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의 설원에서 핀 남녀의 사랑
얼마전 이 블로그에서 프랑스 영화 <남과 여>(Un homme et une femme)를 소개한 바 있다. 아이들 기숙학교를 방문하여 서로 만난 중년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같은 제목의 한국영화가 있길래 감상하였다. 영화 <남과 여>는 2016년에 제작되었다. 프랑스 영화 <남과 여>는 독신 남녀의 사랑 이야기인데 비해 한국 영화 <남과 여>는 배우자가 있는 남녀 사이의 사랑, 즉 불륜 관계이다.
서구 여러나라들 가운데 전통적으로 프랑스는 성에 관한 한 아주 개방적인 나라에 속한다. 그런데 두 개의 <남과 여> 영화를 보면, 비록 제작연도에 약 50년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영화가 훨씬 적극적이다. 프랑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계속 만나면서 서로 사랑을 확인한 후에 육체적 관계를 가지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만난지 몇시간 지나지 않아 바로 골인한다. 프랑스 영화 <남과 여>(Un homme et une femme)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3153370897
영화 <남과 여>는 2016년에 제작되었는데, 전도연과 공유가 주인공으로 출연하였다. 주인공인 두 남녀가 아이들 학교를 통해 만났다는 점에서는 프랑스 영화 <남과 여>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이후 이야기의 전개는 전혀 다르다.
상민(전도연 분)은 자폐증을 가진 아들을 두고 있는데, 핀란드에서 학교에 보내고 있다. 어느날 학교에서 아이들을 단체로 캠프로 보내는데, 상민은 아무래도 아들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 선생에게 자신도 따라가겠다고 매달리지만, 선생은 아이들의 보호는 자신들이 할 일이며,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캠프에서 지내는 것도 공부라면서 상민이 따라오는 것을 거부한다.
상민이 할 수 없이 돌아서려는데, 한국인 남자 기흥(공유 분)이 그녀에게 다가와서 자신의 차로 캠프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상민이 기흥의 차를 타고 캠프로 가는 버스를 따라갔지만, 역시 캠프까지 따라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기흥이 캠프 가까이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지만, 상민은 그만 되었다면서 거절한다. 두 사람 앞에 멀리 설원에 오두막집이 보인다. 둘은 그리고 가서 관계를 가진다. 그리고는 둘은 이름도 주고받지 않은채 헤어졌다.
몇 달이 지났다. 어느날 상민에게 기흥이 찾아왔다. 기흥은 극한 상황에 처해있다. 아내와 딸이 모두 우울증이다. 그래서 딸을 핀란드의 장애인 학교에 보낸 것이었다. 부인도 우울증으로 인해 감정의 기복이 심하며, 한때는 자살 기도까지 한 적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상민을 만났고, 그리고 상민을 잊지 못해 이렇게 찾아온 것이었다.
기흥은 상민과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상민은 출장을 가는 길인데 기차시간이 다되었다고 한다. 결국 기흥은 상민과 함께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간다. 이것을 시작으로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진다. 그렇지만 기흥과 상민 둘 다 가족이 있는 몸이다. 그들이 사랑이 맺어질 수 없다는 것은 둘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둘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