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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16. 2021

세종시 산책(6): 백제의 흔적

(2020-09-27) 운주산성과 조치원 전통시장

그동안 몰랐지만 이곳 세종시에도 여기저기 갈만한 곳들이 제법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세종시 안에 있는 운주산성(雲住山城)으로 가보기로 했다. 멀리 있는 이름 있는 산이나 바다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몰릴 것 같아 평일 날 가도록 하고, 비교적 한적할 거라 생각되는 이곳을 택한 것이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였다. 내비를 보니 운주산성 주차장까지 30킬로 조금 못 되는 것으로 나온다. 집에서 나와 국도 1호선을 타고 곧장 달린다. 조치원을 지나서도 한참 동안 더 간다. 거의 천안과 경계쯤 되는 곳에 있는 것 같다. <운주산성 가는 길>이라는 도로 표지판이 보여 옆길로 빠지니 바로 주차장이 나온다.


운주산성은 운주산에 위치해있다. 넓은 주차장에는 큰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운주산을 중심으로 한 주위의 가볼만한 곳과 시설들을 상세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운주산성 가는 길이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은 점이라 할까... 아무튼 운주산성 빼고는 안내판에 모두 잘 표시되어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꽤 헤매다가 산으로 오르니 고산사(高山寺)라는 조그만 절이 나온다.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에게 물으니 절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운주산성이 나온다고 한다. 운주산은 해발 460미터의 낮은 산인데,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험하다. 얼마나 올라가야 산성이 나오는지 안내판이 없어 답답하다. 가파른 산길을 4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산성이 나온다. 숨이 턱밑까지 찬다. 안내판이 있었으면 올라오지 않았을 거다.

고산사

산성 앞에는 차가 몇 대 주차해있다. 우회 임도가 있어 그리로 올라온 것 같다. 나도 미리 알았다면 차로 왔을 걸...


운주산성은 생각보다 꽤 크다. 성벽은 3미터가 조금 넘어 보이고, 둘레는 3킬로가 넘는다고 한다. 이 부근은 삼국시대에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역이라 곳곳에 산성이 많다고 한다. 그런 산성들 중에서 운주산성은 매우 큰 편에 속한단다. 성 안에는 연못이 2개 있고, 비교적 평평하다. 성벽을 따라 순환로가 있는데, 가파른 산길을 걸어 올라오느라 다리가 후들거려 순환로를 일주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운주산성

험한 길이라 내려가기가 힘든다. 나이가 드니 제일 떨어지는 기능이 균형감각이다. 거기다 다리에 힘도 빠져 혹시 미끄러지기라도 할까 봐 진땀이 난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라도 한번 찧게 되면 그 대미지는 엄청나다. 2년 전 베트남의 사파에서 산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어 거의 3달을 고생한 적이 있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조금 무리하면 허리가 아프다. 다음에는 차로 산성까지 올라가서 성곽길을 일주하도록 해야겠다.


조치원 전통시장을 거쳐 집으로 가기로 하였다. 조치원 시장은 조치원 역 앞에 있는데, 상당히 큰 시장이다. 코로나 때문에 시장이 텅 비어 있을 줄 알았는데, 제법 손님들이 보인다. 집사람이 장을 보는 동안 족발가게에서 족발을 하나 샀다. 그 옆에 보니 파닭 잡이 보인다. 튀김닭과 채로 썬 파를 함께 먹는 <파닭>은 이곳 조치원 시장이 원조이다. 제법 큰 닭 한 마리에 6,000원, 두 마리에 만원이란다.

조치원 전통시장

파닭 한 마리와 족발 한 개에 막걸리와 맥주를 곁들이니 푸짐한 저녁이 된다. 거의 반은 남아 이걸로 내일 한 끼를 더 때워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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