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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08. 2024

영화: 네이키드 정글(The Naked Jungle)

남미 정글에서 살인개미떼 마라분타와 싸우는 젊은 부부

■ 개요


어릴 때  <마라분타>라는 만화를 읽은 적이 있다. “마라분타”는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유역에 서식하는 군대개미 떼로 이들 개미는 마치 메뚜기 떼처럼 수십억 마리가 떼를 지어 이동하면서 식물이든 동물이든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고 한다. <마라분타>는 이들 마라분타와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였다.


영화 <네이키드 정글>(The Naked Jungle)은 아마존강 유역의 농장에서 마라분타와 목숨을 걸고 싸우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서 1954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결혼할 상대의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을 위해 미국에서 아마존의 농장으로 온 여자가 남편과 함께 마라분타와 싸운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 줄거리


때는 1901년 남아메리카. 아마존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객선에는 아름다운 미국여성 조안나가 타고 있었다. 그녀는 아마존강 상류에 있는 농장의 농장주 크리스토퍼 레닝겐(찰턴 헤스턴 분)과 결혼하기 위해 이 배를 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결혼 상대자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떻게 생겼는지도 전혀 모른다. 본 적이 없는 것은 물론 편지 한 장 교환한 적도 없었다.

조안나가 탄 배가 농장 근처의 강변에 도착하자 크리스토퍼가 마중 나왔다. 크리스토퍼는 아름다운 조안나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끌린다. 크리스토퍼의 농장은 수십 명의 원주민들이 일하고 있을 정도로 아주 넓다. 크리스토퍼는 19살에 이곳에 와서 스스로의 힘으로 이 광활한 코코아 농장을 만든 것이다.


오직 농장경영만에 모든 힘을 기울여온 크리스토퍼는 조안나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리면서도 그녀의 기품 넘치는 자태를 보고는 어쩐지 가까이할 수 없는 거리감을 느낀다. 조안나는 크리스토퍼와 농장과 저택, 그리고 이곳에서의 생활에 행복을 느끼지만, 크리스토퍼는 왠지 선뜻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던 중 조안나가 자신은 이번의 결혼이 두 번째라고 말한다. 첫 남편을 아주 사랑하였으나 죽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크리스토퍼는 심한 배신감을 느끼면서 결혼할 수 없다면서 조안나에게 돌아가라고 말한다. 조안나는 자신이 한번 결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아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대하여 크리스토퍼는 그 사실에 심한 상처를 받았다.

이 무렵 인근의 농장주가 크리스토퍼를 찾아온다. 크리스토퍼가 일하는 원주민들에게 아주 관대하게 대하는데 대하여 이 농장주는 원주민들을 아주 포악하게 대하는 악당이다. 그는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는 원주민 노예가 도망쳐 이곳으로 왔다면서 이 지역을 관리하는 관리와 함께 도망친 노예를 찾겠다며 온 것이다. 두 명의 원주민이 그의 농장에서 도망쳐 온 것으로 확인되어 그 악덕 농장주는 그 둘을 데려가야겠다고 한다. 만약 그 악덕 농장주가 두 원주민을 데려간다면 그들은 그곳에서 살해되던지 아니면 심한 폭행을 당할 것이 명백하다. 크리스토퍼는 두 원주민이 자신의 농장에서 도둑질을 하였다고 하면서 자신이 그들을 처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함께 온 관리는 지방판사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면서 일단은 두 원주민을 이곳에 두고 나중에 결정하자고 권고한다. 그 말을 들은 악덕 농장주는 일단 돌아간다.


조안나는 계속 이곳에 남아 크리스토퍼와 함께 농장을 경영하면서 살고 싶다고 하지만 크리스토퍼의 태도는 완강하다. 여객선은 농장 근처에 오지 않는다. 여객선을 타려면 2-3일 정도 작은 보트를 타고 큰 강줄기로 나가야 한다. 크리스토퍼는 가기 싫다는 조안나를 억지로 여객선을 탈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워낙 깊은 정글이기 때문에 크리스토퍼와 조안나는 물론, 며칠 전에 찾아온 관리와 또 보트를 젓고 짐을 운반하는 원주민들과 함께이다.

