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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01. 2021

영화22:심야의 결투(금연자: 金燕子)

옛 연인을 찾아 강호를 방랑하는 검객

영화 <심야의 결투>(원제:金燕子)는 최초의 무협영화로서 큰 인기를 얻은 <방랑의 결투>(대취협)의 속편으로 제작되었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금연자(:金燕子)란 여검객이란 것이 공통될 뿐 스토리는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당시 홍콩 무협영화의 톱스타는 남자 배우로는 외팔이 시리즈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왕우(王羽)였으며, 여자 배우는 단연 대취협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하였던 첸 페이페이(鄭佩佩)였다. 영화 <심야의 결투>는 이 두 톱스타를 남녀 주인공으로 하여, 대인기를 얻었던 <대취협>의 속편이라는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금연자란 금제비라는 뜻이다.


금연자(金燕子)는 강호를 떠나 산속에서 한타오와 함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 한편 그녀의 옛 사형으로서 그녀를 사랑하였던 은붕(銀鵬)은 그녀를 찾아온 강호를 돌아다니고 있다. 은붕은 자기가 금연자를 직접 찾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그녀를 강호로 이끌어 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은붕은 강호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도적 무리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그 자리에는 항상 금연자의 표시인 비녀를 두고 간다. 도적들은 자기 동료들을 죽인 것이 금연자로 알고 금연자를 찾아가 동료의 복수를 하고자 한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금연자는 한타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붕을 만나러 길을 떠난다. 그러나 강호에 들어온 금연자는 곧 위험에 처하고, 은붕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역시 금연자를 사랑하는 한타오도 금연자를 찾아오며, 결국은 은붕과 한타오는 결투를 벌이게 된다. 이 결투에서 은붕은 칼로 한타오를 베는 대신 한타오를 살해하려는 악당 두목을 베고 대신 자신은 한타오의 무기에 찔린다. 그리고 그는 한타오에게 금연자를 부탁하면서 죽어간다. 그러나 금연자는 평생 은붕의 무덤을 지켜보면서 살려고 하고, 한타오는 그런 금연자를 두고 떠난다.


이 영화에서 은붕은 항상 단정한 깨끗한 하얀 옷을 입고 등장한다. 그리고 그의 하얀 옷은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악당들의 피로 붉게 물든다. 하얀 옷과 붉은 피는 좋은 대조를 이루며 화면을 미학의 경지로 이끌어 올린다. 이 영화는 많은 장면에서 그때까지 중국 무엽영화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영상미를 보여준다. 전편인 <방랑의 결투>에서는 살인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결투가 벌어지더라도 몇 명의 악당을 벨뿐 대부분은 그대로 살아있다. 이에 비해 <심야의 결투>는 살인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은붕과 마주치는 악당들은 거의가 전멸하고 만다. 영화 내내 붉은 피바람이 몰아친다.   

영화 <심야의 결투>는 전편인 <방랑의 결투>의 인기와 톱 배우 왕우와 첸 페이페이의 출연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전작 <방랑의 결투>가 스토리보다는 결투 신에 중점을 두었다면, <심야의 결투>는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고, 또 영화 전편에서 풍기는 서정적이며 쓸쓸하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로 감정의 이입도가 훨씬 높다. 여주인공 금연자(첸 페이페이)는 <방랑의 결투>에서는 여전사로서의 인상이 강하였지만, 이 영화에서는 성숙한 여인으로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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