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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19. 2023

영화: 옥자

산골 소녀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슈퍼 돼지의 우정

■ 개요


<옥자>는 유전공학을 통해 태어난 슈퍼 돼지 “옥자”와 소녀 미자와의 우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로서 2017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제작사는 미국 영화사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국 소녀인 “미자”이지만 미국인 배우도 많이 출연하고 있는 만큼 한미 합작 영화라 볼 수 있다. 


미자는 강원도의 깊은 산골에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함께 매일매일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사실 옥자는 미국의 미란다 코퍼레이션이라는 육류회사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낸 돼지였다. 미란다 사는 옥자를 미국으로 데려가 도축하여 판매하려 하는데, 미자가 미국까지 가서 옥자를 구해내 온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 스토리


강원도 깊은 산골 계곡 위에서 한 소녀가 이상하게 생긴 동물과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 동물은 길이가 5-7미터는 되어 보이고, 높이도 3-4미터는 됨직한데, 마치 뚱뚱한 하마처럼 생긴 동물이다. 알고 보니 이 짐승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슈퍼 돼지로서, “옥자”라는 이름을 가졌다. 옥자와 함께 노는 소녀는 13살의 “미자”로서 할아버지와 함께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옥자는 덩치가 클 뿐만 아니라 절벽에서 떨어지려는 미자를 재치 있게 구해주는 등 머리도 영리하다. 

어느 날 미자가 집에 오니 할아버지는 이제 옥자를 보내야 할 때가 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곧 옥자의 주인이 와서 옥자를 찾아갈 것이라고 한다. 미자는 옥자는 우리가 산 것이 아니냐고 되묻자, 할아버지는 옥자는 우리가 맡아 키운 것뿐이라고 하면서 그동안 키운 대가로 받았다는 조그만 금덩이를 내어놓는다. 미자는 금이고 뭐고 다 싫다며 다시 옥자를 데려 오라고 울음을 터트린다. 


그동안 미자가 모르고 있었던 옥자에 대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미란다 코퍼레이션이라는 미국의 대형 육류회사가 새롭게 대량의 돈육을 생산할 목적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무게가 보통 돼지의 수십 배는 되어 보이는 슈퍼 돼지를 개발하였다. 새로 탄생시킨 28마리의 슈퍼 돼지를 맡아서 키울 축산 농가를 각국에서 선발하여 10년 동안 기르게 한 후, 가장 우수한 돼지를 선발하는 콘테스트를 열어 거기서 우승한 돼지를 세계 각국에다 홍보함으로써 자사의 이익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미자의 할아버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축산 농가로 선발되어 미자를 맡아 키우게 된 것이다. 


옥자를 데려갈 트럭이 왔다. 옥자를 실은 트럭은 헤어지기 싫다는 미자의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서울로 떠난다. 미자는 만류하는 할아버지 손을 뿌리치고 미자를 되찾기 위해 서울로 떠난다. 미자가 미란다 오퍼레이션 한국 지사를 찾아가지만, 직원들은 미자를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문을 깨트리고 뛰어 들어간 미자의 눈에 옥자를 태운 트럭이 보이고, 미자는 트럭을 놓치지 않으려고 트럭에 매달린다. 

이때 다른 트럭이 옥자가 매달린 트럭으로 접근하더니 그 속에서 여러 명의 외국인들이 뛰쳐나온다. 그들은 옥자가 탄 트럭에 올라타 옥자를 묶고 있던 사슬을 모두 풀어버린다. 이들은 동물해방전선(ALF)이라는 단체의 회원들이었는데, 그들은 학대당하는 동물들을 해방시키는 위한 행동을 하고 있다. 


ALF의 도움으로 미자는 옥자를 해방시켰다. 풀려난 옥자는 서울 시내를 헤집고 다닌다. 미자와 ALF 단원들은 옥자를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이렇게 해서 옥자의 탈출 작전은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결국은 미란다 코퍼레이션의 직원들에게 다시 잡혀 버린다. 


슈퍼 돼지 선발 콘테스트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옥자는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다. 옥자는 이제 미란다 코퍼레이션을 광고할 대표 돼지가 된 것이다. 미란다 코퍼레이션은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옥자를 본사로 데려간다. 서울에서 옥자를 되찾는데 실패한 미자는 옥자를 돌려받기 위해 미국으로 따라간다. 

