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Jan 07. 2024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몸이 서로 뒤바뀌는 소년과 소녀가 구해내는 산골마을의 참극

■ 개요


옛날 일본 영화가운데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1952년 라디오 드라마로 시작된 작품인데, 큰 인기를 얻어 영화화되고 또 소설로서도 재탄생되었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의 제목을 보곤 옛날 영화와 관계가 있는 작품인가 생각했었는데, 막상 감상하니 전혀 관계가 없는 새로운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2016년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은 도쿄에 사는 소년 다키(瀧)와 히다(飛騨)의 심심산골 마을에서 사는 소녀 미츠하(三葉)의 몸에 일어난 “정신이 바뀌는” 이상한 현상과 1200년 만에 지구에 접근하는 티아마트 혜성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대히트를 쳐 일본 역대 흥행수입 랭킹에서 <센과 치하루의 행방불명>, <타이타닉>, <겨울왕국>에 이어 제4위를 기록하였다. 세계 흥행수입은 3.6억 달러에 이르러 일본영화 세계역대 흥행수입에서 <센과 치하루의 행방불명>에 이어 2위를 기록하였다. 


■ 줄거리


도쿄의 요츠야(四ツ谷)에 사는 남자 고교생 다치바나 다키(立花瀧)는 어느 날 눈을 뜨자 히다 자신의 몸이 여자로 바뀐 것을 알고 당황한다. 그의 정신은 히다 지방의 깊은 산속 마을인 이토모리(糸守) 촌에 사는 여고생으로서 미야미즈 신사(宮水神社)의 무녀인 미야미즈 미츠하(宮水三葉)의 몸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거꾸로 미츠하의 정신은 다키의 몸속으로 이동해 버렸다. 두 사람모두 “이상한 꿈”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 하루를 보낸다. 

다음날 아침 두 사람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와 서로 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거의 잊고 있었지만, 그때부터 일주일에 두세 번씩 서로의 몸이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들은 이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성별도 생활환경도 전혀 다른 다키와 미츠하의 몸 바뀜으로 곤란한 점도 있었지만, 점차 두 사람은 불규칙적으로 일어나는 몸 바뀜 현상을 즐기면서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몸 바뀜 현상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미츠하가 걱정이 된 다키는 그녀를 찾기 위해 기억을 더듬어 그린 이토무라 마을의 풍경 스케치에 의지하여 히다로 향한다. 그런 다키의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걱정한 친구 후지이 쯔카사(藤井司)와 알바 선배인 오쿠데라 미키도 함께 따라나섰다. 그러나 겨우 찾아낸 이토무라 촌은 3년 전에 <티아마트 혜성>의 파편에 맞아 소멸되어 버렸으며, 그때 미츠하와 그 가족, 그리고 친구를 포함한 주민 500인 이상이 사망해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안 다키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다키는 이전에 미츠하와 몸이 바뀌었을 때 “밥 씹은 술”*을 미야미즈 신사에 바쳤다는 기억을 생각해 내고, 후지이와 오쿠데라와 헤어져 마을에서 떨어져 있는 칼데라 호의 가운데에 있는 신사로 향한다. 그리고 그 신사가 실재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미츠하와 자신 사이의 “몸 바뀜”이 망상이 아니며, 또 두 사람의 몸 바뀜에는 3년이라는 타임 래그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다키는 다시 한번 몸 바뀜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3년 전에 신사에 바쳐진 미츠하의 “밥 씹은 술”을 마신다.

* “밥 씹은 술”(口噛み酒)이란 쌀 등 곡식이나 감자 등을 씹은 후 뱉어낸 것을 보관하여 만드는 술이다. 사람의 침이 발효 촉진데 역할을 하여 술이 된다. 이러한 술 제조법은 옛날부터 일본에서 전해 내려왔으며, 중남미나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발견된다. 일본에서는 무녀들이 밥 씹은 술을 만들어 신에게 바치는 신주(神酒, 미키)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시 몸 바뀜 현상이 나타나 다키는 운석이 떨어지던 날 아침에 미츠하의 몸이 되어 잠에 깬다. 미츠하는 운석이 떨어지기 전에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일부러 정전을 일으켜 그것을 핑계로 마을사람들을 대피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마을의 변전소를 폭파시킬 작전을 짠다. 미츠하, 즉 다키는 친구인 테시가와라 카츠히코(勅使河原), 나토리 사야카(名取早耶香)를 설득하여 이 작전에 착수한다. 미츠하의 아버지는 마을의 촌장이다. 미츠하는 아버지에게 곧 운석이 떨어질 것이라며 마을 사람들을 대피시겨야 한다고 설득하지만, 아버지는 미츠하의 말을 믿지 않는다. 


