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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16. 2023

영화:브레스트 요새(The Brest Fortress)

독소전쟁의 시발점이 된 전쟁에서의 소련군들의 영웅적 항쟁

■ 역사적 배경


제2차 세계 대전에 있었던 “독소전쟁”, 즉 독일과 소련의 전쟁은 인류 역사상 단일 전쟁으로서는 최대규모의 전쟁이다. 인류 역사이래 규모면에서 컸던 상위 10개 전투 가운데 7개가 독소전쟁에서 일어난 전투였는데, 특히 상위 5개 전투는 모두 독소전쟁의 전투가 차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많은 군인들이 독소전쟁에 동원되었으며, 사상자의 비중도 이 전쟁이 가장 높다. 이 전쟁에서 소련은 3천만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하였고, 독일 또한 거의 천만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하였다. 소련은 민간인을 합쳐 약 2,700만명, 독일은 1,100만명의 인력 손실이 있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은 전쟁영화에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2차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는 수없이 많이 제작되었다. 독일 지역에서의 전투, 프랑스 지역에서의 전투, 그리고 동유럽 지역에서의 전투, 멀리는 북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전투 등을 소재로 한 수많은 영화에서 미군과 영국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들이 악의 축인 독일군을 사정없이 무찌르는 영화를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보아왔다. 그러나 이들 전투들도 그 규모가 적지 않았지만, 2차대전의 진정한 전투는 동부전선, 즉 독일과 소련의 전투에 있었다. 규모로 볼 때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는 독서 전쟁의 전투와 비교한다면 상대도 안된다. 그렇지만 2차대전후 곧바로 냉전체제로 돌입하여 소련의 영화는 우리에게 소개되지 못하였으므로,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소개된 대부분의 전투는 “영미 v. 독일” 전투였던 것이다.

독소전쟁

독소전쟁은 참혹하기도 이를데 없었다. 독일군은 이 전쟁을 인종청소처럼 인식하는 듯하였다. 소련군들의 피해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소련 민간인들의 독일군에게 닥치는대로 살해당하고, 여자들은 강간당하였다. 2차대전 중에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모두 약 5천만명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2,700만명 정도가 소련인이었다고 한다. 어떤 학자는 만약 소련군이 자신들이 당했던 고통의 1/10 정도만 독일에게 보복했더라도 독일인은 지상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당초 독일과 소련은 동맹관계에 있었다. 그랬던 것이 독일은 이 동맹을 일방적으로 깨고 1941년 소련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고 전격적으로 소련으로 침공해들어감으로써 독소전쟁이 시작되었다. 독소전쟁이 발발하고 난 뒤 첫 전투가 바로 “브레스트 요새 전투”이다. 브레스트 요새는 현재의 벨라로스 지역에 위치하고 있던 요새로서, 19세기에 건설되었는데 강을 낀 3개의 성채로 이루어져 있다.

브레스트 요새
브래스트 요새 방어전을 소재로 한 그림


■ 개요


영화 <브레스트 요새>(The Brest Fortress)는 독소전쟁에 있어서의 “브래스트 요새 전투”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서, 2010년 러시아에서 제작되었다. 나는 그동안 러시아(소련 포함)가 제작한 몇편의 전쟁 영화를 감상한 적이 있는데, 이 영화가 가장 감동적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군악대의 소년병의 눈을 통해 본 브래스트 요새 전투의 참혹성과 외적에 대항하여 목숨을 걸고 싸우는 소련군의 조국애를 그리고 있다.   


■ 줄거리


아키모프는 13살의 어린 소년병으로서, 군악대에 속해있다. 그의 형 역시 소련군 초급장교이다.


1941년 6월 22일 새벽 갑자기 나타난 독일군 폭격기들은 브래스트 요새에 대해 대대적으로 폭격을 시작한다. 요새의 성채를 비롯한 건물들은 파괴되고, 군인들은 물론 민간인들도 수없이 죽어나간다. 폭격이 끝나자 2만 명의 독일군들이 요새를 향해 진격해온다. 요새에는 8,000명의 소련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이 있다. 요새는 3개의 성채로 이루어져 있는데, 독일군들은 3면에서 공격해온다.

요새의 지휘부는 긴급 작전회의를 연다. 소련군이 보유한 무기는 빈약하기 짝이 없지만, 그들은 결사적으로 항전할 것을 결의한다. 요새의 최고 지휘관은 요새를 3개의 거점으로 나누어 고급장교들에게 각 거점의 방어를 지휘하도록 하였다.


