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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30. 2024

뮌헨 관광 후 뢰벤브로이에서 맥주 한 잔

(2024-05-03 금a) 서유럽 렌터카여행(18)

마리엔 광장에서 칼 광장으로 가기로 했다. 두 광장은 5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칼 광장 쪽으로 가다 보니 회색의 거대한 건물이 나온다. 마치 시멘트로 만들어진 것 같아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건물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이 성당이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 한다. 교회 입구는 육중한 문으로 닫혀 있는데, 밀어보니 의외로 쉽게 열린다. 이 역시 안쪽은 넓고, 높고, 화려한 예배당이었다.


걷다 보니 재미있는 건물이 많이 보였다. 장난감 박물관이 보이고, 프리미엄 치즈를 파는 상점도 있다. 그리고 갖가지 명품 브랜드 점포도 줄이어 있다. 이 마리엔 광장 일대는 역사 유산뿐만 아니라 현대의 화려함도 함께 공존한다.


조금 더 가니 성 마카엘 교회가 나온다. 이 역시 아주 거대한 성당이다. 불과 몇백 미터도 떨어지지 않는 공간에서 벌써 3개의 거대한 성당을 본다. 옛날 이들 교회 사이에 격심한 신도 쟁탈전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성 미카엘 교회를 나와 칼 광장 쪽으로 가니 바로 또 성당이 나온다. 이번 성당은 이름은 모르겠지만 아주 소박하다. 높이도 낮고 외관도 수수하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천정 높이가 낮아 아늑한 느낌이 든다. 유명한 관광지에 가면 걸어 다니다 다리가 아파도 마땅히 쉴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는 뮌헨은 거리 구경을 하다가 다리가 아프면 성당에 들어가 쉴 수 있어 좋다.


칼 광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옛날 뮌헨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여기엔 뮌헨을 상징하는 칼스토르가 있다. 칼스트로는 옛날 방어 요새의 성문으로서, 성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검문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뮌헨 여행을 하시는 분이라면 이곳에서 출발하는 것이 동선상 최적일 것이다. 이곳에서 일직선으로 700미터 정도만 걸어가면 뮌헨 명소의 2/3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칼 광장에서 큰길을 건너 저쪽 건너편에 고풍스러운 큰 석조건물이 보이는데, 법원과 일부 행정기관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오던 길을 돌아왔다. 마리엔 광장 근처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파스타와 피자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나는 원래 이런 종류의 음식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도 맛도 없다. 식당에 가면 늘 팁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계산이 27유로 나왔길래 거스럼돈 3유로를 팁으로 주었다. 여종업원이 의외란 표정을 지으며 아주 고맙다고 한다. 안 줘도 될 걸 그랬나....

다음은 뮌헨 레지던츠이다. 옛 왕궁으로서 안에는 값비싼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보물은 별 관심이 없다. 아름다운 건물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건물 정문을 들어서면 "ㅁ"자 형태의 건물 가운데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가운데에는 아름다운 동상이 서있다.


뮌헨 레지던츠를 나오면 넓은 광정인데, 광장 건너편에는 테아티너 교회가 있다. 그리고 광장을 내려다보는 펠트헤른할레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이 건물에는 가운데 누군지 모를 인물의 동상이 있고 앞쪽 양쪽에는 사자상이 세워져 있다. 19세기 바이에른 지역의 용사들을 위해 건립하였으나, 나중에 하틀러가 죽은 자신의 동지들을 위해 사용하였고 그 뒤 나치 기념관으로 운영되는 치욕을 경험한 건물이다. 이로서 오늘의 명소 탐방은 끝났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가운데 "뢰벤브로이"라는 이름의 맥주집을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1970년대에 명동에 있던 맥주집으로서, 대학생들 사이에 꽤 유명했다. 을지로 쪽에서 명동으로 들어가면 쉽게 눈에 띄었다. 요즘도 독일 맥주로서 꽤 유명한 뢰벤브로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그 뢰벤브로이 맥주의 본고장이 바로 이곳 뮌헨이다. 뮌헨에 뢰벤브로이 양조장이 있고, 근처에 뢰벤브로이 레스토랑이 있다. 뮌헨까지 와서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뮌헨 여행기를 찾아보니 뢰벤브로이 양조장에서 바로 옆에 직영 맥주집을 운영하는 것처럼 설명되어 있다. 트램을 타고 뢰벤브로이 양조장을 찾아갔다. 트램 정거장에서 내리니 바로 뢰벤브로이 레스토랑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그곳에 가서 이곳이 뢰벤브로이 양조장이냐고 물으니, 양조장은 그곳에서 10분 정도 걸어가야 하며, 이곳은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양조장까지 걸어갔지만, 그곳에는 맥주를 마실만한 곳이 없다. 꽤 돌아다녔으나 결국 못 찾고 다시 뢰벤브로이 레스토랑으로 돌아왔다.  


뢰벤브로이는 말이 레스토랑이지 안으로 들어가니 완전 술판이다. 손님들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큰 맥주 조끼를 앞에 두고 떠들고 있다. 밖에서는 좁아 보였지만 내부는 상당히 넓다. 나는 1리터, 집사람은 0.5리터짜리로 주문하였다. 1리터 11유로, 0.5리터 6유로. 맛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맥주맛과 비슷하다. 안주로 이름을 알 수 없는 감자요리를 시켰는데, 맛이 없어 도저히 못 먹겠다. 포크로 한 번 찍어 먹어보고는 그냥 뒀다. 안주 없이 맥주만 들이켰다.


트램과 지하철, 그리고 버스로 갈아타면서 호텔로 오니 벌써 저녁 7시가 다 되어간다.

뢰벤브로이 레스토랑과 양조장
뢰벤브로이 술집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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