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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01. 2024

영화: 때로는 창부처럼>(時には娼婦のように)

죽은 연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

■ 가요 <때로는 창부(娼婦)처럼>(時には娼婦のように)에 대하여


영화에서 만들어진 노래가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 경우는 적지 않다. 지금까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영화 음악들은 영화의 성공과 함께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들이다. 그렇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다. 노래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 노래를 영화화한 작품이 이따금 나오기는 하는데, 그런 케이스가 많다고 할 수는 없다.


영화 <때로는 창부(娼婦)처럼>(時には娼婦のように)은 노래의 인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원작인 가요에 대해 알아보자.

나카니시 레이(なかにし礼)는 일본의 유명한 작사가이다. 그가 레코드 회사의 사장의 부탁을 받아 작사뿐만 아니라 작곡까지 한 노래가 바로 <때로는 창부(娼婦)처럼>(時には娼婦のように)으로서, 이 노래는 1978년에 발매되었다. 이 노래를 가수인 구로사와 토시오(黒沢年男)가 부르게 되었는데, 노래의 내용이 너무나 성적으로 아슬아슬한 수준이어서 구로사와도 이 노래를 선뜻 부르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구로사와는 노래의 작사ㆍ작곡가인 나카니시에게 당신도 이 노래를 부른다면 나도 부르겠다고 제안하였고 나카니시도 이를 승낙하였다. 그래서 이 노래의 싱글판은 “쿠로사와 판”과 “나카니시 판” 두 장이 동시에 발매되었다.

나카니시 레이와 구로사와 토시오

이 노래는 가사가 성적으로 아슬아슬한 수위였지만, 남녀의 감정을 잘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받아 대히트를 쳤다. 그러나 너무 선정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에 일본민간방송협회에서는 이 노래에 대해 시간대 및 시청 대상을 충분히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를 내놓았는데, 노래가 너무나 인기가 있다 보니 이러한 권고안은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 노래는 1978년 일본 인기가요 순위 2위를 몇 주에 걸쳐 지켰는데, 당시 인기 절정에 있던 핑크 레이디의 <사우스 포>에 밀려 1위를 차지하지는 못하였다. 노래의 내용이 선정적이었으므로, 가수인 구로사와는 노래를 부를 때 안절부절못한 모습을 보이거나 부끄러워 아래를 쳐다보며 머리를 긁적이는 등 뭔가 안정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아래 링크는 각각 구로사와 토시오와 나카니시 레이가 부르는 노래이다. 아주 괜찮은 노래이다. 그리고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https://youtu.be/irOZ3NDwRig?si=Rz83gOtbli8d_fd5


https://youtu.be/BKrUS6b5ZnY?si=0X06F-OnT1gwU6Io

나카니시 레이의 노래


이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時には娼婦のように(때로는 창부처럼)


1.

時には娼婦のように 淫らな女になりな

真っ赤な口紅つけて 黒い靴下をはいて

大きく脚をひろげて 片目をつぶってみせな

人指し指で手まねき 私を誘っておくれ

バカバカしい人生より

バカバカしいひとときがうえしい

時には娼婦のように

たっぷり汗を流しな

愛する私のために

悲しむ私のために


1.

때로는 창부처럼 음란한 여자가 돼보렴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검은 스타킹을 신고서

커다랗게 다리를 벌리고 한쪽눈을 질끈 감아 보렴

검지 손가락을 까닥이면서 나를 한번 유혹해 보렴

바보 바보 같은 인생보다는

바보 바보 같은 한 순간이 기뻐

때로는 창부처럼

흠뻑 땀을 흘려보렴

사랑하는 나를 위하여

슬퍼 하는 나를 위하여


2.

時には娼婦のように 下品な女になりな

素敵と叫んでおくれ 大きな声を出しなよ

自分で乳房をつかみ 私に与えておくれ

まるで乳呑み児のように

むさぼりついてあげよう

バカバカしい人生より

バカバカしいひとときがうえしい

時には娼婦のように

何度も求めておくれ

おまえの愛する彼が

疲れて眠りつくまで


2.

때로는 창부처럼 천박한 여자가 돼보렴

멋져요 하며 소리 질러 보렴 커다란 소리를 내보렴

스스로 유방을 움켜쥐고서 나에게 한번 주어보렴

마치 젖먹이 아기처럼

정신없이 빨아먹어볼 거야

바보 바보 같은 인생보다는

바보 바보 같은 한 순간이 기뻐

때로는 창부처럼

몇 번이나 요구해 보렴

그대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피곤해 잠에 떨어질 때까지


■ 개요


영화 <때로는 창부처럼>(時には娼婦のように)은 노래의 인기에 힘입어 노래가 발매된 지 7달 후인 1978년 9월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카와시마 료스케(川島良介)의 역은 노래의 작곡 및 작사자인 나카니시 레이가 맡았다. 나카니시 레이로서는 작곡, 작사에다가 노래까지 부르고, 영화에서는 주인공 역을 맡았으니까 그의 모든 재능이 투입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 줄거리


외국 에로 소설을 번역하여 입에 풀칠을 하고 있는 카와시마 료스케(나카니시 레이 분)에게는 모델 출신의 아내 마코가 있다. 젊고 아름다운 마코는 료스케를 깊이 사랑하지만, 료스케는 심장이 약해 섹스도 자제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인지 료스케는 자신의 몸조차도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아이도 갖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두 사람은 이즈 반도에 놀러 갔지만 료스케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해 동경의 병원에 입원한다.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온 료스케는 사귀고 있는 다른 여자와 헤어지고 오겠다면서 집을 나간다. 료스케에게는 마코의 모델 동료인 메구라는 애인이 있다. 료스케가 메구의 집에 가서 얼마 있지 않아 그곳으로 료스케의 동생뻘인 마츠모토(松本)가 찾아온다. 마츠모토는 어제 아카사카에서 술을 마시다가 그 근처에 터를 잡고 있는 양아치 콤비 고로(五郎)와 쥬로(十郎)와 딱 마주쳤다고 한다. 두 사람에게 있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었다.


