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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4. 2023

영화: 1492 콜럼버스

꿈에 그리던 낙원을 지옥으로 만들어 버린 콜럼버스

● 개요


영화 <1492 콜럼버스>(1492: Conquest of Paradise)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도달 500주년을 기념하여 미국, 영국, 스페인 등이 합작하여 1992년에 제작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원 제목에서 보듯이 콜럼버스의 영광을 기리는 영화가 아니라, 콜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으로 물밀 듯이 들이닥친 서구의 무력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 


● 줄거리


때는 1510년 페르난도가 아버지 콜럼버스의 전기를 편찬하기 위해 이복형 디에고를 찾아가면서,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491년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 선원이자 탐험가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어린 페르난도에게 항상 지구는 둥글며, 동쪽으로 가면 아시아가 나오지만, 서쪽으로 가더라도 아시아로 갈 수 있다고 말해준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종교 재판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는데, 콜럼버스 역시 이교도로 의심받고 있었다. 

콜럼버스는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재무장관 산체스를 설득하고, 선주 핀존과 대부업자 산타르겔의 도움을 받아 항해를 준비한다. 그리고 콜럼버스는 다른 한편으로는 이교도의 낙인을 피하기 위해 알람브라 궁전으로 가서 이사벨 여왕(시고니 위버)에게 여행 허가를 요청한다. 여왕은 콜럼버스를 만나보고 그의 솔직한 성격이 마음에 들어 여행을 허가함과 동시에 지원도 약속한다. 


1492년 8월 3일. 콜럼버스는 산타 마리나, 니냐, 핀타라는 세 척의 배를 이끌고 인도를 향해 서쪽으로 출발한다. 콜럼버스는 선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일부러 예상 항해 일수를 줄여서 선원들에게 말했다. 콜럼버스가 약속한 날에도 육지가 보이지 않자 선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콜럼버스는 그런 선원들을 다독거리며 항해를 계속하여, 마침내 10월 12일 과나자니 섬(현재의 엘살바도르)에 도착한다. 


그는 원주민을 공격하자는 주위의 말을 뿌리치고, 원주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 다음 해 귀국한 콜럼버스는 영웅으로서 환영을 받아 이사벨 여왕과 페르디난도 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교황으로부터 로마로의 초청까지 받는다. 

그의 성공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질투하고 빈정대었지만 콜럼버스는 기지로서 그들을 제압한다. 콜럼버스가 두 번째 원정을 준비하자, 많은 사람들이 지원해 온다. 콜럼버스는 두 아들을 여왕의 군대에 편입시켜 원정팀에 합류시킨다. 그는 히스파니올라 섬으로 가서 새로운 도시 이사벨을 건설한다. 두 아들도 아버지를 적극 도운다. 그러나 이사벨 건설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도시 건설에 투입된 원주민들에 대한 혹독한 대우로 인해 원주민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으며, 원정대에 포함된 귀족들은 노동을 거부한다. 결국 귀족인 목시카는 반란을 일으키며, 그에 대한 책임으로 콜럼버스는 스페인으로 소환되어 투옥된다. 


그러나 얼마 후 콜럼버스는 은행가인 샌타겔의 도움으로 다시 항해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콜럼버스는 1502년 7월 27일에 그라시아스 어 디오스 반도를 발견하는데, 그는 이때 비로소 이곳이 아시아가 아니란 것을 알고 경악한다. 그때까지 콜럼버스는 자신이 도착한 곳이 아시아인 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오랫동안에 걸친 여행의 피로로 인해 콜럼버스는 점차 병마에 시달리게 되지만, 그는 자메이카, 하이티, 쿠바 등과 정력적으로 여행을 계속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사벨 여왕에게 자신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그 염원도 허무하게, 여왕은 그의 편지를 읽은 후 숨을 거둔다.


● 약간의 평


이 영화에서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도착을 시작으로 유럽인들의 몰려오면서 원주민 사회가 어떻게 붕괴되어 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원주민들은 처음 보는 콜럼버스 일행을 친절히 맞아준다. 콜럼버스도 이들에게 정중하게 대한다. 그러나 연이어 도착한 유럽인들은 원주민들을 잡아 자신들의 도시 건설과 금광에 강제노동을 시킨다. 그때까지 원주민들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강제노동을 시킨다는 개념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영문도 모르면서 유럽인들이 하라는 대로 노동을 한다. 그런데 그 강제노동이 너무나 혹독하므로, 원주민들도 드디어는 반발하기 시작한다. 


유럽인과 아메리카 대륙인의 만남은 완전히 다른 세계 사람들의 만남이었다. 예를 들자면 지구의 인류와 외계인의 만남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남미는 인구가 무척 많은 대륙이었지만, 국가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권력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누가 누구를 지배한다는 개념조차 없었다.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정복하여 지배하면서 착취하는 구조는 남미 대륙에서는 잉카 제국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생겨났다. 그랬기 때문에 대부분의 원주민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자신들에게 일을 시키니까, 뭔지 모르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원주민 사회는 급속히 붕괴되어 간다. 낙원이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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