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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19. 2023

영화: 레마겐의 철교

연합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레마겐 철교 방어를 맡은 독일군 장교의 최후

라인강에 걸쳐있는 레마겐 철교는 연합군이 베를린으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다리였다. 독일군 사령부는 마지막 발악을 하듯이 연합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이 다리를 폭파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이 다리를 폭파한다면 연합군의 진격을 막을 수 있지만, 다리 저편에 있는 아군(독일군)도 복귀할 길이 없다. 영화 <레마겐의 철교>(The Bridge at Remagen)는 철교 폭파 임무를 맡은 독일군 장교의 번민을 그린 영화로서, 1969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 한다.  


1945년 2차 대전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여러 전장에서 독일군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으며 이제 수도인 베를린조차 함락 직전의 위기에 처했다. 연합군이 베를린으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라인강을 건너야 하며, 그곳엔 레마겐 철교라는 다리가 놓여있었다. 


폴 크로거 소령은 독일군에서 아주 엘리트 장교이다. 군 사령부로부터 그에게 명령이 떨어진다. 즉시 레마겐 철교 수비부대의 지휘관으로 부임하여 연합군이 라인강을 건너지 못하도록 다리를 폭파하라는 것이었다. 그의 상관은 레마겐 철교 수비부대에는 충분한 병력이 있으며, 필요한 무기는 모두 공급하겠다고 약속한다. 

레마겐 철교로 향하는 크로거 소령의 마음은 무겁다. 아직도 라인강 건너 저편에는 복귀하지 못한 수많은 독일군이 남아있다. 만약 다리를 폭파한다면 그들은 고립되어 버리며,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레마겐 철교 수비대에 도착한 그는 먼저 부대 상황부터 점검하였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것과는 상황이 영 다르다. 병력 숫자도 위에서 말한 것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나마 있는 병사도 대부분 늙고 병들었거나 정규군이 아닌 지원군이었다.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무기도 형편없다. 다리를 폭파하려도 변변한 폭약이 남아있지 않다. 


군 사령부로부터는 빨리 다리를 폭파하라는 성화가 계속된다. 폭약이 부족하다고 보고하자 폭약을 보내온다. 그러나 그 폭약이라는 것이 강력한 군용 폭약이 아니라 위력이 약한 민간용 폭약이다. 크로거 소령은 아군이 낙오될 것을 걱정하여 선뜻 다리를 폭파할 수 없다. 그러는 사이 연합군은 강 건너 저편까지 진격해 왔다.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크로거는 부하들에게 다리에 폭약을 설치하라고 명령한다. 

폭약을 설치한 직후 다리 저편에 도착한 연합군이 공격을 개시한다. 크로거 소령은 폭약의 기폭장치를 눌렀으나 폭약은 폭파되지 않는다. 선이 끊어진 것이다. 그는 적의 총알이 빗발치는 속에서 폭약이 장치된 곳까지 가서 손으로 폭약에 불을 붙인다. 드디어 다리 곳곳에 설치된 다량의 폭양은 대폭발을 일으킨다. 검은 연기가 자욱이 솟아오르고, 다리는 연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서서히 연기가 걷히는데, 다리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고 그대로 서있다. 민간용 폭약이라 위력이 약했던 것이다. 


연합군은 다리를 건너 진격해 온다. 살아남은 대다수의 독일군 수비대는 투항을 하나 크로거 소령은 투항대신 본부로의 복귀를 선택한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명령 불복종에 대한 처벌이다. 나치 친위대는 그를 명령 불복종의 죄목으로 즉결 총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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