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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3. 2023

영화: 킬리만자로의 눈

킬리만자로 산 중턱에서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생을 회상하는 남자

● 개요


<킬리만자로의 눈>(The Snows of Kilimanjaro)은 헤밍웨이의 대표적인 단편소설로서,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로 사냥을 나선 미국인 탐험가가 부상을 당해 죽음을 눈앞에 두고는 과거의 여자들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영화 <킬리만자로의 눈>은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1952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 줄거리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산기슭에서 아내 헬렌(수잔 헤이워드)과 함께 사냥을 하던 소설가 해리 스트리트(그레고리 펙)는 실수로 다리에 상처를 입는다. 그런데 그 상처가 괴저병으로 발전하여 해리는 침상에 드러눕게 된다. 의료진을 보내달라고 사람을 보냈지만, 워낙 외딴곳이라 위료진은 언제 도착할지 모른다. 침대에 드러누운 해리는 아내의 간호를 받으면서 곧 닥칠 축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안된다는 아내에게 억지로 술을 달라고 조른다. 그는 여러 여자들을 거쳐왔던 자신의 지난날을 돌이켜본다. 


해리는 18세 때 사소한 감정의 부딪힘으로 첫사랑이었던  코니와 헤어졌다. 해리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백부인 빌의 후견을 받고 있었다. 빌은 소설가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해리에게, 작가가 되려면 사냥을 통해 인생을 경험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리의 기억은 파리로 옮겨진다. 해리는 몽파르나스에서 처음 만난 아름다운 모델 신시아(에바 가드너)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를 모델로 처녀작을 발표한다. 신시아는 해리가 소설로 번 돈으로 해리와 함께 파리에 정착하려 하지만, 해리는 그녀를 아프리카로 사냥에 데려간다. 해리는 신시아의 마음 같은 것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기분 내키는 대로 하며 살아간다. 그런 해리에게 신시아는 넌지시 안락한 삶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치지만, 해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신시아는 임신을 하였다. 그렇지만 사냥에 빠진 해리는 그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신시아가 자신의 임신을 알리려 하지만, 전혀 관심이 없는 해리를 보고는 포기하고 만다. 신시아는 실수로 유산을 하고 만다. 


해리는 투우를 보기 위해 신시아를 스페인으로 데려간다. 투우장에서 해리는 열을 올리지만, 신시아는 투우 따위는 보고 싶지도 않다. 해리는 신문사로부터 기자일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한다. 해리가 기사 취재를 위해 뛰어다니는 사이에 신시아는 카페에서 만난 댄서와 함께 도망쳐버리고 만다. 그제야 해리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신시아를 찾아 나서지만 그녀의 행방은 알 수 없다. 

해리는 두 번째 소설을 출간하면서 인기 작가가 되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리비엘라에서 백작의 딸인 리즈와 사랑에 짜진다. 래리는 그녀의 요염한 매력에 반해버렸다. 그러나 그는 신시아를 잊을 수 없었으며, 마침내 그녀가 있는 곳을 알고 편지를 썼다. 그 무렵 그는 길거리에서 낯선 여자를 신시아로 착각하고 말을 걸었는데, 그녀는 바로 지금의 아내인 헬렌이었다. 사람을 잘못 본 것이라 한 해리는 그녀와 웃으며 헤어진다. 집으로 돌아오니 신시아로부터 답장이 왔다. 그런데 해리가 그 편지를 읽기도 전에 리즈가 그것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화가 난 해리는 그 자리에서 리즈를 버리고 나온다. 해리는 신시아가 스페인 내전에서 간호사로 종군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도 내전에 참전한다. 그는 시민군의 일원이 되어 쿠데타 군과 맞서고 있었는데, 치열한 전투 속에서 마침내 신시아를 만난다. 그러나 적군의 공격으로 신시아는 중상을 당하고, 결국은 해리의 품 속에서 숨을 거둔다.  


해리는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 백부인 빌은 이미 사망하였다. 해리는 우연히 헬렌과 다시 만나 둘은 결혼한다. 결혼 후 해리는 백부의 유서에 쓰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킬리만자로로 왔던 것이다.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던 해리는 위독한 상태에 빠진다. 그리고는 아내의 정성 어린 간호를 받으며 잠에 빠진다. 날이 밝았다. 잠에서 깨어난 해리는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그렇게 아프던 다리의 통증도 훨씬 덜어졌다. 몸이 날아갈 것 같다. 남편의 죽음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던 헬렌이 의학책을 보면서 직접 수술을 하였는데, 그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이다. 건강을 회복하여 기뻐하고 있는 해리 부부에게 구조 비행기의 폭음이 들려온다. 


● 약간의 평


<킬리만자로의 눈>은 대학시절 영어로 읽은 적이 있다. 헤밍웨이의 문장은 아주 평이하여 읽기가 아주 수월하다. 그래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비롯하여 헤밍웨이의 소설을 여러 편 영어로 읽었다. 그런데 당시 읽으면서도 <킬리만자로의 눈>은 상당히 따분한 느낌을 가졌다. 제목에서 받는 느낌과는 달리 대부분이 잃어버린 사랑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서도 별로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번에 영화를 보니 소설에 비해 훨씬 재미있다. 이 이야기가 꼭 헤밍웨이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모험을 위해 세상을 떠돌면서, 사냥을 좋아하고, 그리고 스페인 내전까지 참전한 그의 지난날을 소재로 이 소설을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의 주인공인 해리의 마초 같은 삶과 행동도 헤밍웨이를 보는 것 같다. 70년 전에 제작된 영화이지만 현대 영화 못지않게 재미있다. 추천할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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