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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13. 2024

영화: 타이탄의 분노

하데스의 반란에 맞서 싸우는 페르세우스

■ 개요


내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제법 제작되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보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이 블로그에서 영화 <헤라클레스>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후 다시 만나게 된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타이탄의 분노>(Wrath of the Titans)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페르세우스이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르세우스 이야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페르세우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에서 새로이 만든 신화 이야기이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를 아버지로 하여 아르고스 국의 공주 다나에의 몸에서 태어났다. 메두사의 머리를 베는 등 수많은 난관을 극복한 영웅으로서, 에티오피아의 공주인 안드로메다와 결혼을 하여 7남매를 두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페르세우스는 아들 하나를 둔 홀아비로, 그리고 안드로메다는 그의 옛 연인으로 등장한다.


지하에 있던 타이탄 족이 부활하여 명계의 신이자 제우스의 형인 하데스와 제우스의 아들인 전쟁의 신 아레스를 부추겨 신계와 인간계를 정복하고자 한다. 제우스는 손위 형인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함께 이들에게 맞서 싸우려고 하지만 역부족을 느껴 인간인 페르세우스에게 도움을 청하고, 페르세우스는 아버지 제우스의 부탁으로 타이탄족과 그 하수인인 하데스 및 아레스와 싸워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2012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 줄거리


올림푸스 신들의 지배자인 전지전능한 신 제우스와 인간인 다나에 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의 영웅 페르세우스가 세계를 뒤흔든 괴물 크라켄과 사투를 벌여 그들을 제압한 지 10년이 흘렀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가 약속한 신의 왕좌를 거부하고 인간으로 살기로 선택하여, 죽은 아내 이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10살 된 아들 헬레이오스를 키우며 어부로 평화롭게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우스가 직접 그를 찾아왔다. 제우스는 신들과 타이탄 족 사이의 싸움이 격화되고, 포악하기 짝이 없는 타이탄 족의 왕 크로노스가 갇혀 있는 명부의 미궁인 타르타로스의 문이 열리려고 하고 있어 지금 세계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하면서 페르세우스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것이다. 그렇지만 페르세우스는 그것은 신들 사이의 문제라고 하면서 제우스의 부탁을 거절한다.


제우스는 아들인 전쟁의 신 아레스와 둘째 형인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함께 큰형인 명계의 신 하데스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그렇지만 오래전부터 제우스에게 원한을 품어온 하데스는 아레스와 결탁하여 제우스와 포세이돈을 쓰러트리고는 제우스의 무기인 “썬더볼트”를 빼앗아버린다.

마침내 타르타로스의 봉인이 풀려 그곳에서 뛰쳐나온 괴물 키메라는 페르세우스가 사는 마을을 습격해 온다. 페르세우스는 용감하게 맞서 키메라를 쓰러트리고는, 그동안 신세를 져왔던 노인 클레아의 권유로 헤레이오스를 데리고 올핌프스의 신들을 찾아간다. 펠세우스는 죽어가는 포세이돈으로부터 하데스와 아레스가 크로노스 쪽으로 붙었다고 알려주고는, 제우스를 돕기 위해서 안드로메다 여왕이 다스리고 있는 지방에 살고 있는 반신반인의 아들 아게놀과 힘을 합하라는 말을 남기고는 지신의 무기인 삼지창 “트라이덴트”를 맡기고는 숨을 거둔다. 페르세우스는 헤리이오스를 클레어에게 맡기고 페카사스를 타고 안드로메다가 있는 곳으로 날아간다. 비슷한 시간, 하데스는 자신이 잡아두고 있는 제우스에게 자신은 불로불사의 힘을 얻는다는 조건으로 크로노스와 한패가 되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의 안내로 왕관의 보석을 훔치려다 체포된 아게노르와 만나, 선더볼트나 트라이덴트 등 신들의 무기를 만든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있는 곳을 가르쳐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던 아게노르였지만 페르세우스의 부탁을 받아들이게 되고, 안드로메다도 아게노르를 석방해 주면서 자신도 군대를 이끌고 페르세우스와 함께 가겠다고 나선다.