대피 계획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아 미츠하 본인이라면 촌장을 설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다키(몸은 미츠하)는 미츠하를 만나기 위하여 신사가 있는 산을 오른다. 도중에 다키는 당시 중학생이었던 3년 전, 모르는 여고생이 말을 걸어왔다는 사실을 생각해 낸다. 그 여자야 말로 다키를 만나기 위해 물어물어 동경까지 찾아온 미츠하였다. 자신에 대한 미츠하의 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된 다키는 눈물을 흘리면서 산을 오른다. 한편 미츠하는 다키가 어떻게 해줄까 기대와 불안감을 안고 동경으로 갔지만, 다키가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 후, 마을로 돌아와서는 머리를 짧게 잘랐다. 

신사에서 다키의 모습으로 눈을 뜬 미츠하는 외륜산에 올라 혜성의 파편이 떨어진 마을의 흔적을 본다. 한편 미츠하 모습의 다키는 미츠하의 이름을 부르면서 외륜산을 뛰어 올라가고 있다.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세계와는 3년의 타임 래그가 있기 때문에 시공을 넘어 들려오는 소리에 의지하여 서로의 모습을 찾지만, 소리만이 들리고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황혼이 찾아오자 서로의 모습이 보여, 몸 바뀜이 원래대로 돌아가, 비로소 두 사람은 시공을 넘어 직접 말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주위는 어두워져 황혼도 끝날 무렵, 다키는 마킹 펜을 꺼내 “눈이 떠지더라도 잊지 않도록”이라며 미츠하의 손바닥에 무엇인가를 쓴다. 그리고 “이름을 써둬”라면서 미츠하에게 펜을 넘긴다. 그러나 미츠하가 다키의 손에 글을 쓰려고 할 때, 황혼이 끝나버리며 두 사람은 각각 원래의 세계로 갈라져 돌아간다. 


미츠하는 다키로부터 주민들을 구출할 계획을 이어받아 산을 내려간다. 테시카와라와 계획대로 마을을 정전시키고, 사야카가 피난 지시 방송을 하지만, 방해를 받아 피난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시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촌장 사무소를 찾아간 미츠하였지만, 도중에 언덕에서 넘어져 포기하려고 생각한다. 어느샌가 다키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만 미츠하는 이름을 기억해 내기 위하여 손바닥을 본다. 거기엔 “좋아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 말에 힘을 얻은 미츠하는 다시 촌장 사무소를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그 직후 티아마트 혜성의 파편이 이토모리 마을에 떨어졌다. 

세월이 흘러 이토모리 마을의 운석충돌로부터 8년이 지났다. 기적적으로 그 사고 당시 이토모리 마을에서 사망자는 거의 없었다. 장소는 동경. 다키는 취직을 위해 매일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으며, 미츠하 역시 동경에서 살고 있었다. 우연히 거리에서 서로의 기척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이젠 몸 바뀜에 대한 것을 잊어버렸으며, 다만 “막연히 ‘누군가’를 찾고 있다”라는 절실한 마음만이 남아있다. 


세월은 다시 흘러 어느 봄날, 우연히 옆을 달리던 전철 열차의 차창을 통해 서로를 발견한 두 사람은 각각 다음 역에서 내려, 서로의 하차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겨우 주택가 신사 계단에서 다시 만난 미츠하와 다키는 눈물을 흘리면서 서로의 이름을 묻는다. 


■ 약간의 평


일본의 토속적 정취와 일본적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미츠하는 여고생이면서 마을에 행사가 있으면 신사의 무녀 역할을 한다. 아마 미츠하의 할머니도 무녀였던 것 같다. 우리가 보면 좀 생소한 느낌이 들지만, 일본에는 수많은 신사가 있으며, 큰 신사에서 일하는 무녀들은 대부분 그 일이 자신의 전업이 아니다. 대부분의 무녀들이 다른 일과 병행하며 알바의 기분으로 무녀일을 하고 있으며, 전업 무녀인 경우에도 일반 직장과 마찬가지로 출퇴근을 하며 근무하고 있다. 이것은 승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처럼 절에서 숙식을 하고 생활하고 있는 승려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출퇴근을 하면서 승려일을 한다. 이렇게 직업으로서 승려 일을 하기 때문에 머리를 깎지도 않고, 평상시에는 사복을 입고 지내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애들이 줄었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