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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17. 2021

세종시 산책(7): 세종호수공원,

(2020-10-01) 추석날의 공원 산책

10년쯤 전인가, 가족 여행으로 대만 타이베이에 여행한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갈 곳을 맡겨 두었더니 나름대로 열심히 조사해서 스케줄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유명한 명소라 해서 찾아갔지만 가는 곳마다 실망이었다.


타이베이가 100년도 안된 도시다 보니 문화재라는 것이 있을 턱이 없고, 근래에 들어선 명소라 해봐야 서울에 훨씬 못 미친다. 유명한 공원이라 해서 가보았지만, 일산 곳곳에 있는 주택가 근린공원보다도 못하였다. 아마 일산 호수공원 하나면 타이베이시 전체에 있는 명소를 다 합친 것보다 나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집 가까운 곳에 좋은 곳을 두고도 일부러 먼 곳을 찾는다.


올해 들어 여러 곳을 여행하였지만 정작 지금 살고 있는 세종시 명소들은 그다지 찾아보지 않았다. 세종에 내려온 지 이제 만 7년이 되어가지만 세종시의 대표적 명소라는 호수공원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어제 추석날, 산책과 달구경을 겸하여 세종호수공원으로 갔다.


도착하니 오후 5시 정도. 곳곳에 있는 주차장에는 차들이 빽빽이 들어찼고, 길가도 주차된 차로 빈틈이 없다. 그러나 공원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 주차는 쉽게 했다. 호수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받는 첫 느낌은 먼저 넓다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황량하고 거칠다는 느낌이었다.


일산 호수공원은 공원 전체가 잘 가꾼 정원이다. 어느 한 곳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어 보이며, 가는 곳마다 볼거리가 있다. 이에 비해 세종 호수공원은 가능한 한 자연 모습 그대로를 살린 것 같다. 물론 인공호수이므로 원래 이곳에 호수가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원래의 자연 모습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자연 상태에 가깝게 보이도록 조성하였다는 의미이다. 호수의 넓이도 일상 호수공원보다 더 넓어 보인다.

산책로에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잔디밭 곳곳에 가족들이 함께 나와 텐트를 치고 느긋한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광장에는 어른 아이가 모여 연을 날리고 있다. 대부분 같은 모양의 연인걸 보니 근처에서 구입한 모양이다. 나도 초등학교 때는 가오리 연을 직접 만들어 꽤 잘 날렸는데... 어릴 때 집이 대구 신천(新川) 근처에 았어서 겨울이면 신천에 가서 연을 날리곤 하였다.


호수 둘레로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호수 물 위로 데크가 놓인 구간도 있어 걷기엔 아주 그만이다. 곳곳에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일산 호수공원은 보기에 좋은 곳이지만, 여기는 아이들이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체험활동을 하기 좋은 곳이다. 아직은 나무가 충분히 자라지 않아 나무향기를 충분히 즐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일산 호수공원도 처음엔 이러하였으나, 지금은 나무가 울창하다. 여기도 한 5년만 지나면 달라질 것 같다. 호수를 천천히 한 바퀴 도니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평평한 좋은 길이라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날이 저물어 달 뜨는 시간이 지났건만 달은 보이지 않는다. 구름 탓인가 보다. 기분 좋게 걸었다. 앞으로 먼 곳 여행도 좋지만 이곳 호수공원을 비롯하여 세종과 대전시 곳곳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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