페르세우스 일행은 아게노르의 길 안내로 헤파이스토스가 살고 있는 케일 섬에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그곳에서 외눈박이 거인인 세 명의 키클롭스의 공격을 받는다. 그러나 키클롭스는 아게노르가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싸움을 멈추고 페르세우스 일행을 헤파이스토스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헤파이스토스는 처음에는 페르세우스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애절하게 부탁하는 안드로메다를 보고는 아내인 아프로디테의 모습이 겹쳐져 자신이 직접 설계한 타르타로스로 가는 숨겨진 길을 가르쳐준다.


페르세우스 일행은 헤파이스토스의 안내로 숨겨진 길로 타르타로스로 향하지만, 도중에 아레스가 나타나 그들을 공격해 와 안드로메다의 군대는 궤멸되고 만다. 그렇지만 헤파이스토스가 스스로 미끼가 페르세우스 일행을 타르타로스와 연결되는 미궁을 가르쳐주고는 자신은 아레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고 만다. 페르세우스는 미궁에서 미노타우르스의 습격을 받지만, 겨우 물리치고 타르타로스에 도착한다.


비슷한 시각 제우스는 하데스가 아직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옛날 자신이 하데스를 추방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자신을 풀어달라고 요청한다. 하데스가 제우스를 풀어주려 할 때 아레스가 들어와 하데스와 아레스는 서로 싸우다가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겨우 제우스가 있는 곳에 도착한 페르세우스는 트라이덴트와 신의 힘으로 제우스를 구출한다. 아레스는 제우스의 탈출을 막으려고 하였지만, 제우스는 하데스의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한다. 도중에 제우스는 아레스가 던진 “하데스의 창”에 등을 맞지만 트라이덴트와 하데스의 창의 힘을 이용하여 페르세우스 일행과 함께 안드로메다 군의 주둔지까지 순간이동한다.


죽음 직전에 놓인 제우스는 곧 부활할 크로노스를 쓰러트릴 수 있는 것은 트라이덴트와 하데스의 창, 그리고 썬더볼트라는 세 가지 창밖에 없다고 말하자, 페르세우스는 아레스가 빼앗아 간 썬더볼트를 되찾기 위해 페가사스를 타고 아레스의 신전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아레스는 헤레이오스를 납치해 잡아두고 있다. 페르세우스는 아레스와 싸우지만, 그의 강력한 힘 앞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드디어 크로노스가 부활하여 안드로메다의 군대에 습격해 온다. 한편 하데스는 제우스 앞에 나타나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는 형제의 힘을 모으자고 한다. 페르세우스는 틈을 노려 아레스를 쓰러트리고 썬더볼트를 되찾아서는 제우스와 하데스의 도움을 받아 세 개의 창을 크로노스에게 찔러 승리를 거둔다.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제우스가 페르세우스에게 힘을 올바른 곳에 쓰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자, 하데스는 그곳을 떠난다.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에게 키스를 하고서는 헤레이오스에게 어부의 생활로는 이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며 칼을 넘겨준다.


■ 약간의 감상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아주 웅장한 스케일의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는 이제 신들의 세상이 끝나고 진정한 인간의 세상이 출발하게 된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이 영화에서 신들의 존재는 미미하다. 그리스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는 이 영화에서는 그저 힘이 빠진 초라한 노인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썬더볼트를 무기로 인간들은 물론 신들을 모두 자신의 발아래로 제압하고, 원기왕성한 정력으로 곳곳에서 여자들과 염문을 뿌리던 그의 바람기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를 보자면 많은 부분은 가족 간 이야기라 볼 수도 있다. 이번 영화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신을 포함한)도 따지고 보면 안드로메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혈연관계이다. 이 영화에서 악의 근원인 타이탄 족의 크라노스는 바로 제우스의 아버지로서, 페르세우스의 할아버지이다. 크라노스 쪽에 붙어 제우스에게 창을 던져 죽게 만든 아레스는 제우스의 아들이다. 그는 할아버지의 사주를 받아 아버지를 죽인 것이다. 그러니까 또 아레스는 페르세우스와는 사촌 형제인 셈이다. 그리고 아레스에게 죽은 포세이돈과 마지막에 크라노스로부터 제우스 쪽으로 붙은 하데스는 페르세우스의 백부이고. 골육상쟁도 이런 골육상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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