미국에 간 미자는 ALF 대원들의 협력을 받아 미란다 코퍼레이션의 본사에 침입하는 데 성공한다. 여기서 미란다 코퍼레이션의 직원들과 일대 소동을 벌이지만, 옥자는 그곳에 없다. 알고 보니 옥자는 이미 식육 공장에 보내졌다. 미자는 식육공장으로 달려간다. 식육 공장에 위치한 거대한 돼지우리에는 몇천 마리도 넘어 보이는 수많은 슈퍼 돼지들이 갇혀 있다. 


옥자는 이미 도축장으로 끌려간 것 같다. 도축장으로 뛰어들어간 미자는 그곳에서도 도축을 기다리는 수많은 슈퍼돼지를 발견한다. 그러나 모두 비슷비슷하게 생긴 슈퍼돼지라 옥자가 어디 있는지 잘 찾을 수 없다. 그러다가 겨우 도축당하기 일보직전에 있는 옥자를 발견하고는 뛰어가 옥자를 구출한다. 옥자를 데리고 나오려는데 미란다 코퍼레이션의 간부들이 앞을 막고는 옥자를 데려갈 수 없다고 한다. 그러자 미자는 옥자를 사겠다고 하면서, 그때까지 간직하고 있던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금조각을 그들에게 던져준다. 금조각을 받은 미란다 코퍼레이션의 사장은 좋아라 하면서 옥자를 넘겨준다. 


이렇게 하여 무사히 옥자를 구출한 미자는 옥자를 데리고 귀국한다. 미자는 사랑하는 옥자와 함께 다시 강원도 산속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낼 것이다. 


■ 간단한 평


이 영화를 보면서 돼지도 아니고 하마도 아닌 상상 속의 동물처럼 생긴 거대한 옥자의 모습을 보고는 판타지 영화인가 생각하였다. 그렇다고 차츰 내용이 전개되면서 옥자라는 동물과 미자와의 우정을 그린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의 첫 부분은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환상적으로 흘러간다. 그러다가 1/3 정도를 넘기면서 이상하게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된다. 그러다가 후반부로 들어가게 되면 이야기는 갈팡질팡하여 말도 안 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봉준호 감독이라면 상당히 평가를 받는 감독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영화 후반부의 전개를 보면 그의 능력에 의심이 가기까지 한다. 


미자는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슈퍼 돼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모습도 돼지와 하마를 반쯤 섞어놓은 것 같다. 현실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다 보니 미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장면에 따라 미자의 크기가 들쭉날쭉하다. 어떨 때는 미자의 몸길이가 거의 10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의 웬만한 공룡크기로 보이기도 하다가는 또 어떨 때는 현실의 대형 돼지보다 조금 더 큰 정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미란다 코퍼레이션 본사로 끌려간 옥자가 도축장으로 끌려간 것도 말이 안 된다. 옥자는 대형 육류회사인 미란다 사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슈퍼 돼지 가운데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슈퍼 중의 슈퍼 돼지이다.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가진 회사 경영자라면 그런 옥자를 회사의 대표적인 홍보물로 이용하거나, 아니면 슈퍼 돼지를 더욱 개량한 모돈(母豚)으로 사용할 것이다. 예를 들면 세계에서 제일 좋은 소를 보유한 사람이 그 소를 도축하여 고기로 팔겠다는 것이 정상적인 판단이겠느냐는 것이다. 당연히 종우로 사용하여 두고두고 이익을 뽑아내려 할 것이다. 그런 옥자를 도축하려는 멍청이 회사 경영자는 없을 것이다. 


미자가 옥자를 끌고 나오다가 미란다 코퍼레이션 간부들에게 들키자, 금조각을 던져주고 옥자를 사려는데, 사장인 미란다는 좋아라 하며 이를 받아들인다. 이 장면도 말이 안 된다. 우선 미란다 코퍼레이션이라는 거대 회사의 간부가 정상적인 판매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자에게 금조각을 받고 좋아라 하며 옥자를 넘겨주는 것은 회사 운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금방 알 것이다. 


옥자가 넘겨준 금 조각은 많아봐야 몇 천불에 불과할 정도의 가치일 것이다. 그런데 옥자의 몸을 보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길이가 성인 남자의 2배는 된다. 적게 잡아 옥자가 몸무게 100킬로의 성인 남자가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체중은 800킬로가 나가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화면을 보면 미자는 코끼리보다도 더 크다. 아마 체중이 몇 톤을 될 것이다. 그러면 고깃값만 하더라도 몇천만 원은 훌쩍 넘어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은 금조각을 하나 받고 좋아라 하며 옥자를 넘겨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외에도 이 영화의 흠을 잡자면 끝이 없다. 최소한 이 영화에 한정해서 본다면 봉준호 감독의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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