정글에서 캠프를 치고 하룻밤을 묵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강변에서 백골만 남아있는 시체가 실려 있는 작은 보트를 발견한다. 유류품으로 미루어 볼 때 죽은 사람은 바로 얼마 전 크리스토퍼의 농장을 찾아왔던 악덕 농장주였다. 크리스토퍼와 관리는 백골을 조사해 보니, 그를 죽인 것은 바로 개미, 즉 떼를 지어 돌아다니는 거대한 군대개미 무리인 마라분타였다.


크리스토퍼는 놀라 주위를 둘러본다. 높은 곳에 올라가 쌍안경으로 건너 들판을 보니, 광활한 정글이 마치 검은 융단을 깐 것처럼 보였다. 수십억, 수십조에 이르는 거대한 개미떼가 이쪽으로 이동해 오고 있는 것이다. 마라분파가 지나간 곳은 동물은 물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남지 않는 황무지가 되었다.


크리스토퍼는 일행은 놀라 그 즉시 농장으로 돌아온다. 마라분타는 크리스토퍼의 농장이 있는 쪽을 향해 오고 있다. 마라분타는 거의 길이 20킬로미터, 폭 4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였다. 관리는 위험하니 농장을 포기하고 대피하고자 하지만 크리스토퍼는 일생을 걸고 만들어온 농장을 포기할 수 없다. 원주민 일꾼들과 힘을 합하여 마라분타와 싸우려고 한다.

저택 주위에 목책을 쌓고 목책 바깥에는 나무와 기름을 쌓아 개미가 오면 불을 질러 막으려 한다. 한편 개미는 물을 건널 수 없으므로 농장 주위를 흐르는 수로를 청소하여 물을 흘려보내려고 한다.


드디어 개미가 들이닥친다. 댐의 문을 열어 수로로 물을 흘려보낸다. 수로에 막혀 개미떼는 멈칫하며 진격을 멈춘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개미들은 나뭇잎을 타고 수로를 건너온다. 개미들이 수로를 건너오자 크리스토퍼 일행은 저택으로 되돌아가 목책을 방패로 개미들을 막으려 한다. 개미가 들이닥치자 쌓아둔 기름과 나무에 불을 지른다. 그러나 불에 진로를 막힌 개미들은 한참을 기다려 불이 꺼진 후 다시 몰려들기 시작한다.


크리스토퍼는 이제 남은 것은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바로 댐을 터트려 수로를 범람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댐까지 가는 길은 이미 개미들로 덮여있다. 크리스토퍼는 온몸에 제충제를 뿌리고 댐까지 달려간다. 댐으로 가는 도중 개미들의 습격을 받지만 겨우 댐에 도착하여 화약으로 댐을 폭파시킨다. 댐이 폭파되자 거대한 물줄기가 농장을 덮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거대한 물줄기는 크리스토퍼의 농장 전체를 휩쓸고 지나갔다. 개미떼는 모두 범람한 물줄기에 쓸려나갔다. 그러나 크리스토퍼의 농장도 완전히 폐허로 변했다. 크리스토퍼가 그처럼 힘을 들여 만들었던 농장은 철저히 파괴되었다. 크리스토퍼는 허탈감에 빠졌지만, 조안나와 함께 새로이 농장을 되살리려고 다짐한다.


■ 약간의 감상


어릴 때 읽었던 만화 <마라분타>는 60년이 지난 지금에도 몇몇 장면이 기억난다. 그때 기억을 되살려 보면 그 만화는 아마 이 영화를 보고 그린 것 같다. 특히 개미들이 나뭇잎을 타고 수로를 넘어오는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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