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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May 25. 2024

영화: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

시저의 죽음을 둘러싼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대결

■ 개요


서양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를 꼽으라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말 않고 로마의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를 꼽을 것이다. 물론 시저는 황제 자리에 욕심은 있었지만 암살로 인해 황제가 되지는 못하였다. 그렇지만 그 뒤의 유럽의 왕들은 그를 최고의 황제로 숭상하여 자신들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시저의 이름을 빌려왔다. 로마 제국에 있어서 ‘시저’란 말은 황제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으며, 독일의 황제를 뜻하는 “카이저”나 러시아 황제를 뜻하는 “짜르”도 모두 시저를 뜻하는 말이다.  


영화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는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여 1953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의 제목을 보면 주인공은 당연히 시저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시저는 암살 당일에 잠깐 등장할 뿐이며, 실질적인 주인공은 시저의 암살자 가운데 한 사람인 브루투스와 브루투스를 단죄하는 안토니우스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영화의 전반부는 시저의 암살계획을 둘러싼 브루투스의 고뇌, 그리고 후반은 브루투스의 암살을 비난하고 브루투스 일파를 정벌하는 안토니우스의 활약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 줄거리


기원전 44년의 로마. 줄리어스 시저는 종신독재관이 되어 시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공화파의 카이우스 등은 위기감을 느낀다. 로마는 지금까지 공화정으로서, 여러 명의 선출된 관리들이 권력을 나눠가지고, 상호 견제하며 운영되던 시스템이었다. 갈리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시저는 군대를 이끌고 로마로 진격하여 정치, 군사, 경제 등 모든 영역을 통제하는 독재관이 된 것이었다. 이는 결국 로마 공화정의 종말과 황제가 전권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는 제정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카이우스는 시저를 이대로 두었다가는 로마의 공화정이 무너진다고 생각하였다. 로마의 공화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저를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동지를 모아나갔다. 그 가운데 핵심이 되는 인물이 브루투스였다. 브루투스는 시저가 아주 아끼는 청년 정치인이었고, 로마 시민들로부터도 신망이 높았다. 또한 그의 어머니는 시저의 정부(情婦)이기도 하였다. 카시우스의 제안에 처음에는 망설이던 브루투스도 결국 그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한다. 

시저는 일행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가고 있는데, 길가에 있던 점술사가 “3월 15일을 조심하라”는 말을 외치는데, 시저는 그 말을 무시한다. 3월 14일 밤 세찬 바람이 몰아치고 있을 때, 브루투스의 집에 카시우스 등이 모여 다음날 시저를 암살하자고 모의를 한다. 


다음날 아침 시저의 아내 카르부르니아는 악몽을 꾸고는 시저에게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시저는 이미 원로원 회의에 참석하기로 약속되어 있어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길을 나선다. 그리고 원로원 건물에 들어서 넓은 홀을 지날 때 브루투스를 비롯한 그의 일행들의 습격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시저 암살의 소식을 듣고 로마 시민들은 격분하였다. 그때 브루투스는 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 서서 연설을 한다. 자신은 누구보다도 시저를 사랑하였지만, 시저보다는 로마를 더 사랑한다. 시저는 공화정을 파괴하고 황제가 되려 하였다. 로마의 공화정을 지키기 위하여 피눈물을 삼키면서 시저를 죽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브루투스의 피를 토하는 듯한 연설을 듣고 감동한 시민들은 브루투스의 진정을 이해하고 브루투스를 지지한다. 

브루투스에 이어서 시저의 오른팔이라 할 안토니우스(말론 브란도 분)가 연단에 오른다. 그는 브루투스의 고결한 인격과 로마에 대한 충성심을 찬양한다. 그리고 시저에 대한 브루투스의 사랑이 얼마나 진실되었는가를 말해준다. 그리고는 안토니우스는 시저가 얼마나 로마와 로마 시민들을 사랑하였는지, 그리고 시저는 황제가 될 마음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시민들을 향해 외친다. 안토니우스의 연설을 들은 시민들의 마음은 다시 돌아선다. 그들은 시저의 죽음을 진정으로 원통해하고 그를 죽인 브루투스 일파들에 대한 분노의 소리를 드높인다. 


자신들의 암살행위에 대한 로마시민들의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자 브루투스와 일행은 몸을 피해 로마로 떠난다. 브루투스가 떠난 뒤 로마의 실권은 안토니우스가 잡았다. 안토니우스는 암살자들을 토벌하기 위해 병력을 동원한다. 드디어 필리피(Philippi)에서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 연합군과 브루투스가 이끄는 군대가 결전을 벌인다. 전투의 결과 브루투스는 패하게 되며, 브루투스는 시종에게 자신을 찌르도록 명한다. 

브루투스의 유체 앞에 선 안토니우스는 그의 고결한 인격을 칭송하며, 부하들 앞에 서서 그를 정중하게 장사 지내 줄 것이라고 선언한다. 


■ 약간의 감상


이 영화에서 전반부는 브루투스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지만, 후반부는 단연 안토니우스가 주인공이다. 브루투스의 격정적인 연설로 시저의 죽음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려던 로마 시민들이 안토니우스의 연설에 의해 극적으로 마음을 돌린다. 그리고는 시저를 죽인 브루투스 일파들의 만행을 규탄한다. 


안토니우스는 시저의 양아들로서, 뛰어난 장수이지만 머리는 좀 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안토니우스가 한순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연설을 하는 것을 보고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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