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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2. 2023

영화: 춘몽

한 여자와 세 남자의 무심한 일상

● 개요


영화 <춘몽>은 중국에서 아버지를 찾아 한국으로 온 처녀와 그녀를 좋아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2016년에 제작되었다. 주인공 예리는 한국에서 아버지를 찾았지만, 아버지는 중풍으로 몸을 거의 거동하지 못하는 상태다. 예리는 그런 아버지를 모시고 “고향 주막”이라는 허름한 술집을 운영하면서 살아간다. 아버지가 건물주이지만 머리가 약간 모자란 노총각, 막노동을 하는 중년 남자 그리고 탈북민 노동자 이 세 친구는 우리 사회의 밑바닥을 살아가면서 예리를 여신처럼 떠받들며 산다. 이 영화는 한 여자와 그녀를 좋아하는 별 볼일 없는 세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실명을 그대로 극 중 주인공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 줄거리


거리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서울시 수색의 어느 허름한 주택가. 한예리는 중풍으로 거동조차 불가능한 아버지를 모시고 고향 주막이라는 술집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말이 술집이지, 그냥 천막 같은 곳에서 맥주나 소주를 파는 그런 집이다. 예리의 아버지는 사업차 중국에 왔다가 조선족 여자와 살림을 차려 예리를 낳은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 소식이 없는 아버지를 찾으러 예리는 혈혈단신 한국으로 왔으나, 아버지는 거동은 물론 말조차 제대로 못 하는 중증의 중풍이다.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 없이 버림받은 아버지를 예리가 모시고 살아간다. 

예리를 마치 여신처럼 떠받드는 세명의 동네 건달이 있다. 익준은 한 때 주먹세계에서 한 가닥 했다고 한다. 주먹세계 건달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협박 공갈하여 돈을 뜯어먹고 사는 족속들인데, 익준은 사람들에게 겁을 주다가도 스스로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는 바람에 건달 실격 딱지를 받고 빈둥거리며 지내고 있다. 정범은 얼굴은 좀 험상궂게 생겼으나, 남에게 어려운 말을 못 한다. 밀린 월급도 못 받고 회사에서 쫓겨난 그는 사장에게 돈을 달라는 말은 못 하고, 회사 앞에서 퇴근하는 사장 차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절을 할 뿐이다. 종빈은 건물주의 아들이지만, 머리가 약간 모자란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어려운 일을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선다.    


영화는 예리를 중심으로 그를 좋아하는 세 남자의 의미 없어 보이는 일상생활의 연속이다. 예리로서는 아버지가 자신을 구속하는 큰 짐이다. 아버지가 살아있는 한 예리는 이 무미건조하고 답답한 생활에서 헤어나갈 수 없다. 답답한 마음에서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이냐고 점을 보지만, 점쟁이는 “아버지는 오래 살아”라는 대답만 들려줄 뿐이다. 

어느 날 아버지를 태우고 언덕길에 세워둔 휠체어가 갑자기 비탈길 아래로 굴러간다. 그러나 건달 삼총사가 온 힘을 다해 휠체어를 멈춰 아무 일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어느 날 고향 주막에 예리를 좋아하는 듯 보이는 어떤 청년이 찾아온다. 새로운 사건이 전개될까 기대도 되었지만, 그냥 별일 없이 지나가 버린다. 


● 약간의 평


이 영화는 감상하면서도 내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영화의 결말도 특별한 것이 없이 그냥 끝나버린다. 나로서는 이 영화의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 검색을 해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영화의 내용은 쉽게 이해되지만, 감독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감상하고 나면 뭔가 찡한 느낌이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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