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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18. 2023

영화: 신기전

명나라의 오만을 물리친 조선의 미사일 신기전

신기전(神機箭)은 화약을 이용한 로켓형 화살이다. 신기전에는 대신기전, 산화신기전, 중신기전, 소신기전 등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신기전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대신기전으로 총길이는 5.6미터에 달했다고 한다. 이런 큰 화살이 화약을 추진력으로 하여 날아가 목표물에 가까워져서는 자동적으로 폭발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하니 바로 미사일이나 다름없다고 할 것이다. 대신기전은 사정거리도 거의 2킬로미터에 달했다고 한다. 

신기전

영화 <신기전>은 신기전의 제조를 둘러싸고 벌어진 조선과 명나라의 갈등, 그리고 신기전을 이용하여 조선을 침략하는 명과 여진 연합군을 격퇴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2009년에 제작되었다. 


때는 세종대왕의 치세, 명은 조선이 새로운 화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중단시키려 한다. 명 사신이 이끄는 무력집단이 화기를 개발하고 있는 화포연구소를 습격하자 연구소의 우두머리인 해산은 신기전의 개발의 모든 자료가 담긴 총통목록을 어디엔가 숨기고, 딸인 홍리(한은정 분)를 피신시킨 후 완성 직전의 신기전과 함께 자폭한다. 홍리는 신기전의 개발과 관련한 많은 내용을 알고 있다. 명의 무력집단은 도피한 홍리를 추격한다. 

보부상단의 영수인 설주(정재영 분)는 명의 사신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사신단에 판매할 많은 물품을 준비해 놓는다. 이 시대에는 사신단의 교환에는 많은 상인들이 동행하였고, 이들에 의해 대규모의 무역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주의 기대와는 달리 이번의 명 사신의 목적은 조선의 화기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상인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리 무역할 물건을 사 두었던 설주는 큰 손해를 입는다. 


어느 날 왕의 측근 무사인 창강(허준호 분)이 설주를 찾아와 큰돈을 줄 테니 홍리라는 여인을 숨겨달라고 부탁한다. 이 제안을 수락한 설주는 홍리가 신기전 개발의 비밀을 쥐고 있으며, 명 사신이 그녀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설주는 홍리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 꺼림칙하지만, 그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를 좋아하게 되고 또 나라를 위해 신기전을 개발하려는 그녀의 집념에 감복하게 된다. 명 사신 휘하의 무력집단은 홍리를 집요하게 추격하지만, 설주와 그의 부하들의 도움으로 홍리는 그들의 마수에서 벗어난다. 

홍리의 집념에 마음이 끌린 설주는 홍리의 신기전 개발에 적극 협조한다. 신기전을 개발할 화약전문가 등의 사람들을 모으고, 이들이 연구할 장소까지도 마련해 준다. 그리고 그 스스로 부하들과 함께 신기전 개발에 참여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신기전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다. 그러나 막상 실험을 하자 그 성능은 기대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홍리는 총통목록을 찾아 원인을 찾아내여야 한다고 한다. 설주는 부하들을 데리고 총통목록을 찾으러 가지만 실패한다. 


총통목록이 없는 이상 이제 신기전의 문제점을 자체적으로 찾아내어 개선할 수밖에 없다. 홍리를 비롯한 개발팀은 심혈을 기울여 신기전을 완성시키려 한다. 그러나 명 사신 휘하의 무력집단이 연구소를 급습하여 다시 개발인력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이들은 산속에 다시 모여 개발을 계속한다. 신기전 개발이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명 사신은 돌아가서 이를 보고하고, 명 황제는 조선을 굴복시키기 위해 수만 명의 명과 여진 연합군을 압록강변까지 보낸다. 세종은 할 수 없이 신기전 개발의 중지를 명한다. 그렇지만 신기전 개발팀은 여전히 신기전의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드디어 실험에 성공한다. 

명과 여진의 연합군이 조선을 침공하였다. 창강은 수백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이에 맞선다. 수만 대군 앞에 불과 수백 명의 병사로 맞서는 조선의 군대를 보고 명의 장군은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는다. 그리고 공격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조선 군사의 뒤쪽에 높은 언덕에는 신기전으로 무장한 포병이 기다리고 있다. 돌격해 오는 명/여전 연합군을 향해 신기전이 날아간다. 명과 여진의 군사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그러나 이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계속 공격을 감행한다. 불과 수백의 조선 군사들은 위기에 빠졌다. 이때 드디어 비장의 무기 대신기전이 발사된다. 하늘을 가르며 날아온 대신기전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명과 여진 진영을 초토화시킨다. 신기전으로 무장한 조선 군대의 무서움을 체감한 명의 장군은 후퇴하면서 두 번 다시 조선을 침공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이 영화는 대종상 등 여러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아주 판타스틱한 국뽕 영화이다. 신기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무기였겠지만 나는 그 실전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그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 적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폭발력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과연 불꽃처럼 날아간 신기전 화살이 적군에게 치명상을 줄 정도로 위협적이었을까에 대해서도 의문이 적지 않다. 박물관 등에 전시된 신기전을 보면 그 제조나 실전투입에 있어서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러한 막대한 비용에 상응할 정도의 실전성을 갖추었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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