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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20. 2024

영화: 시집가는 날

자신의 욕심으로 훌륭한 사윗감을 놓친 맹진사의 어리석음

■ 개요


영화 <시집가는 날>은 극작가인 오영진이 쓴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1956년에 제작되었다. 희곡 <맹진사댁 경사>는 우리나라 희곡사에 있어 대표적인 명작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영화는 물론 연극 혹은 뮤지컬로서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다. 아마 우리나라 연극에 있어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른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맹진사는 딸을 명문인 김 판서 댁의 아들과 혼인을 시키기로 약속하는데, 나중에 소문을 들으니 김 판서의 아들이 절름발이라고 한다. 도저히 딸을 절름발이와는 결혼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 맹진사는 딸의 몸종을 자신의 딸이라고 속여 결혼을 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결혼식 직전 신랑이 절름발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딸과 다시 바꾸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아주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제4회 아시아 영화제에서 특별 희극상을 수상하였으며, 필름은 국가등록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되었다. 


■ 줄거리  


맹진사(김승호 분)는 명문인 김판서 댁과 사돈이 되었다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자신의 무남독녀 갑분이를 김판서의 아들 미언이와 혼인시키기로 김판서와 합의한 것이다. 갑분이도 훌륭한 집안에 시집가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맹진사는 이 기쁜 소식을 아버지에게 먼저 보고를 드렸으나, 치매기가 있는 데다 귀까지 어두운 맹진사의 부친은 무슨 말인지 모르고 엉뚱한 대답만 한다.  


맹진사는 문중의 어른들을 집으로 모셔 김판서 댁과 혼인을 하게 되었다고 알려주며, 이제 우리 집안도 이름을 날리며 떵떵거리고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자랑을 한다. 그러자 맹진사의 숙부가 맹진사를 따로 불러 딸자식의 혼인은 딸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데, 결혼을 통해 집안이 떵떵거리며 살 궁리만 하는 맹진사에게 이 무슨 천박한 행동이냐고 꾸짖는다. 맹진사는 숙부로부터 꾸중을 들었지만 한 귀로 흘리고 그저 기쁘기 짝이 없다. 

어느 날 한 선비가 맹진사 댁을 찾아와 하룻밤 신세를 지자고 청한다. 그러자 맹진사는 집안에 큰일이 있어 그럴 경황이 없다고 하면서 선비의 부탁을 거절하고 그를 쫓아낸다. 맹진사는 욕심꾸러기로서 애초부터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돕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쫓겨난 선비는 알고 보니 김 판서가 사는 도라지골 사람이다. 뒤늦게 그것을 안 맹진사는 사돈 집에 자신들의 인정 없음이 드러나지 않을까 하여 황급히 하인을 보내 그 선비를 다시 집으로 불러들여 잘 대접한다. 


그런데 다음날 선비는 김 판서 댁의 아들이 절름발이라는 말을 주위에 넌지시 알리고는 길을 떠난다. 그 말을 들은 하인은 곧바로 맹진사에게 그 사실을 일러바친다. 이 말을 들은 맹진사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딸을 명문 집안으로 시집보낸다고 좋아했는데, 신랑이 절름발이라니... 이 소문은 곧바로 온 마을로 퍼졌다. 갑분이의 친구들은 갑분이의 신랑이 절름발이라고 놀린다. 맹진사는 평소 마을사람들로부터 그다지 인심을 얻지 못한 터라 마을사람들은 맹진사가 절름발이 사위를 맞게 되었다고 수군거리며 좋아한다. 


세도가에 딸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절름발이와 혼인시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맹진사는 한 가지 꾀를 낸다. 갑분이의 몸종인 입분이(조미령 분)를 갑분이라 속여 시집보내겠다는 것이다. 마음 착한 곱분이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하였지만, 상전의 명이라 거역할 수가 없다. 

드디어 혼인날이 왔다. 옆마을 도라지골에서 신랑이 긴 행렬을 거느리고 혼례를 치르러 맹진사댁으로 왔다. 그런데 막상 혼례를 치르는 행려청에 나타난 신랑 미언은 절름발이가 아닌 헌헌장부가 아닌가. 사실 도라지골 선비는 김 판서의 아우로서 맹진사의 사람 됨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일부러 거짓 소문을 퍼트렸던 것이었다. 


맹진사는 다시 혼인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려고 했다. 평소 입분이를 좋아하던 삼돌에게 윗마을에 숨어있는 갑분이를 데려오면 입분이와 혼인시켜 주겠다고 약속한다. 삼돌이는 부리나케 갑분이를 데려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입분이와 미언의 혼례가 이미 시작되었다. 


첫날밤을 보내는 자리에서 착한 입분은 미언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미언은 입분이의 솔직함에 오히려 기뻐한다. 다음날 입분은 미언과 함께 도라지골 김판서 댁으로 떠나고, 맹진사와 갑분이는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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