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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15. 2023

영화: 알 포인트

베트남 전쟁 중 수색대가 마주친 “귀신 이야기”

■ 개요


<알 포인트>는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전쟁영화라 짐작하고 감상하였는데, 영화 중간쯤에 들어서야 전쟁영화가 아니라 공포영화란 걸 알아차렸다. 우리나라 공포영화라면 대개 외딴 주택이나 병원, 폐가를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전쟁터를 무대로 한 공포영화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하였던 공포영화 장르이다. 이 영화는 2004년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베트남 전쟁 중에 치열한 전쟁터를 무대로 약간의 “시간의 뒤틀림” 요소를 가미한 귀신물이다. 우리나라 전통의 공포영화는 거의 귀신영화인데, 이 영화 역시 그 전통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 같다. 그러나 통속적인 귀신 영화이면서 “전쟁터”란 무대와 “시간의 뒤틀림” 요소를 가미하였다는 의미에서는 그런대로 신선한 공포영화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베트남전이 끝나갈 무렵 전원 전멸했다고 판단되는 부대원들로부터 연이은 구조요청 무전이 들어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작전에 출동한 부대 구출작전에 나선 부대원들이 겪게 되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그리고 있다.   


■ 줄거리


베트남 전쟁은 점점 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베트콩의 습격을 받아 200명의 부대원 가운데 혼자만 살아남은 최태인 중위는 매일매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날 부대 지휘부로부터의 호출에 따라 불려 간 최태인 중위는 적지에 고립된 아군 낙오병들을 구출해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상관의 설명에 따르면 6개월 전 로미오 포인트(R-포인트)로 수색차 나갔던 병사들이 행방불명이 되었는데, 며칠 전부터 그들로부터 계속 구조요청 무전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최태인 중위는 그 임무가 내키지 않았지만, 지휘부의 강압에 따라 할 수 없이 수락한다. 최태인 중위는 함께 출동할 병사들을 선발하려는데, 아무도 이에 지원하려 하지 않는다. 지원 병사들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는 겨우 8명의 병사를 선발하여 김태인 중위와 합해 모두 9명의 수색대가 임무를 위해 알포인트로 출동한다. 


보트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 알포인트 인근에 도착하여 배에서 내린다. 그런데 9명이어야 할 대원이 어느 사이엔가 10명으로 늘어나있다. 병사들은 수색작전에 돌입하면서 공포에 떨지만, 최태인 중위의 침착한 지휘와 역전의 용사인 진창록 중사의 결단성 있는 태도에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면서 알포인트로 향해 행군한다. 도중에 “손에 피를 묻힌 자 돌아갈 수 없다”라는 한자 글자가 쓰인 검은 비석을 발견한다. 얼마 후 그들은 적병으로부터 기습을 받는다. 곧바로 반격에 들어선 그들은 적병을 사살하는데, 적 병은 두 명이었다. 노인 병사는 죽었고, 젊은 여자 병사는 중상을 입고 죽어가면서 수색대에게 저주의 말을 중얼거린다. 여자를 죽이고 가자고 하였지만, 누구도 선뜻 총을 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죽어가는 여자를 그냥 두고 수색대는 자리를 떠난다.  

알포인트에 도착하자 그들은 폐허가 된 콘크리트 건물을 발견한다. 이전에 아마 미군이나 프랑스 군이 사용했던 군사본부인 듯한 건물이다. 수색대는 이곳을 임시 본부로 사용하기로 한다. 얼마뒤 몇 명의 미군이 이곳을 찾아온다. 건장하게 생긴 이들 미군들은 임무를 위해 나왔다고 하면서 몇 가지 일을 한 후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수색대원들에게 며칠 동안이나 살아있으려나 라는 수상한 말을 남기고는 건물을 떠난다.  


수색대는 김태인 중위와 진창록 중사를 각각 리더로 하는 두 팀으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수색활동을 시작한다. 수색을 떠난 후 얼마되지 않아 그들은 몇 구의 시체를 발견한다. 확인해 보니 바로 어젯저녁 자신들과 만났던 미군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시체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심각할 정도로 부패되어 있었다. 대원들은 공포에 떨면서도 수색활동을 계속한다. 무전에는 계속 알 수 없는 구조 요청 신호가 연이어 들려온다. 그러는 가운데 대원들은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한 명씩 죽어나간다. 


그들이 다시 본부로 사용하는 건물로 돌아왔을 때는 생존자는 이제 몇 명 남지 않았다. 수색에서 죽어갔던 전우들은 무엇인가에 홀린 듯한 상태, 무엇이 빙의된 듯한 상태에서 죽어갔다. 본부에 돌아온 생존자들도 이미 서로를 의심하게 되었다. 누가 귀신에게 빙의되어 자신을 죽이려 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김태인 중위와 진창록 중사가 차례차례 귀신에게 빙의되어 서로 쏘아 죽인다. 결국 남은 사람은 장 병장 한 사람. 그는 얼마 뒤에 혼자 구조되어 부대로 돌아온다.

 


■ 약간의 감상평


위에서 영화 <알포인트>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였지만, 이것은 나의 생각일 뿐이고, 감상자 각자가 받아들이는 내용도 이와 다를 수 있다. 사실 나 조차도 위의 이야기가 얼마나 제대로 된 설명인지 자신이 없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에는 대다수의 감상자가 동의하겠지만, 구체적인 하나하나의 요소에 들어간다면 감상자들의 의견을 갈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감독은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는 관객에게 불친절한 영화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김태인 중위가 귀신에게 빙의된 것은 언제인가? 처음부터 빙의되었나, 아니면 영화 끝 장면에서 빙의되었다, 수색대원에게 빙의된 귀신은 누구의 귀신인가? 수색대를 찾아왔던 미군들이 이미 오래전에 죽었던 사람들이라면, 수색대원들은 집단으로 귀신에게 홀린 것이었는가, 아니면 미군들이 귀신이 되어서 실제로 그들을 찾아왔는다... 등등 하나하나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그러나 재미로 본 영화에 대해 이렇게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데, 나는 공포영화를 싫어해서 그런지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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