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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11. 2024

영화: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청년의 방황

■ 개요


영화 <에덴의 동쪽>(East of Eden)은 미국의 작가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1957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반항아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제임스 딘은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아 일약 스타의 지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 조연여우상, 골든 글러브 작품상, 칸느 영화제 극영화상을 수상하였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젊은이의 안타까운 방황을 그리고 있다. 


■ 줄거리


191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리너스 지방.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중년의 부인이 은행문을 나서고 있는데, 한 젊은이가 그 뒤를 밟고 있다. 그 중년 부인은 뒤따르는 청년에 신경을 쓰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으로 들어가 직원 겸 보디가드 일을 하는 부하에게 뒤따르는 청년을 쫓아보내라고 지시한다. 그녀의 부하는 청년이 부인의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힘으로 막지막, 청년은 그에게 한사코 맞으면서도 억지로 부인의 사무실로 들어간다. 

부인이 청년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청년은 자신은 아담 트러스크의 아들 케일렙(애칭 ‘칼’)이라고 하면서 당신이 자신의 어머니가 아니냐고 묻는다. 그 질문을 받은 부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칼은 지금까지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는 이미 사망했다고 듣고 있었다. 


칼의 아버지 아담은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의욕적으로 레터스 재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가 재배한 레터스는 냉장되어 동부의 도시로 보내질 것이다. 칼은 냉장 보존을 위해 사용되는 얼음을 깨트려 아버지에게 심한 질책을 받으면서, 아버지에게 “스스로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겠다”라고 대꾸한다. 아담은 엄마와는 불화가 생겨 헤어졌다고 하면서도 그녀가 이미 죽었다고 완강하게 말한다. 그 후 칼은 아담스의 오랜 친구인 보안관 샘 쿠버로부터 부모의 결혼사진을 빌려보고 케이트가 자신의 어머니라고 확신한다. 


어느 날 칼은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자신의 고민을 쌍둥이 동생 아론의 연인 애브라에게 털어놓는다. 그러자 그녀도 자신도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칼에게 털어놓으며 두 사람의 마음은 가까워진다. 

아담은 큰돈을 벌려고 화물열차를 빌려 얼음으로 냉장보존한 레터스를 동부로 운반하는데, 도중에 눈사태로 인하여 철로가 막혀 열차 안의 얼음이 모두 녹아 레터스는 모두 썩어버렸다. 이로 인해 아담은 대손해를 보았다. 칼은 아버지의 손실액을 되찾아주기 위해 사업 수완이 좋은 윌 해밀턴을 찾아가 의논을 한다. 칼은 윌로부터 곧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전쟁이 일어나면 대두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 말을 들은 칼은 대두에 투자를 하려고 하지만, 돈이 없다. 그는 케이트를 찾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케이트가 일언지하에 칼의 요구를 거절하지만, 칼이 계속 옛날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있었던 일을 꺼내며 집요하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자 케이트는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려준다.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대두 수요는 크게 확대하고, 가격은 폭등하여 칼은 큰돈을 번다. 반면 아론은 자신은 전쟁에 반대하기 때문에 군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한다. 한편 독일계 이민자인 구두방의 구스타프 알르레히트는 독일계 시민 차별의 선동 바람이 불어닥치며 점포의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는다. 

축제가 벌어지던 날, 칼은 아론과 만나기로 한 애브라와 우연히 만난다. 두 사람은 아론이 올 때까지 함께 축제를 즐긴다. 두 사람은 관람차를 타고, 칼은 애브라로부터 아론과의 사이에는 뭔가 위화감이 있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가 없는 아론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어머니의 상이라면서 자신의 감정과는 뭔가 다르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키스를 나눈다. 


관람차 아래서는 구두방의 구스타프가 반독일 정서가 강한 사람들에게 떠밀리고 있는 가운데, 아론도 거기에 휘말려 곤란을 겪고 있다. 이것을 본 칼은 그를 구하기 위하 뛰어들어 난투극을 벌이고 결국 보안관 샘 쿠퍼가 나타나 소동을 진정시킨다. 칼은 난투극에 휘말린 아론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그런데 알론은 칼이 뛰어든 것은 가까이 있는 애브라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인다. 이 말로 감정이 격화된 형제는 서로 치고받는 싸움을 벌인다. 

