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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17. 2023

영화: 앙상블

전주를 무대로 한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

■ 개요


영화 <앙상블>은 전주의 한 극단을 중심으로 세 쌍의 남녀가 벌이는 사랑이야기이다. 전주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밝은 화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마음을 가볍게 한다. 이 영화는 2020년에 개봉되었다. 


나는 전주 한옥마을에 여러 차례 가 본 적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은 전통 한옥마을이 아니라 현대화된 아주 상업적인 공간이다. 그런 만큼 차분하면서도 고즈넉하게 느껴지는 전통 한옥마을과 비교한다면 이곳은 화려하고 좀 시끌벅적하다. 전통 한옥마을이 우리에게 주는 고풍스러운 느낌이 있다면 이곳의 화려하고도 발랄한 분위기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 줄거리  


전주의 한옥마을 인근 음식점에서 방금 연습을 마친 극단의 멤버들이 들이닥쳐 푸짐한 음식과 술을 앞에 두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각자 자신의 직업을 따로 가진 멤버들이 이렇게 저녁시간에 모여 공연 연습을 한 후 함께 회식자리를 갖는 것이다. 특히 연출자 영로의 인기가 좋다. 멤버들은 영로의 주위에 몰려 서로 술을 권하면서 왁자지껄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영로는 잠시 자리를 빠져나와 담배를 한 대 피운다. 곧 조연출자인 세영이 다가가 그에게 살갑게 대한다. 


영로는 40대 초중반, 세영은 20대 중반 정도의 나이로 보인다. 세영은 영로를 사랑하고 있다. 영로는 이혼남인지 총각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세영의 사랑이 부담스럽다. 자신도 세영을 좋아하는 건 틀림없지만, 자신에게 젊고 아름다운 세영은 너무나 과분한 것 같고, 또 세영의 앞날을 망치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기도 한다. 


만식은 극단의 선임 배우이다.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고 연극을 사랑하지만, 배우란 직업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는다. 그의 아내 혜영은 연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이해하려고는 하지만 생활이 너무나 고달프다. 혜영은 만식이 생활에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원하지만, 그는 전혀 그런 낌새도 보이지 않는다. 혜영은 결국 만식과 이혼하기로 결심하고, 만식에게 그 뜻을 통보한다. 만식도 어쩔 수 없이 혜영의 뜻에 동의한다. 그들은 다음날 법원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공연팀의 막내인 주용은 길거리 음악가인 민우와 사귀고 있다. 민우는 일정한 직업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자신의 처지로 주용과 사귀는 것이 부담스럽다. 어느 날 밤 주용을 만나러 그녀의 집 근처에 갔던 민우는 다른 남자가 운전하는 자동차에서 내리는 주용을 발견하고는 말없이 돌아서 온다. 


이렇게 3쌍의 남녀가 각자의 고민을 안고 지내는 가운데 극단의 연습은 착착 진행되어 마침내 공연날이 다가온다. 첫 공연을 한 날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세 커플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새로운 사랑을 다짐한다. 


■ 약간의 느낌


한 극단을 중심으로 세 개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담담한 사랑의 이야기이다. 이런 가벼운 이야기가 화려한 전주 한옥촌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밝아서 좋다. 이야기의 내용도 밝고, 영화 화면도 밝다. 요즘 영화는 대부분 화면이 매우 어둡다. 어두운 화면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지만, 밝은 화면을 보면 마음이 들뜬다. 가벼운 사랑 이야기도 좋지만 화면도 마음을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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