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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24. 2023

영화: 웨딩드레스

시한부 생명을 살아가는 엄마가 딸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 개요


시한부 생명을 소재로 한 영화가 종종 나오지만, 대개는 연인들 혹은 부부 가운데 한쪽이 불치병에 걸린 경우이다. 미국영화 <러브 스토리>나 한국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파랑주의보>, 일본영화 <아내와 나의 1778개 이야기>가 모두 그런 영화이다. <웨딩드레스>도 시한부 생명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시한부 생명을 사는 엄마와 어린 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2010년에 제작되었다. 


■ 줄거리


서고은(송윤아 분)은 남편을 잃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소라와 함께 살고 있다. 소라는 아이답지 않게 상당히 쿨하다. 엄마가 뭐라 해도 또박또박 말대답을 하며 조금도 지지 않는다. 서고은은 선배가 운영하는 웨딩드레스 샵에서 일하는 일류 디자이너이다. 그녀는 사장이자 선배인 미자와 마치 자매와 같이 허물없는 사이이다.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와 고은이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를 사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고은은 팔 수 없다고 완강히 거절한다. 미자가 왜 팔지 않느냐고 따지니, 나중에 자신이 입을 것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믿을 수 없어 미자는 계속 따진다. 그러자 결국 고은은 나중에 딸 소라에게 입힐 것이라고 대답한다.  

소라는 발레학원에 다니고 있다. 소라는 발레를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소라를 따돌려 발레학원에 가는 것이 싫다. 소라는 발레 학원 근처에서 서성거리다가 발레 학원 옆에 있는 택견 도장에 우연히 들른다. 그러면서 택견도장의 사범과 점점 친해진다. 


소라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려는데 비가 심하게 쏟아진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들이 우산을 들고 와서 데려가는데, 소라는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오지 않는다. 소라는 그냥 비를 맞고 집으로 간다. 


서고은은 오빠 집에 자주 놀러 간다. 오빠는 그녀에게 아주 잘 대해주며, 올케와는 처녀시절부터 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올케 역시 그녀를 좋아하며, 소라를 마치 친딸처럼 대해주고 있다. 고은은 일이 있어 소라를 돌보기 어려울 때는 항상 소라를 오빠 집으로 보낸다. 소라도 외삼촌 부부를 엄마 아빠처럼, 그리고 사촌들과는 친남매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다. 

고은은 요즘 들어 자꾸 배가 아프다. 어떨 때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프다. 병원에 가 진단을 받으니 위암이라고 한다. 의사가 빨리 수술을 하자고 하지만 고은은 거부한다. 그때부터 고은의 건강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된다. 얼마 후 고은은 시한부 삶을 선고받는다. 고은은 소라를 혼자 두고 도저히 죽을 수 없다. 마지막 떠나는 날까지 소라에게 모든 것을 다해주고 싶다. 


이제 주위에서도 고은의 병에 대해 모두 알게 되었다. 어느 날 고은의 언니가 찾아온다. 언니는 형부가 사업이 안되어 캐나다로 이민 갈 계획이라고 한다. 소라를 함께 데리고 가고 싶다고 하면서 고은에게 생명보험이 얼마나 들어있느냐고 묻는다. 돈을 보고 소라를 데려가려 하는 그 속이 뻔히 보이는 말을 듣고 고은은 가슴이 무너진다. 그 이야기를 들은 고은의 올케는 다음날 고은의 언니를 찾아가 “네가 사람이냐”라고 질책한다.    


소라가 학교를 마치니 또 비가 온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가져온 우산을 함께 쓰고,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아픈 엄마가 올 수가 없다고 생각한 소라는 여니 때처럼 비를 맞으며 혼자 집에 가려는데 엄마가 노란 우산을 가지고 왔다. 소라는 엄마와 함께 우산을 쓰고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는 소라가 원하는 것을 모두 해주고 싶다. 소풍을 가는 소라에게 김밥도 싸고, 소라와 함께 놀러도 가고 싶다. 소라가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알고, 소라가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해준다. 


고은은 마지막으로 소라의 웨딩드레스를 완성하려고 한다. 고은도 웨딩드레스가 너무 입고 싶었다. 고은은 결혼식을 할 때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했다. 그냥 보통의 흰 원피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렸다. 그랬기에 너무나 소라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고 싶다. 소라는 엄마가 자신에게 만들어준 웨딩드레스를 엄마에게 입어보라고 한다. 그날 고은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리고 아빠 대신 꼬마 신랑의 차림을 한 소라와 결혼식을 올린다. 소라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엄마가 너무나 예쁘다. 


소라는 이 사연을 라디오 방송국에 보낸다. 병이 악화되어 고은이 병원으로 실려가고, 위험한 고비는 넘기지만, 시신경이 죽어간다. 고은은 점점 앞이 보이지 않는다. 소라가 학예회에서 발레 발표를 하는 날이 왔다. 엄마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소라의 발레를 느낀다. 


고은의 병은 이제 한계에 다달았다. 병실 침상에서 고은은 잠든 소라를 안고 누워있다.  그런데 갑자기 라디오 방송에서 소라가 보낸 편지 소리가 들려온다. 라디오에서는 소라가 그동안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절절이 흘러나온다. 그렇게 엄마는 소라의 편지 사연을 들으며 눈을 감는다. 

소라는 이제 혼자서 힘차게 살아간다. 비가 오는 날 소라는 노란 우산을 쓰고 혼자서 학교를 나온다. 엄마가 챙겨주지 않아도 이젠 모든 것을 혼자서 할 수 있다. 몇 년이 흘렀다. 소라도 이제 커서 숙녀가 되었다. 미자 이모의 웨딩드레스 샵 쇼윈도 앞에서 소라는 한 웨딩드레스를 쳐다보고 있다. 거기엔 <소라에게>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 소라는 미자 이모를 부르며 웨딩드레스 샵 안으로 들어가서는 엄마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웨딩드레스를 입어본다. 


■ 약간의 감상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나이가 들면서 웬만큼 슬픈 영화를 보더라도 눈물이 나지 않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눈물이 나고 목이 매였다. 고은과 소라 모녀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또 안타깝다. 


그런데 고은은 위암 진단을 받았을 때 왜 의사의 권고대로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요금 같으면 위암은 그다지 치명적인 병은 아니다. 의사 지시를 따르지 않고 진통제로 고통을 누르다가 결국 사랑하는 소라를 두고 떠나갔다. 의사의 권고를 들었으면 사랑하는 소라와 좀 더 오랫동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랬을까? 뭐, 영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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