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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12. 2023

영화: 정과 애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두 여자의 갈등

기억상실증도 영화의 소재로 가끔 사용된다. 특히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를 두고 이전의 부인과 새로운 여자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소재로 소설도 몇 편 읽은 적이 있으며, 또 그런 영화도 있었던 것 같다. 영화 <정과 애>는 바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를 두고 여자 친구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서, 1969년에 제작되었다. 


공무원인 한영민(신영균 분)은 아내인 정아(고은아 분)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한영민은 섬 주민들의 생활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어느 섬에 출장을 갔으나 돌아오는 길에 배가 해난을 당한다. 이 사고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였는데, 정아는 남편을 찾기 위해 사고수습반으로 달려갔으나 남편의 유해는 보이지 않는다. 한영민은 실종자로 처리되고, 정아는 남편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날 영민은 간호사인 신애(문희 분)에 의해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는데, 영민은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영민은 사고의 충격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이다. 신애는 그런 영민을 정성껏 보살핀다. 영민은 건강을 회복하였지만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한다. 그는 자신을 구해준 신애에게 사랑을 느끼고, 신애 역시 영민을 사랑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두 사람은 사실상의 부부로 함께 살고 있다.  

신애는 영민을 데리고 병원에 건강검진을 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영민의 친구인 병훈이 의사로서 근무하고 있었다. 병훈은 많이 변한 영민의 모습을 보면서 긴가민가하면서도 그가 영민이라는 심증을 굳힌다. 병훈은 신애에게 그가 영민이라는 것을 확인하려 하지만 불안감을 느낀 신애는 이를 한사코 부정한다. 신애는 이미 그즈음에 영민이 정아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정아와 신애는 학교 동창생이었다. 신애는 영민이 친구의 남편이지만, 이미 자신이 영민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어 그를 놓칠 수 없었다. 


병훈은 영민을 보았다는 사실을 정아에게 알려준다. 정아는 급히 신애와 영민이 사는 곳을 찾아오지만 영민은 정아를 기억하지 못한다. 정아는 신애에게 자신의 남편인 영민을 돌려달라고 애걸하지만, 신애는 자신이 이제 영민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어 그를 결코 내놓을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한다. 영문을 모르는 영민은 중간에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두 여자는 서로에게 제발 자신이 영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걸한다. 


그러던 중 약간의 사고로 영민은 기억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알게 된다. 이제 영민은 두 여자 가운데 누군가를 선택하여야 했다. 영민의 기억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자 신애는 더 이상 영민을 잡을 기력을 잃는다. 그녀는 영민을 정아에게 돌려보내고 자신은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해 영원히 모습을 감추기로 결심하고 길을 떠난다. 


문희나 고은아 모두 착한 역으로만 나오는 배우이다. 그녀들은 얼굴만 봐도 착하게 보인다. 이 착한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두고 벌이는 갈등이 애처롭다. 결국 두 여자 모두 착한 여자답게 아름다운 결말을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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