이전에 료스케가 쥬로의 정부와 관계를 가진 적이 있는데, 그 보복으로 그의 연인 마리코가 쥬로 패거리들에게 윤간을 당하였다. 그 충격으로 마리코는 얼마 후 자살하고 말았다. 자다가 그때 일을 꿈꾼 료스케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일어나 한밤중인데도 불구하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료스케는 의뢰받은 번역원고를 가지고 편집자를 찾아갔다. 료스케의 번역은 출판사로부터 점점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비슷한 시간 마코는 오랜만에 스튜디오에서 모델 일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맨은 좀 더 활동적으로 일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한편 마코가 일을 하러 간 것을 모르는 료스케는 아내의 귀가가 늦어지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는 아파트를 나와 공원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정신이 이상한 소녀가 벤치에 앉아 기타를 치면서 서툰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료스케가 집으로 돌아오자 술에 취한 마코가 돌아왔다. 촬영이 끝난 후 그녀는 스태프들과 한잔 마신 것이었다. 료스케는 많이 화가 나 마코에게 달려들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료스케는 자신이 마코에게 던지는 말이 마코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깨닫는다.


료스케는 다시 가슴 통증이 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간다. 마코가 잠시 병실을 비웠다 돌아오자 료스케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료스케는 다시 공원으로 찾아가 빗속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있는 머리가 이상한 소녀를 만난다. 료스케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와 욕실에서 몸을 씻긴다. 집으로 돌아온 마코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료스케는 마코에게 앞으로 이 소녀를 “마리코”로 불러달라고 말한다. 료스케의 눈에는 그 소녀가 옛날에 죽은 연인 마리코로 비쳐진 것이었다. 마코는 소녀를 집에 두는 것을 반대했지만, 료스케는 말을 들을 생각을 않는다.

소녀와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어느 날 마코는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임신이라고 한다. 기쁨을 누를 수 없었던 마코는 베이비 용품 매장을 들른 후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서는 료스케가 소녀와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었다. 료스케는 방금 돌아온 마코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마코가 소녀가 만든 비눗방울을 터트리자 소녀가 울기 시작했고, 그것을 본 료스케는 마코를 때린다.


출판사에서 원고료를 받은 료스케는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는 마코도 소녀도 보이지 않는다. 료코가 자신의 고향인 아오모리에 있는 정신병원에 소녀를 입원시킨 것이었다. 마코가 집에 돌아와 료코에게 이 일을 알리자 료스케는 크게 화를 낸다. 료스케는 소녀가 남긴 기타를 들고 집을 나가려고 한다. 마코가 료스케에게 매달리며, 뭐라도 하겠으니 나가지 말라고 한다. 그러자 료스케는 헤어지자고 한다. 마코가 아기를 가졌다고 말하려는 순간, 료스케는 집을 나가버린다.


료스케는 야간열차를 타고 아오모리로 가 소녀가 입원해 있는 정신병원을 찾아갔다. 병실을 찾은 료스케는 달라진 소녀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깔깔대며 웃더니 료스케가 건네준 기타를 부숴버린다. 병원을 나온 료스케는 아오모리의 네부타 마쯔리에 참가했다가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에 홀린 듯이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 그러다 정신을 잃고 깨어나보니 바닷가였다. 료스케는 마코에게 전화를 걸어 아오모리로 오라고 한다. 아오모리 해변에서 만난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한다.

료스케는 마코와 함께 걸으며,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힘차게 말한다. 그러나 마코는 아무런 대답도 않는다. 료스케는 마코에게 나도 이제 아버지가 될 자신이 붙었으니까 아이를 낳자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마코는 울음을 터트린다.


도쿄로 돌아온 료스케는 마코로부터 새로운 출발을 위해 가면 파티에 참석하라는 초대장을 받는다. 료스케는 마코가 시키는 대로 정장을 차려입고 마스크를 쓰고 파티장에 왔다. 기이한 분위기 속에서 료스케는 가면을 쓴 손님들 사이에서 마코를 찾았다. 호모 남자가 시답잖은 소리를 하면서 료스케에게 접근한다. 무대를 보니 메구가 가슴을 드러낸 채 란제리를 입고 춤을 추고 있었다. 마츠모토를 만나 마코가 있는 곳을 묻자, 마츠모토는 턱으로 뒤쪽에 있는 방을 가리킨다.

료스케가 그 방으로 들어갔더니, 그곳에서는 가면을 쓴 몇 쌍의 남녀가 난교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마코도 그중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남자에게 안겨있었다. 마코에게 달려들려고 하는 료스케를 메구가 말린다. 마코는 남자와 섹스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날이 밝자 료스케와 마코는 가면을 쓴 채 파티장에서 나와 거리를 걸었다. 마코는 료스케에게 키스를 한 후 “안녕”이라는 말을 남기고 료스케로부터 떠난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는 “닛카츠 로망포르노”에 포함되는 작품인데, 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영화의 전편에 걸쳐 <때로는 창부처럼> 노래가 배경음악으로서 잔잔히 흐른다. 영화는 그다지 잘 되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배경음악이 영화를 살려주는 느낌이다.

https://blog.naver.com/weekend_farmer/22324847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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