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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23. 2021

숲으로의 여행: 대관령 자연휴양림(3)

(2020-10-20) 설악산 백담사, 설악동, 속초 통명항

어제는 차를 정비한다고 오전 시간을 허비하였다. 오늘은 좀 빨리 일정을 시작하도록 하여야겠다. 삼겹살이 500그램짜리 두 팩이 아직 남아있다. 이것을 어떻게 하려고 하나 생각하다가, 김치와 함께 볶아서 가져가기로 하였다. 밥을 좀 넉넉히 하여 밥과 함께 작은 박스에 넣었다. 오늘은 <대관령 자연휴양림>을 떠나는 날이다. 이곳 <대관령 자연휴양림>은 숲이 아주 좋다는 평판이 나있는데, 주위를 돌아다니느라 막상 이곳 자연휴양림은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였다.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다.


당초 이번 여행은 2박 3일 일정으로 왔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멀리 와서 일찍 돌아가기는 좀 아쉬웠다. 그래서 여행을 하루 연장하여 3박 4일로 하기로 하였다. 오늘 저녁 숙박지는 속초로 하였다. 예약 앱을 사용하니, 속초시에 있는 호텔이 1박에 6만 원 조금 넘는 금액으로 예약 가능하다. 남해 시골 쪽으로 여행을 갔을 때는 6-7만 원짜리 숙소도 형편없었는데, 그에 비하면 이 쪽은 정말 싼 편이다. 역시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오늘은 설악산 관광이다.


1. 설악산 백담사


먼저 백담사로 갔다. 백담사는 전에도 서너 번은 찾았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설악산 쪽으로 거의 오지 않았으므로, 20년 이상은 된 것 같다. 내비는 대관령에서 강릉을 거쳐 미시령을 넘어 용대리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그러고 보니 미시령에 새로운 도로가 생긴 이후 이 도로를 처음 이용해 보는 것 같다.


백담사에 대한 내 기억도 좀 잘못되어 있는 것 같다. 용대리에서 가면 바로 백담사가 나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다. 용대리에서 산길로 꽤 많이 들어간다. 용대리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평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이 거의 다 찬다. 아무래도 단풍철이다 보니 관광객이 많은 것 같다. 주차장 바로 옆에 백담사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 버스는 용대리 주민회에서 운영한다고 한다. 1인당 2,500원. 버스를 타고 꽤 들어간다. 버스는 좁은 계곡길, 포장되지 않는 울퉁불퉁한 길을 좀 난폭하게 달린다. 버스 차창으로 아름다운 계곡의 풍경이 지나간다.


백담사 앞 백담계곡 가까이에 버스 종점이 있다. 백담사로 들어갔다. 백담사 쪽에도 아직 본격적인 단풍은 시작되지 않은 것 같다. 넓은 백담계곡에는 수많은 조그만 돌탑들이 세워져 있다. 관광객들이 한두 개씩 쌓은 것이 모여서 이렇게 거대한 돌탑 무리를 만들었으리라. 백담사는 여기저기에 공사 중이다. 비단 백담사뿐만 아니라 요즘 규모가 좀 큰 절에 가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절에 돈이 많이 모여 이렇게 불사(佛事)가 성행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백담사 이곳저곳을 구경한 후 백담계곡을 산책하기로 하였다. 이곳을 거쳐 신흥사와 권금성으로 갈 예정이므로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백담사 계곡을 40분만 걸어 올라가, 거기서 되돌아오기로 하였다. 넓은 백담계곡 옆으로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이 길로 계속 가면 아마 봉정암이 나올 것이다. 처음에는 제법 넓은 길이었으나, 갈수록 길은 좁아진다. 그렇지만 편안히 걸을 수 있도록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조금 험한 구간은 어김없이 나무 데크로 만든 길이 만들어져 있다. 참 옛날에 비해서는 산책하기 좋은 환경이다. 올라갈수록 계곡은 좁아지고, 계곡물은 많아진다. 역시 우리나라 산 가운데 설악산만큼 좋은 계곡은 어딜 가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당초 계획한 것보다 조금 초과하여 한 시간 정도를 걸어 올라왔다. 이제 아쉽지만 다시 내려가야 한다. 점심시간이 좀 지났다. 배가 고프다. 서둘러 백담계곡을 내려와 다시 버스를 타고 용대리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2. 설악동


다음은 설악동 방면이다. 이번 여행에 많이 걸었으므로 이번에는 좀 적게 걷도록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기로 하였다. 아침에 만들어온 밥과 김치 삼겹살 볶음을 어디서 먹어야 할 텐데 먹을만한 장소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조금 한적한 도로 가에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아침에 만든 김치 삼겹살 볶음이 다 식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맛있다. 밥도 맛있다. 집사람과 둘이서 꽤 많은 양을 깨끗이 비웠다.  


