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같은 학폭 가해자들과 이들을 감싸는 부모들의 추악한 모습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제목만 보고도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다. 이 영화는 2022년에 제작된 작품으로서, 실화를 소재로 하였다고 하는데 실제의 어떤 사건인지는 모르겠다.
이 영화는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생의 자살사건을 중심으로 가해학생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아들을 보호하려는 학부모의 집착과 사건을 은폐하려는 학교 측의 음모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아무리 영화라고는 하지만 가해 아이들의 어떻게 인간으로서 저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아이가 아니라 악마 바로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자기 자식들이라고 감싸고도는 부모들 또한 또 다른 의미의 악마였다.
이 영화를 보며 얼마 전 사회문제가 되었던 “정순신 아들 학폭사건”, “이동관 아들 학폭사건” 등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들의 아들이 친구들에게 가했던 폭력도 악랄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사실을 은폐하고 오히려 피해자들을 협박한 정순신이나 이동관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학부모들과 조금도 다름없는 인간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명문 중학교라 평가받고 있는 한음 국제중학교의 학생 김건우가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된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김건우는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남겼다. 그 4명은 큰 병원의 이사장의 아들 ‘도윤재’, 전직 경찰청장의 손자인 ‘박규범’, 한음 국제중학교 교사의 아들 ‘정이든’, 그리고, 변호사 ‘강호창’(설경구 분)의 아들 ‘강한결’이었다.
이들 4명이 건우에게 가한 폭력은 어른들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하기 그지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런 자신들의 폭력 때문에 자살 기도를 하였고, 그 결과 지금도 혼수상태에 있는 친구를 비웃고 조롱하며, 조금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악마 바로 그 자체이다.
학교에서는 이 사실을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의 단순 자살 사건으로 덮으려 한다. 그런데 그 편지가 이 학교의 기간제 교사인 송정욱에게 들어갔다. 송정욱은 편지를 읽고 이 사건의 내막을 모두 알았다. 김건우가 편지에 적인 4명의 친구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자살을 기도한 것이다. 송정욱은 이 사실을 교장선생에게 알림과 동시에 이 사건을 경찰에 알려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교장은 이 사건을 은폐하기로 마음먹고 송정욱에게 편지를 자신이 보관하겠다고 하며 편지를 받는다.
교장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송정욱을 회유한다. 그렇지만 송정욱이 그 회유에 굴복하지 않자 경찰에게 오히려 그녀가 사건을 미끼로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고 덮어씌운다.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재력을 이용하여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 그러나 송정욱의 탄원으로 사건은 이제 은폐하기는 너무나 커졌다. 그래서 이들은 4명의 학생 가운데 하나인 강한결을 가해학생으로 몰려고 작당을 한다. 변호사인 강호창(설경구 분)은 가해학생 부모들끼리 작당하여 이 사건을 은폐하려 하였는데, 한 순간에 갑자기 나머지 3명이 자신의 아들 한결만을 가해자로 덮어씌우고 빠져나가 버렸다. 한결만이 가해자로 처벌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가운데 혼수상태에 있던 건우가 결국 사망하였다. 이제 피해자의 증언도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강한결이 혼자사 피해자가 되었고, 강호창은 자신의 아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는 것을 알았다.
강호창은 혼자서 사건을 조사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그는 병원 이사장의 아들인 도윤재가 학폭의 두목 격이라는 사실과, 자신의 아들 한결도 이전에는 건우와 함께 학폭의 피해자였다가 이번에는 도윤재의 강요에 어쩔 수 없이 건우에 대한 폭력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건우와 한결은 이전엔 서로 친한 사이로서, 함께 도윤재 등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최근에 와서 한결이 도윤재의 패거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러자 나머지 3명과 그들의 부모가 너무나 완벽하게 입을 맞추었으므로 한결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재판에서도 한결의 유죄가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호창은 아들의 결백을 밝히기 위하여 사건을 면밀히 조사한다. 그러던 중 호수 가에 있는 슈퍼의 주인부부를 통해 한결이 범인이 아니라는 심증을 굳힌다. 그렇지만 이들 뒷받침할 확증이 없다. 그래서 강호창은 재판정에서 나머지 3명과 그 부모를 유도신문하여 스스로 죄의 증거를 털어놓도록 한다. 결국 재판에서 강한결은 무죄로 풀려나고 나머지 3명은 체포된다.
모든 것이 끝난 후 강호창은 자신을 도와준 슈퍼 부부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간다. 그는 부부와 그날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낀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아들이 그날 밤에 날린 드론에 찍힌 동영상을 확인한다. 동영상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그날밤 호수 가에서 한 결과 건우가 싸우다가 한결이 건우를 호수에 밀어 넣은 것이었다. 건우를 죽인 것은 바로 자신의 아들이었다. 강호창은 드론을 들고 조용히 집을 나선다. 그리고는 드론을 강에다 버려 버린다. 이로서 자신의 아들의 살인은 완벽히 감춰졌다.
아무래도 영화는 현실을 더욱 과장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야만 극적 재미가 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현실과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현실이 영화보다 더욱 비참하고 악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