총으로 쏘아 죽이거나 칼로 베어 죽였다. 


● 개요


영화 <내 심장을 운디드 니에 묻어다오>(Bury My Heart At Wounded Knee)는 운디드 니 학살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서 2007년 미국에서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수족 인디언으로서 의사가 되어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되돌아온 청년의 눈으로 분 운디드 니 학살사건을 그리고 있다. 


● 줄거리


이 영화는 4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 어떤 인디언 소년이 운디드 니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는 작은 공간에서 부족의 원로들로부터 인디언의 전통에 대해 배우고 있다. 여기에 갑자기 그의 아버지가 찾아와 소년을 데리고 나간다. 그의 아버지는 용감한 수 족의 전사였으나, 이제 과거의 자신들의 방식대로 살아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아들에게 신식 교육을 시킨다고 데리고 나간 것이었다. 그는 아들에게 찰스 이스트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준다. 그러자 주위의 인디언들은 위대한 전사가 백인의 종이 되었고, 아들에게까지 이상한 이름을 붙여준다고 비웃는다. 찰스는 백인 교육자 부부의 도움을 받아 보스턴 대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의사가 된 후 다시 동족들을 돕기 위해 운디드 니로 돌아온다. 


• 앉은 소(Sitting Bull)는 늙은 인디언으로서 추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동족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그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백인들은 인디언들에게 있어 앉은 소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알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를 회유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앉은 소는 인디언들이 정체성을 갖고 살아야 하며, 그리고 옛날의 평화로운 시대로 돌아가야 하기 위해서는 유령춤(Ghost Dance)을 추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백인들은 유령춤을 추지 말도록 설득을 하다가 그가 듣지 앉아 강압적으로 협박을 하고, 그래도 그가 생각을 꺾지 않자 결국은 암살해 버린다. 

• 헨리 다우즈(Henry L. Dawes) 상원의원은 인디언들과의 평화스러운 공존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다우즈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백인들과 인디언들 간의 무력 충돌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국 정부와 군에 대해 인디언들에게 우호적으로 대할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디언들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에 대한 반발심을 누르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 측과 인디언 측은 모두 강경한 자세를 버리지 않는다. 결국 다우즈는 이스트먼에게 인디언들을 설득해 주도록 부탁한다. 그러나 이스트먼은 인디언 보호구역에서의 동족들의 처참한 삶을 보고는 그의 부탁을 거절한다. 


• 붉은 구름(Red Cloud)은 수 족의 젊은 지도자로서 뛰어난 전사이다. 그는 온건파로서 미 정부와 타협하고 평화롭게 지내자는 생각이다. 그는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이동하라는 미 정부의 명령에도 따른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번번이 강경파 종족에 의해 도전을 받는다. 특히 자신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앉은 소에 의해 그의 결정에 번번이 무위로 돌아간다.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헨리 다우스 상원의원은 자신이 이끄는 위원회의 결정으로 미국 정부에게 인디언들에게 더 많은 땅을 분배해 주되, 부족 전체에 대한 공유재산이 아니라 가구별로 땅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건의한다. 젊은 추장 ‘붉은 구름’도 다우스 의원의 제안에 공감하여 앞으로 미국 정부와 인디언이 평화스럽게 공존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앉은 소’에 의해 거부당한다. 


미국 정부에 대한 건의도 사실상 무시당한다. 미국 정부는 인디언들에게 그렇게 넓은 땅을 줄 마음이 없으며, 그리고 보호구역으로 이주하여 먹을 식량조차 변변히 갖지 못한 인디언들에게 제대로 된 물자 공급도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인디언들은 추운 겨울을 추위와 굶주림 속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의사가 되어 동족들을 돕기 위해 돌아온 이스트맨은 그의 동족들의 겪고 있는 비참한 생활을 보고 마음을 바꾼다. 보스턴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백인들과 함께 생활하였으며, 백인들과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동족들의 받는 학대와 비참한 생활을 매일 바라보면서 백인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다. 


유령춤을 둘러싸고 백인들과 인디언들 사이의 긴장이 높아진다. 백인들은 인디언들에게 유령춤을 추지 말라고 하지만, ‘앉은 소’를 비롯한 강경파 인디언들은 강력히 반발한다. 결국 정부군은 앉은 소를 죽이며, 이로 인해 인디언들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인디언들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제7기병대는 무기도 갖지 않은 인디언들에게 선제공격을 가한다. 살기 위해서 뿔뿔이 흩어져 도망가던 인디언들은 하나 둘 무기를 꺼내 오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학살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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