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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10. 2021

예당저수지 일대 반나절 여행

(2020-06-13) 예당관광지, 황새공원, 대련사, 예산5일장

TV에서 <예당저수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였다.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의 밤 풍경, 호수 주변 수상 산책로 등 넓은 저수지 전체가 환상적인 분위기였다. <예당저수지>는 세종시 집에서 약 65킬로 정도,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먼저 예당저수지에 대해 잠깐 소개하면, 예당저수지는 충남 예산지방에 펼쳐져 있는 예당평야에 관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저수지로서, 1928년에 착공되었으나 중간에 여러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어 완공되기는 1964년이라고 한다. 저수지 둘레가 40킬로미터, 면적이 11평방킬로 정도로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저수지라 한다. 예당이란 이름은 <예산군>과 <당진시>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 온 것이라 한다. 


먼저 예산 황새공원으로 갔다. 황새공원은 자연 상태에서 거의 멸종되다시피 한 황새의 복원을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주차장에 들어가니 차가 한 대도 없다. 관람객은 우리밖에 없는 것 같다. 황새공원에 들어가니 먼저 관리사무소 건물이 보이고, 공원 여기저기 체험장, 관람시설 등이 보인다. 얕은 산길을 따라 난 산책로를 걸어가면 생태습지, 사육장, 황새 탐조대 등 여러 시설이 나타난다. 벌써 여름이 되어서 그런지 산길로 들어서니 여러 날벌레가 얼굴 주위를 맴돈다. 모기는 아닌 것 같아 물지는 않는데, 수십, 수백 마리가 계속 얼굴을 따라다녀 무척 성가시다. 


별로 볼 만한 것은 없고, 또 벌레도 성가시어 대충 둘러보고, 공원의 중심시설이라 할 수 있는 황새 방사장으로 갔다. 예닐곱 마리 정도의 황새들이 한가로이 물가를 거닐고 있다. 매우 견고한 울타리가 쳐져있어 방사장 안을 제대로 보기는 어렵다. 위쪽으로는 공간이 오픈되어 있는데, 황새 날개다듬기를 해두었기 때문에 황새가 날지는 못하여 방사장을 빠져나갈 염려는 없다고 한다. 


어릴 때 대구 금호강에는 많은 물새들이 보였는데, 어른들은 그걸 보고 황새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아마 대부분은 두루미로서 황새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1960년대 당시부터 무척 귀하였던 황새가 그렇게 많이 금호강에 날아들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 두루미 종류의 새를 그냥 황새라 불렀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 나도 이것이 황새를 최초로 본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황새공원은 아마 두 가지 기능을 하는 것 같다. 황새라는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업무와 함께 시민들에게 황새를 테마로 한 여러 볼 것과 문화체험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황새공원에서는 몇 년 전부터 매년 번식시킨 황새들을 자연 방사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는 생태계 보전의 기능은 어느 정도 수행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관광과 문화체험이라는 측면에서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19 때문인지 문화관 등 관련시설은 거의 업무를 멈춘 것 같고, 또 관람객의 관심을 끌만한 볼거리도 그다지 없다. 전체적으로 성공한 시설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굳이 평점을 주라면 별 2개 정도...


다음은 대련사(大蓮寺)로 갔다. 황새공원에서 예당호 방면으로 가면 예당호 끝자락이 나오는데, 대련사는 그 옆에 있는 봉수산 산 속에 위치하고 있다. 자동차로 좁은 길을 올라간다. 도중에 자동차와 마주치면 서로 비켜가기 어려울 정도의 좁은 산길이다. 1킬로 정도를 계속 올라가니 포장된 넓은 공터가 나오고 그 위에 대련사가 서 있다. 차에서 내리니 먼저 절 위에 큰 느티나무 두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뎌왔을지 모를 두 그루의 큰 느티나무는 정말 볼 만하였다. 나무가 드리우는 넓은 그늘은 유월의 더위를 씻은 듯이 날려준다. 


대련사는 조그마한 절이었다. 절집이라고는 대웅전과 스님들이 거주하는 작은 건물 둘 밖에 없었는데, 건물대웅전 문도 잠겨있고 스님들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절 마당이 깨끗이 청소되어있는 걸로 봐서는 사람이 없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아마 잠시 절을 비워둔 것 같다. 절은 무척 소박하였다. 화려한 큰 절보다는 이런 작고 소박한 절이 더 마음에 끌린다. 백제시대에 처음 지어진 절이라고 하는데, 오래된 역사에 비해서는 절이 참 수수하고 소박하다. 

예당관광지로 갔다. 예당관광지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출렁다리이다. 출렁다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해야 한다. 출렁다리는 현수교 형식의 도보 다리로서, 길이는 400미터 정도이다. 출렁다리는 밤경치가 멋지다고 한다. 시계를 보니 4시 정도, 어둡기를 기다리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어두워지면 다리에 현란한 조명이 켜지고, 다리 옆 물 위에서는 음악분수가 물을 뿜는다고 한다. 출렁다리의 밤 풍경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오늘은 일단 지금 건너보기로 하였다. 


출렁다리로 호수위를 건너가니 저수지 옆으로 놓여진 나무로 만든 산책로로 연결된다. 지난번 서해 섬여행에서도 여러번 경험해보았지만, 이러한 수상 산책로는 참 걷기에 편하고, 또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기도 좋다. 산책로를 계속 걸어 나가니 예당호 댐이 나온다. 시원한 호수 바람이 불어오는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사진도 찍고 경치도 즐기며 예당호의 자연을 즐겼다. 산책로와 출렁다리를 건너 돌아 나오니, 주차장 옆 언덕에 조그만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를 오르니 출렁다리의 경치와 멀리 예당호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예산장을 들려보기로 했다. 예산읍에는 전통시장이 <역전시장>과 <예산상설시장> 두 곳이 있는 것 같다. 마침 예산상설시장은 오늘이 5일장 장날이다. 상설시장의 넓은 공터에는 많은 상인들이 난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미 오후 6시가 가까워 오다보니 파장 분위기이다. 이리저리 시장구경을 하다보니 번데기를 파는 곳이 있다. 삶지 않는 번데기 1킬로에 5천원이라 한다. 1킬로를 사니 덤을 듬뿍 얹어준다. 바지락 조개 2킬로, 멍게 1.5킬로를 샀다. 서해바다가 가까워서 그런지 활어와 해물을 파는 곳이 많다. 값도 싸다. 


다음엔 집에서 늦게 출발하여 예당호의 밤경치를 즐기도록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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