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May 22. 2024

애니메이션: 바람의 검심 성상편(るろうに剣心 星霜編)

풍운아 검객 켄신의 최후

■ 개요


이 블로그에서 이미 <바람의 검심> 영화는 여러 번에 걸쳐 소개한 바 있다. 오늘 소개하는 <바람의 검심 성상편>(るろうに剣心 星霜編)은 오리지널 비디오판 애니메이션인데, 이 영화는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바람의 검심 추억편>과 한 세트를 이루는 작품으로서 2002년에 제작되었다. 이 애니메이션은 원작 만화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원작자인 와츠키 노부히로(和月伸宏)가 불만을 표시하였다고 한다.


■ 줄거리


켄신의 첫 아내였다가 켄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던진 토모에의 동생 유키시로 엔은 이전에 누나의 원수를 갚기 위해 켄신을 죽이려고 하였지만 실패하고 사라졌다. 유키시로는 지금도 누나의 복수를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켄신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주기 위하여 카오루를 납치하여 외딴섬에 감금한다.


켄신은 카오루를 찾기 위해 단신으로 섬으로 가며, 그곳에서 엔과 싸워 카오루를 구출한다. 엔도 죽은 누나 토모에에 대한 켄신의 사랑을 알고는 더 이상의 복수를 포기한다. 켄신과 카오루는 부부로서 함께 하기로 맹세한다.  

켄신은 카오루와 결혼을 하였다. 그러나 켄신은 거듭되는 싸움으로 점차 몸이 쇠약해졌고, 더 이상 싸움을 할 의욕도 잃는다. 거기다가 새로이 들어선 메이지(明治) 정부도 점차 안정을 되찾아 이제 켄신이 싸움에 나설 일도 없어졌다.


어느 날 정부의 고관이 켄신을 찾아와 중국으로 가 달라고 부탁을 한다. 중국의 사정이 매우 어려우니 그곳에 가서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라는 것이었다. 켄신은 카오루의 만류를 뿌리치고 중국으로 떠난다.


켄신과 카오루 사이에서 아들 켄지(劍路)가 태어났다. 켄지는 어머니를 두고 늘상 집을 떠나 있는 아버지를 미워한다. 켄지는 켄신의 스승인 히코 세이쥬 밑에서 검술 수련을 하고 있다. 켄지는 검술 수련을 하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증오감을 표시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 켄신이 카오루에게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는 이미 옛날의 켄신이 아니었다. 몹쓸 병에 걸려 몸은 쇠약할 대로 쇠약해졌다. 카오루는 켄신과 밤을 함께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병에 걸린 것을 안 켄신은 카오루의 말을 거부한다. 그렇지만 간절한 카오루의 말을 더 이상 뿌리치지 못하고 켄신과 카오루는 밤을 함께 한다.

다음날 아침 카오루가 일어나자 켄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켄신은 다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다시 중국으로 떠나가 버린 것이었다. 켄신이 떠난 후 카오루도 병석에 눕게 되었다. 켄신의 병에 전염된 것이다. 병석에 누워서도 카오루는 켄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켄지는 어머니에게 병을 옮기고 다시 떠나 버린 후 소식도 없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더욱 커진다.


중국으로 간 켄신은 몸이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졌다. 그는 이제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일본으로 가는 화물선에 몸을 싣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다. 그에게는 이미 카오루가 기다리는 집에까지 갈 힘도 남아있지 못하였다. 병들고 지친 몸을 끌고 겨우 집에 도착하지 마자 카오루의 품 속에서 정신을 잃는다. 잠시 정신이 돌아온 켄신은 카오루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는 숨을 거둔다.


카오루 역시 병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그녀 역시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켄신을 보내고 돌아온 카오루는 그대로 깊은 잠에 떨어진다. 그녀는 잠속에서 화사하게 핀 벚꽃길을 켄신과 함께 걷고 있는 꿈을 꾼다.


■ 약간의 평


천하무적의 검객으로서 살인자 발도제(人切り拔刀齊)라는 별명을 가진 켄신도 병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이 영화는 켄신과 카오루의 최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이 매우 어둡다. 칼 한 자루로 죽음과 삶의 갈림길을 헤쳐 나온 켄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켄신은 어떤 병에 걸렸을까? 켄신이 걸린 병은 바로 매독(梅毒)이었다. 그 시대에는 불치의 성병으로서, 걸린 사람은 온몸이 썩어 들어가면서 결국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 <바람의 검심>의 주인공인 켄신은 여자에 대해서는 순정파이다. 첫 번째 아내 토모에를 지극히 아끼고 그녀의 죽음은 그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두 번째 아내가 된 카오루에 대해서도 켄신은 그녀 외에 다른 여자는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직 카오루만을 마음에 두었다. 그런 켄신이 성병인 매독에 걸려 죽는다는 설정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이 내용은 만화 원작과는 상당히 다르다. 만화에서는 켄신이 카오루와 결혼하여 아들 켄지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에 대해서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호평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원작자인 만화가 와츠키(和月)는 처음에는 이러한 설정에 분노를 나타냈으나, 나중에는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죽음”을 묘사하는 것이므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도 괜찮은 결말이라 하였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젠다성의 포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