대두 거래로 큰돈을 번 칼은 아버지 아담의 생일날에 그 돈을 아버지에게 준다. 그러나 아담은 기뻐하기는커녕 전쟁을 이용하여 돈을 벌었다며 칼을 크게 꾸짖으며 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자신은 돈보다는 아론과 애브라의 약혼 소식과 같은 깨끗한 일만 겪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칼은 큰 소리로 울면서 “아버지가 미워요”라고 소리치며 나가버린다. 밖에서도 여전히 스스로를 한탄하는 칼에게 애브라가 다가와 위로해 준다. 그 광경을 본 라론은 화를 내며 애브라에게 칼과는 말도 나누지 말고 가까이하지도 말라고 말한다. 


칼의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어느 사이에 아론에 대한 미움으로 변하여, 칼은 아론을 케이트가 운영하는 술집에 데려가 처음으로 엄마와 대면시킨다. 칼은 아론과 어머니 둘만을 남긴 채 집으로 돌아온다. 아담이 아론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도 칼은 모른다고 하면서, 케이트가 집을 나간 이유 등을 늘어놓으며 이제 아버지와는 연을 끊겠다는 말을 한다. 아론은 가장 경멸하는 여자가 자신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아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그날로 군대에 지원한다. 

입영열차가 출발하는 역으로 아담이 달려왔다. 아담은 사랑하는 아들이 갑자기 떠나가는데 쇼크를 받아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뇌일혈로 쓰러져 그대로 집으로 실려간다. 몸이 완전히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아담을 간호사가 보살펴주고 있다. 칼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자 양심의 가책을 받고 고통스러워한다. 많은 사람이 위문을 오는 가운데 보안관인 샘이 칼에게 “아담과 이브의 아들 카인은 너무나 질투한 나머지 동생 아벨을 죽였다. 그리고는 집을 나와 동쪽 노드 땅에서 살게 되었다.”라며 구약성서의 안 구절을 들려준다. 그리고는 칼에게 일단 이 집에서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타이른다. 


스스로도 집을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칼은 병상에 누은 아담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아담의 텅 빈 눈에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칼은 절망의 언덕에서 어쩔 바를 몰라하였다. 


애브라는 자신의 마음속에는 아론이 아니라 칼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애브라는 누워있는 아담의 옆에서 애브라는 칼이 아버지의 사랑을 바라고 있다고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아담에게 칼에게 뭔가를 부탁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칼은 평생 제대로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절망을 하며 아버지가 있는 방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칼을 설득하여 아버지에게 용서를 빌라고 호소한다. 

아담의 눈이 무엇인가를 말하려 한다. 칼이 아담의 입에 귀를 가져가자, 아담은 자꾸 귀찮게 하는 간호사를 해고해 달라고 칼에게 부탁한다. 그러자 칼은 간호사에게 “꺼져 버려!”라고 소리치며 간호사를 내쫓는다. 그러자 아담은 작은 목소리로 “새 간호사를 부를 필요는 없어, 네가 옆에 있어줘.”라고 말한다. 이 말로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한 칼과 애브라는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칼은 아버지 침대를 계속 지킨다. 


■ 약간의 평


아버지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방황하던 청년이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비로소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이다. “형편없는 간호사야”라고 말하는 아버지 아담에게 “저도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요”하며 맞장구치는 칼, 이 대사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마음이 통하는 장면이다. 이렇게 간단한, 아무렇지도 않은 말로 그동안 아버지와 아들 사이이 놓였던 큰 벽이 무너지는 대단한 표현기법이다. 


이 영화에서 칼과 아론은 쌍둥이 형제인데,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칼과 아론이 상징하는 카인과 아벨의 관계에서는 카인이 형이고 아벨의 동생이지만, 여기서는 어느 쪽이 형인지 분명하지 않다. 일본에서 이 영화를 상영할 때는 아론을 형이라고 했는데, 이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도 아론을 형, 칼을 동생으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원작에서는 누가 형이고 누가 아우인지에 대해서는 일체 설명이 없다고 한다. 


형제간에도 상하를 중시하는 동양적 사고와 나이의 선후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서양의 차이를 보는 것 같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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