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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28. 2024

뉘른베르크 관광 후 뮌헨으로

(2024-05-02 목) 서유럽 렌터카 여행(16)

오늘은 아침 9시 이전에 출발하여야 한다. 호텔 직원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차를 호텔 앞 길가 주차장에 세워두었다. 어제는 노동절 노는 날이라 괜찮았지만, 9시가 넘으면 주차권 없는 차에 대한 단속이 나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구글맵에서 '뉘른베르크'로 검색하면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행선지가 있다. 바로 성 로렌츠 교회 일대이다. 이곳에는 뉘른베르크의 역사적 유적들이 몰려 있어 관광객들이 몰리는 장소이다. 어렵게 주차타워를 발견하여 주차한 후 건물밖으로 나오니 바로 성 로렌츠 교회이다. 이 성당은 양쪽에 높은 탑을 가진 고딕식 건물로서 13세기 초에서 15세기에 걸쳐 지어졌다고 한다. 아주 크면서도 아름다운 건물이다.


성 로렌츠 교회 앞은 넓은 광장이다. 이제 겨우 9시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광장 주위에는 수많은 상업시설이 있는데, 벌써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는 등 장사 준비를 한다. 

성로렌츠 성당과 인근 거리 풍경

다음 행선지는 뉘른베르크 성이다. 성 로렌츠 교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다. 가다 보니 좀 큰 개천 크기의 강 위로 다리가 놓여져 있다. 바로 페그니츠(Pegnitz) 강이다. 강 폭은 20~30미터에 불과하여 강이라 부르기는 좀 뭣하지만, 아주 아름다운 강이다. 특히 강가에 건물들과 서로 어울려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다리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아주 넓은 광장이 나온다. 중앙 마르크트 광장이다. 휴일이 되면 이곳에 장이 선다고 하는데, 오늘도 여러 가게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 광장 옆쪽으로 가면 황금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탑이 나오는데 바로 '아름다운 분수'이다. 높이가 거의 20미터 가까이 되어 보이는데, 14세기에 만들어졌다 한다. 얼핏 보면 태국이나 버마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 볼 수 있는 탑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고딕 건물의 첨탑을 묘사한 것이라 한다.

아름다운 분수를 지나 옆쪽 언덕길로 올라거면 뉘른베르크 성문과 성곽벽이 보인다. 성곽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성 제발트 교회가 보인다. 13세기에 건립된 아름다운 성당이다. 그런데 이 성당은 좀 특이하게 길 쪽으로 본 건물이 있고, 교회의 상징물인 두 첨탑은 길과 반대쪽에 있다.


성 제발트 교회를 지나 뉘른베르크 성이 나온다. 이곳에서도 입장료를 받으면 들어가지 않으려 했는데, 다행히 무료이다. 이 성은 11세기부터 짓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대단한 위용을 갖고 있다. 육중한 석문을 지나면 돌로 만든 넓은 회랑이 나오고, 이를 통과하면 성 안이 나온다. 성의 모습은 우직한 독일인을 상징하는 것 같다. 성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성벽으로 가서 내려다보면 아름다운 뉘른베르그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숲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도시이다. 독일은 어디 도시를 가더라도 숲 속 도시와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제 슬슬 뮌헨으로 출발하여야 한다. 돌아오는 길에 광장에 있는 과일 가게에 들렀다. 난전이라 쌀 것으로 생각했는데 엄청 비싸다. 슈퍼마켓의 3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바나나 4개에 딸기 조금 해서 15유로나 받는다. 

주차빌딩에서 나오기 전 요금을 정산하려는데 정산기가 보이지 않는다. 차를 주차한 5층에서 정산기를 찾으러 1층까지 걸어 내려왔다. 그래도 정산기는 보이지 않는다. 주차권을 포함하여 모든 안내문이 독일어로만 쓰여있어 알 도리가 없다. 정산기를 찾다 못해 포기하고 무작정 차를 몰고 나왔다. 출구에 차를 세워두고 옆에 있는 매점에 들어가 어디서 요금정산을 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바로 여기서 한단다. 정말 분통이 터진다. 안내판을 만들어두면 병나나?


뮌헨의 숙소까지는 약 180킬로, 중간에 들를 곳은 없다. 고속도로는 대개 편도 3차선인데, 나는 대개 3차선으로 달린다. 그러다 보니 자주 너무 느리게 가는 트럭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마다 추월하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초소형 자동차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려해도 힘이 달린다. 어쩔 수 없이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달릴 수밖에 없다.


차를 달리다 보면 독일의 농촌 풍경은 무척 아름답다. 드넓은 벌판은 샛노란 색과 아주 푸른 녹색으로 덮여있다. 마치 녹색과 노란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다. 노란색은 유채꽃이다. 그런데 녹색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분명 보리나 밀같은 곡물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채소도 아닌 것 같다. 아마 목초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알려주시면 고맙겠다.


집에서 평소에 잠잘 때는 꼭 양압기를 사용하는데, 여행 중이라 양압기를 사용하지 못하다 보니까 잠을 깊게 못 자는 것 같다. 조금만 운전해도 자꾸 졸린다. 그런데 독일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까 우리나라와 비교해 휴게소가 너무 없는 느낌이다. 우리의 졸음 쉼터 같은 곳도 있지만 그 간격이 너무 길다. 졸음을 참으며 겨우겨우 뮌헨의 호텔에 도착했다. 3박에 28만 원을 지불했는데 꽤 괜찮다. 다시 숙박예약 사이트를 찾아 확인해 보니 1박에 17만 원으로 나온다. 일찍 예약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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