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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pr 12. 2024

영화: 밤의 열기 속으로

인종차별이 잔존하던 시대 우연한 기회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흑인 경찰

■ 개요


요즘은 많은 흑인들이 영화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인종차별이 잔존하였던 1960년대만 하더라도 다른 여러 분야와 마찬가지로 영화 분야에서 활약하던 흑인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이 시대 대표적인 흑인 배우라면 단연 시드니 포에티어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는 1964년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영화 <밤의 열기 속에서>(In the Heat of the Night)는 시드니 포에티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서, 흑인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남아있던 1960년대의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을 무대로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흑인 형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골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수사에 나선 경찰은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던 흑인 남자를 용의자로서 체포한다. 그러나 그 남자는 실은 대도시 경찰서 형사로서, 그는 인종차별의 차가운 눈길 속에서도 백인 경찰서장과 협력하여 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1967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는데 아카데미상 5개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아 속편이 계속 제작되었다. 

이 영화가 제작되던 시기는 미국에서 흑인들에 의한 공민권 운동과 인종차별 철폐운동이 들불같이 번지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상황에 맞추어 미스터리물 적인 요소와 함께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는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영화는 내가 중학교 시절 우리나라에서 상영되었는데, 당시 이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예고편은 아마 열 차례도 넘게 보았다. 그래서 아주 기억에 남는 영화 가운데 하나이다. 


■ 줄거리


부호이자 대사업가인 필립 콜버트는 미시시피주 스파터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이사해 왔다. 어느 날 늦은 밤 샘 우드 순경이 순찰을 돌던 도중 길에서 쓰러져있는 콜버트의 타살체를 발견한다. 우드 순경은 근처를 조사하다가 역 대합실에서 버질 팁스라는 흑인 남자를 발견하고는 신체 수색을 한 결과 지갑에 상당한 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우드 순경은 흑인인 버질이 많은 돈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그가 틀림없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그를 체포하여 경찰서로 데려온다. 이곳 경찰서는 시골마을이라 경찰서라 하지만 직원은 네댓 명 밖에 되지 않는다.

경찰서장인 빌 길스피는 팁스를 심문한 결과 그가 필라델피아 경찰서 강력과에서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민완 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팁스는 휴가를 받아 여행을 하는 중이었고, 그는 신분이 확인되자 다음 열차를 타고 이 마을을 떠나려 한다. 그렇지만 팁스의 상사는 그에게 이곳에 머물며 살인사건 수사를 도와주라고 부탁한다. 길스피 서장은 대다수의 마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종차별주의자였지만, 마지못해 팁스와 함께 수사에 나선다. 


마을 경찰은 피해자의 지갑을 가지고 도망친 허베이 오버스트를 체포하지만, 그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호소한다. 팁스는 사체를 조사한 후 범인은 오른손잡이인데 오버스트는 왼손잡이이므로 그는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피해자의 아내인 콜버트 부인은 팁스의 능력에 감탄하여 그가 수사지휘를 맡지 않는다면 공장 건설을 중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팁스는 마을에서 제일 큰 농장주인 엔디코트가 콜버트의 공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찾아간다. 팁스는 피해자인 콜버터의 자동차에 남겨진 소나무 뿌리가 엔디코트의 온실에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를 의심한다. 엔디코트와 말을 나누고 있던 도중 엔디코트로부터 뺨을 맞은 팁스는 본능적으로 엔디코트에게 뺨을 되돌려준다. 이 사실을 안 동네 백인들은 팁스를 죽이겠다고 달려오는데, 팁스는 겨우 몸을 피해 위기를 벗어난다. 

팁스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계속하여, 우드 순경에게 사건 당일 밤과 같은 시간에 같은 코스로 순찰을 재현해 보라고 요구한다. 팁스는 길스피 서장과 함께 순찰 재현에 동행하지만, 우드 순경이 같은 코스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 길스피 서장은 우드 순경을 의심한다. 그리고는 우드 순경이 사건 다음날 은행에 큰돈을 예금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를 체포한다. 그러나 팁스는 우드 순경이 코스를 바꾼 것은, 매일밤 창문 커튼도 치지 않은 채 벗은 채로 지내고 있는 젊은 여성 데로리스의 알몸을 훔쳐보았는데 그 사실이 탄로 날까 두려워서였기 때문이라 추리하면서 길스피 서장에게 우드는 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데로리스는 오빠인 로이드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와 얼마 전에 우드 순경과 함께 잔 후 임신하였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그 말에 의심을 품은 팁스는 마을 사람들이 낙태를 하고 싶을 때 찾는 잡화점의 주인인 칼버를 찾아가 누가 데로리스의 상대였는지 물어보려 한다. 그곳에 마침 데로리스가 어떤 남자와 함께 낙태를 하기 위해 찾아온다. 그 남자는 마을에서 작은 식당을 하고 있는 럴프 헨조였다. 그런데 그곳에 로이드를 비롯한 백인 청년들이 팁스를 해치려고 몰려왔기 때문에 팁스는 랄프가 데로리스의 상대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격분한 로이드가 럴프에게 달려들지만, 거꾸로 로이드는 럴프의 총을 맞아 죽고, 럴프는 체포된다. 럴프는 경찰서에서 자신이 콜버트를 살해했다고 자백한다. 그를 때려 눕히고 돈을 빼앗으려 했던 것이 잘못해 죽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사건을 모두 해결하고 팁스는 역에서 열차에 오른다. 그를 환송하러 나왔던 길스피 서장은 무언가 거북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그에게 따뜻한 이별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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