설악산 주차장을 약 3킬로 남겨놓고 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많아 차들이 제대로 못 들어가는 모양이다. 거의 1시간 이상을 기다린 끝에 겨우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곳 설악산 입구도 이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입구에 거대한 주차장이 있고, 매표소까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어 특히 여름에는 이곳을 지나는 것이 고역이었는데, 지금은 이러한 넓은 주차장과 광장은 사라졌다. 그 대신 주차장은 좁은 면적에 이곳저곳 구석마다 만들어 놓았다. 대신 사람들이 걸어 들어가기에는 쾌적하게 만들어 놓았다.


주차를 한 후 바로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갔다. 티켓을 구입하려 하니, 5시 20분발 케이블 카라 한다. 앞으로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케이블카는 포기하여야겠다. 대신 신흥사로 갔다. 신흥사 가는 길 옆에 거대한 부처 좌상(坐像)이 만들어져 있다. 이전에는 보지 못하였던 것으로 비교적 최근에 만든 모양이다. 불교에서 자꾸 이런 불사를 벌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앞으로 수백 년이 지나면 이러한 불상도 또 문화유적의 하나라 될 터이니, 그 판단이 어렵다.


신흥사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절이다. 신흥사 안에도 많은 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절 안 전체가 좀 어수선한 느낌이다. 절 주위도 이전에 비해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옛날에 나무로 만들어졌던 다리는 모두 화강암으로 만든 화려한 다리로 대체되었다. 새로 지은 시설이 많다 보니 고풍스러운 맛이 없어진 것이 흠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으리라.


여기서 비선대(飛仙臺)까지는 2.5킬로 정도이다. 오늘 이미 많이 걸어 비선대까지 갔다 오기는 좀 부담스럽다. 그리고 시간상으로도 그때가 되면 어두워질 가능성이 크다.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되돌아오기로 했다. 옛날 비선대 가는 길은 좁은 계곡길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넓은 길이 만들어져 있다. 길도 평탄하고 경사도 심하지 않아 걷기에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높은 나무 사이로 난 길은 더없이 걷기에 좋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계곡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점이 좀 아쉽다.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다가 되돌아왔다.

3. 속초 동명항과 대포항


어둡기 전에 속초의 숙소로 가기로 하였다. 오늘 저녁 숙소는 속초 시내에 있는 <더 블루마크 호텔>이란 곳이다. 예약 앱으로 6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으로 트윈 룸을 예약하였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되는 호텔인 것 같다. 아직 새집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 않았다. 약간 좁은 느낌이 있지만, 시설은 아주 그만이다. 침구도 깨끗하고, 다른 여러 부대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아주 가성비 최상의 호텔로 생각된다. 특급호텔 못지않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 여장을 푼 후 저녁거리를 사러 포구로 가기로 하였다. 지도를 보니 대포항은 2킬로, 동명항은 5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 대포항은 너무 복잡한 것 같아 동명항으로 가기로 하였다. 요즘 유튜브를 자주 보는데, 거기서는 동명항이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한다. 대포항에 비해 회 값도 싸고, 또 자연산 회를 많이 취급한단다. 나는 동명항이 조그만 포구라 생각했다.


동명항에 도착했다. 내가 상상하던 조그만 어항이 있는 포구가 아니다. 수많은 유흥시설과 네온사인이 번쩍번쩍하는 유흥가를 방불케 하는 거대한 번화가였다. 호텔, 노래방, 술집, 식당 등 각종 유흥시설이 도처에 있으며, 이들 업소에서 내뿜는 네온사인이 사방에서 번쩍이고 있었다. 바닷가 수산시장으로 갔다. 오징어를 사려고 했는데, 오징어가 보이지 않는다. 점심을 많이 먹어서 일반 회는 먹기가 좀 부담스럽다. 업소에 물어보니 이곳에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오징어를 파는 곳이 없다고 한다.

대포항으로 갔다. 대포항은 1980년대 초 처음 갔었는데, 그때는 주로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좌판으로 이루어진 작은 어항으로서, 회값도 무척 쌌는데, 지금은 동해안의 대표적인 관광 어항으로 바뀌어 거대한 유흥가로 변모해있다. 가격도 만만찮다. 회감 생선 몇 마리를 담아놓고, 10만 원, 15만 원짜리라 한다. 동명항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이곳에는 오징어를 파는 곳이 몇 곳 있었다. 어제 주문진 수산시장의 오징어는 무척 컸는데, 여기 오징어는 거기에 비하면 형편없이 작다. 2마리에 만원이라고 하는데, 2마리라 해봤자 어제 주문진에서 샀던 오징어 한 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고 해서 만원을 주고 오징어 회를 사 왔다. 역시 어제 샀던 회의 양의 1/3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호텔로 돌아왔다. 많이 걸었더니 무척 피곤하다. 오징어 회에 김치 삼겹살 볶음을 안주로 맥주 2병을 비우고 피로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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