1번대는 주력이 유대계의 퍼민 대령이 지휘하는 호르무스크 문의 부대로서, 무선, 기관총을 보유하고 있으며, 병력수도 가장 많다. 뒤에 야전병원에 근무하던 군의관도 이 부대에 합류한다. 이 부대의 주된 임무는 호르무스크 문 앞에 있는 다리를 방어하는 일이다. 2번대는 코프린스크 지구의 병사를 모아 동쪽 요새에 진을 치도록 하며 가프리로프 소령이 이끈다. 이 부대는 사기도 높고 대위도 2명이나 있지만, 무기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벌판과 같은 코프린스크 지구에서의 대전차 전이 주된 임무이다. 3번대는 제9 국경수비연대의 키제와토프 중위의 부대로서, 시터데르에서의 전투가 주된 임무이다. 소련군의 방어진영은 이렇게 구축되었다.

전투 첫째날, 카르리로프 소령이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을 집합시키려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이때 어린 소년병 아키모프는 자신이 늘 가지고 다니는 트럼펫을 멋지게 불어 병사들이 대오를 갖추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키모프는 그후 집에 돌아가다가 독일군에게 살해당할뻔 한다. 전투는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번째 날인 6월 23일, 전날에 이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아키모프는 항복하는 병사들에 섞여 키제와토프 중위의 부대로 숨어들어 간다. 그곳에서 친구인 안냐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찾으로 다니다가 1번대인 퍼민 대령이 이끄는 부대에 섞여 들어간다.


세 번째 날인 24일은 아키모프가 가장 큰 활약을 한 날이다. 퍼민 대령은 이날밤 총공격 계획을 세우는데, 이 사실을 다른 부대에게도 알려야 한다. 누구를 전령으로 보내야 할까 고심하고 있는데, 아키모프가 자신이 다른 부대에게 작전을 전달해주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퍼민 대령은 아이에게는 너무나 위험한 일리아려 거절하는데, 아키모프는 몰래 빠져나온다. 밖으로 나오자 독일 항공기의 격렬한 공습이 시작된다. 공습으로 죽어가는 전령으로부터 임무를 대행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전달하러 가는데 도중에 안냐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가면서 독일군 1명을 사살하고, 밤이 되자 어둠을 틈타 강을 건너 카르리로프 소령에게 통신문을 전달한다.  

아키모프의 활약으로 소련군의 3부대 모두에게 그날 밤의 작전계획이 전달되었다. 25일 밤 2시에 소련군 세 부대는 일제히 공격을 가하지만 모두 패배한다. 독일군의 항복권고 방송이 흐르는 가운데, 키제와토프 중위는 자신의 부대 지하에 숨어있든 가족 및 여자들 전원에게 항복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때 그곳에 아키모프와 안냐가 나타난다. 안냐는 키제와토프 중위의 딸이다. 중위는 죽었다고 포기하고 있던 딸이 살아오자, 뜨겁게 안아주고는 아키모프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고 맡긴다.  


26일에는 항복하지 않은 병사들에 대하여 독일군의 무자비한 폭격이 시작되고, 전차와 화염방사기에 의한 소탕작전이 시작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각 부대는 스스로 해체한다. 키제와토프 중위가 죽어가고 있을 때 도망쳐 돌아온 아키모프가 나타난다. 아키모프은 중위로부터 연대 깃발을 받고 다시 탈출한다.


장면은 바뀌어 현대. 브레스트 요새 기념탑 아래서 한 노인이 손자에게 브레스트 요새 전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 노인은 바로 살아남은 소년병 아키모프였다. 손자는 당시의 그의 나이와 같은 13살이다.

■ 이후의 이야기


영화는 여기에서 끝났지만 브레스트 전투는 한 달동안 계속된 후 소련군의 패배로 끝난다. 살아남은 병사 중 약 600명은 항복한다. 그렇지만 지휘관들을 비롯한 몇몇 병사들은 마지막까지 죽음으로서 요새를 지키다가 요새와 함께 죽는다. 지금도 요새의 지하실 벽에는 적에게 항복할 수 없고 마지막까지 조국을 위해서 싸우다 죽겠다고 새겨진 글씨들이 남아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몇몇 지휘관은 소련 정부로부터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죽어간 영웅들이라 하여 최고 훈장을 받기도 하였으나, 어떤 지휘관은 전투에 패한 책임을 물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이들도 모두 전쟁영웅으로 재평가되어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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