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Jul 14. 2021

세종시산책(5):영평사,조천연꽃공원

(2020-10-10) 영평사 구절초와 연꽃공원의 가을

1.

점심을 먹고 나니 좀이 쑤신다. 세종시 가까운 명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집에서 3킬로 조금 못 미치는 거리에 영평사(永平寺)라는 절이 있다. 영평사는 마곡사의 말사에 해당하는 절로 장군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영평사 일대는 구절초가 유명하며, 매년 이맘 때면 구절포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 탓인지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영평사를 선택한 곳은 조그만 절이라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이다. 그런데 큰길이 끝나고 절로 향하는 좁은 길로 들어서니 절까지 거의 700미터를 남겨놓고 길 한쪽은 온통 주차된 차로 메워져 있다. 늘어서서 주차된  차는 영평사 주차장까지 계속된다. 겨우 주차를 하고 절 주위를 걸었다. 


산은 밤나무로 빽빽이 채워져 있으며, 나무가 없는 부분과 비탈면 경사지, 그리고 길 가는 온통 하얀 구절초 꽃이다. 그동안 구절초란 말은 많이 들었지만, 꽃 이름을 알고 구절초를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얼마 전 고교 동기회 밴드에 어떤 친구가 구절초 꽃 사진을 올린 것을 보고 코스모스라 했다가 무식이 탄로 난 바 있다.


영평사 주위는 산책로를 아주 잘 만들어놓았다. 장군산은 제법 가파른 산인데, 기존에 있던 산길을 보수, 확충하고, 새 산책길을 만들어 걷기에 아주 좋도록 만들어 놓았다. 산책로 주위는 온통 구절초 꽃이다. 아쉬운 것은 올해 장마가 길어 제대로 관리가 안되어 꽃 색깔이 선명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길을 한참 동안 걸으니 등에 땀이 난다. 저 아래 절 뒷마당에는 장을 담궈놓은 듯한 몇백개 정도 늘어선 큰 장독들이 보인다.

2.

다음 행선지는 조천 연꽃공원이다. 여기는 지난 7월 연꽃이 만발하였을 때 찾으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 와 보질 못했다. 조촌은 금강의 지류인데 거의 조치원 가까이서 흐르고 있다. 조천은 제법 너비가 넓은 강인데, 강물이 흐르는 부분은 매우 좁다. 강물이 흐르지 않는 강의 한쪽 부분을 막아 습지를 만들어 연꽃공원을 조성하였다. 연꽃 공원 면적은 상당히 넓어, 지난여름 찾았던 부여의 연꽃 명소인 궁남지보다도 더 넓은 것 같다.


이미 가을이라 연꽃은 찾을 길 없고, 연꽃 줄기는 시들어가고 있다. 게다가 관람객도 몇 명밖에 보이지 않아 더욱 쓸쓸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것 또한  생각하기에 따라선 흥치이다. 연꽃공원 안 쪽으로 나무 데크로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았다. 미로 찾기 하듯 이리저리 나있는 산책로를 모두 걸으니 거리가 꽤 된다. 내년 여름 연꽃이 필 때 꼭 다시 찾아야겠다.

3. 

돌아오는 길에 로컬 농산물 판매장을 찾았다. 집사람은 일주일에도 몇 번씩 여기에 장을 보러 오는데, 나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여기 로컬 농산물 판매장은 다른 대도시에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장은 200 - 300평 정도 되어 보여 그저 그런 면적이지만, 주차장은 몇백대를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 넓다. 따지고 보면 이 판매소를 이용하는 농민들은 엄청난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일산에 살 때도 로컬 농산물 판매점에 자주 들렀다. 고양시 로컬 농산물 판매점은 원당 시장 한 켠에 위치하고 있다. 거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10대 조금 넘는 정도로 매우 불편했는데, 그에 비하면 여긴 주차 천국이다. 고양 로컬 농산물 판매점 하면 항상 연상되는 생각 하나. 로컬 판매점 옆에 아주 특수한 기관이 하나 있는데, 그 기관의 이름은 다름 아닌 <고양시장 애인 지원센터>. 이것 땜에 고양 시장 자리가 그렇게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 세종시 산책(4): 초가을 시내 산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